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김연아의 경기 이후로 마음이 계속 짠하다. 사실 그렇게 김연아에 열성적인 관심이 있던 것도 아닌데, 피겨 퀸의 마지막 경기 라는 것과, 그녀가 보인 회한의 표정들이 마음에 깊이 울렸다. 동시에 아사다 마오의 울음에도 마음이 동했다. 어떤 관념적 사랑의 감동보다. 이런 스포츠에서 드러나는 육체의 자기 극복 한계와의 싸움에서 표출 되는 감정의 사뭇치는 여운은 인간 영혼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 일 것이다. 


 너무 큰 부담을 안겨주었던 김연아. 그런 짐을 짊어지고 자기 몸 망가지랴 최선을 다해 피겨 스케이팅 선수로 소명을 다한 그녀에게 정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스포츠 이상의 예술적 심미안을 갖게 해준 그녀의 몸짓은 점수로 매길 수 없는 아름다움 이었다. 고작 24살 밖에 안 되지만, 너무나 대인배 같은 성품이 뭍어나는 그녀의 말과 행동은 많은 귀감과 용기를 준다. 나이가 문제가 아니다. 어떤 어려움을 헤쳐 넘어 본 자들이 진정 어른인 것이다. 담대하고, 현명한.. 김연아에게 존경과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이 감동 잊지 않겠음.


 내 인생 최고의 스포츠 스타는 박찬호와. 김연아. 화려한 성공의 이면에 도사리는 그늘에서 어떤 시련을 겪었을지 가늠해 볼 수록 마음이 짠 해진다. 


 종종 사람들이 박찬호의 한만두 사건이 조롱어리게 화자 되는데, 나는 그 사건에 정말 감동을 느낀다. 실제로 그 경기를 라이브로 감상했던 나는 (1이닝)회에 같은 타자에게 루 홈런 개를 얻어 맞는, 처참히 무너진 박찬호의 멘탈을 걱정하며 내 일 같이 가슴이 아팠다. 그날은 그렇게 부끄럽게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그는 결코 무너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전무후무한 기록의 불명예한 희생양이 됐지만 그런 실패를 안고 계속 선발투수로 경력을 이어갔다. 보통 사람 같으면 정신적 충격으로 확 무너졌을 것이다. 이 날 이후로 박찬호는 잘하는 선수 이상의 존경심이 생겼다. 


 박찬호와 김연아는 내게 그런 짠한 감동을 새기게 한다. 이제 시대의 뒷편이 아닌 삶의 2막을 열어가는 그들의 모습에 감사의 응원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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