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01.23


간혹 꿈 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눈을 떳어도 현실과 꿈과의 경계 안에서 오래 서성거린다. 꿈은 꿈 답게 말도 안되게 오락가락 황당무개 해야 하거늘, 오늘 새벽의 꿈 같은 경우 완벽한 한편의 장편 영화였다. 꿈속에서 이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겠다고,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다짐했었다. 그러나 지금, 거의 모든 꿈 속의 기억이 망각으로 유실되고 있다. 아, 이 아련한 망각의 슬픔이여... 분명 매트릭스를 능가하는 경험이었고, 마음에 되새기고 있었는데, 망각의 늪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의식과 무의식, 잠재의식의 완벽한 통합이었다.

폴 매카트니가 예스터데이를 작곡한 일화처럼, ( 한밤에 잠에서 갑자기 깨서 피아노 치면서 뚝딱 만들어낸 ) 신의 계시와도 같았지만, 나는 그것을 잡지 못했다.
그래도 안심인것은 나의 무의식과 잠재의식은 뒤틀어지고 불완전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 진리를 얻기 위해 한마음으로 덩어리 졌었다. 요 몇일 사이 참선 이 매우 잘 됐었는데 그것의 미미한 반응인지도 모르겠다. 내 삶의 주인이자, 스펙타클 속에서 주인공이었다. 그 느낌을 잊지 않기 위해 꿈의 자동 기술법이라도 있었으면..

 영혼이 그저 딱딱한 뼈속의 단백질 에 불과하다면 얼마나 초라한가..그것이 현실의 갇힌 세계라면, 꿈은 영혼의 해방구 이다. 의식이 만들어낸 모든 가치의 무장해제 이다. 현실에서의 바람 처럼 그것은 어떠한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대 자유의 세계이다. 흩어진 바람을 일념으로 뭉쳐서 이끈다면, 지구위의 모든것을 날려버릴 무서운 태풍도 될 수 있다. 꿈을 꾼다는 것은 현실의 삶에서 혁명을 꿈꾸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꿈은 무의식에 각인 시키는 것이다. 그 무의식은 한 밤의 꿈을 통해 자유롭게 현현되어, 우리의 의식의 경직성에 자극을 준다. 그럼으로써 거듭 태어난다. Born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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