오늘 밤이 이번 겨울, 첫 강추위의 고비가 될 듯 하다. 어둠이 내려 앉을즈음, 매서운 한기는
자기집 앞뜰마냥 더욱 기승을 부리는 듯 하다. 집에 들어가는 발걸음은,  꽁꽁 언 발을 뜨거운 물 속에 담그는 짜릿함을 기대하며, 더욱 빨라진다. 전신 샤워도 좋긴 하지만, 발만 세숫대야에 담갔을때, 온몸으로 솟구치는 따스함의 전율은 겨울의 진정한 백미인듯 하다.

 따스한 집에서 발 씻고, 뜨거운 찌개에 밥먹고, 녹차를 마시며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자체가 내 삶의 완벽한 행복인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 추위가 실존적 고통이 되는 사람들이 염려 된다. 거리 노점의 상인들. 골판지 박스를 바람막이 삼아 채소를 늘어놓은 할머니들, 춥게 입고 다니는 방랑하는듯한 청소년을 보면서,  겨울이 주는 고질적이고, 낭만적인, 그리움의 감성은 사치이며, 나르시스트 같단 생각이 든다. 누군가의 따스한 손이 그립지만, 타인을 향한 따뜻한 마음의 발로가 혹은 작은 행동이 이 겨울에는 더 중요하다고 본다. 

 겨울에는 사소하게 지나쳤던 작은 행복들을 더욱 느끼자. 이렇게 추운 날은 찌개의 하얀 수중기에도 감동하는 마음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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