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치욕을 기록하지 않는다. 나라나 개개인이나..반쪽의 진실을 안고 살아간다. 온전한 삶과 역사는 그것을 인정하고 긍정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다시는 그런 인과를 만들지 않겠노라고. 이상을 가지되 현실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그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 김훈의 남한산성과 칼의노래를  속독하고..


 위 글은 책 카테고리를 시작하면서 쓴 첫 글 이었다. 김훈의 대표적인 역사소설 두권으로 김훈의 글을 읽기 시작 했다. 그 땐, 글이 잘 적응이  안 되었었다. 그래서 속독으로 읽었었는데, 그 후 그의 산문 모음집인 '밥벌이의 지겨움' 이나 ' 바다의 기별' 을 읽으면서 글. 그러니까 문장 하나하나의 엄정한 힘을 느꼈다. 

 특히나 '바다의 기별' 은 절판된 책이 싼값에 살 기회가 있길래 선물용으로 여러권 구입했다. 다시 정독하면서 글이 가진 힘을 여실히 느낄수 있었다. 그의 글에서 현재의 나의 문제. 고민의 조우가 절묘하게 타이밍이 맞았다고 할까. 아무튼 김훈의 글에서 큰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그처럼 멋있게 늙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새로 개정판이 나온 칼의 노래를 구입했다. 예전 책은 화가 오치균의 그림이 표지 였는데, 붉은색 표지로 바뀌었다. 이 책은 소설이지만 이순신의 난중일기의 감정이 배제된 사실에 입각한 엄정한 문장과 맞닿아있다. 행위의 사실에만 철저한 글이지만, 글 이란 것은 아무리 사실만 기록한다 해도 그 사람의 정서적 심미가 드러난다. 역사가 인정한 위대한 무인의 숭고한 내면을 그려내었다. 절박한 글의 힘이다. 절망의 시대에 이순신이 가진 내면의 엄정함은 현재의 우리에게 귀감이 되어준다. 수난의 풍경 속에서 또다시 꽃이 피고 살아가게 되는 그런 삶의 질박함을, 봄빛의 서늘한 바람같이 그려낸다. 

 

 울어지지 않는 울음 같기도 하고 슬픔 같기도 한 불덩어리가 내 몸 깊은 곳에서 치받고 올라오는 것을 나는 느꼈다. 

 물러설 자리 없는 자의 편안함이 내 마음에 스며들었다.  _ 책 속의 문장중.


 칼의 노래는 김훈을 대표하는 책이지만, 나는 그의 2004년 이상문학상 대상작인 단편 소설 '화장' 을 추천한다. 최고의 소설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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