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시작을 눈폭탄으로 시작해서 기분이 좋다. 새벽 5시 에  깊은 잠에서 벗어나 이불속의 포근함을 행복해하며 창밖의 고요함을 느끼고 있었다. 눈이 오는 그 고요한 월요일 새벽은  팀버튼의 가위손 같은 꿈이, 삶은 계란의 반숙 형태처럼, 의식과 무의식을 오락가락 한다. 동이트고, 어슴푸레한 창밖을 보니, 온통 눈 동산이다. 거리엔 밡히지 않은 포근한 눈들이 세상에 수북히 쌓였다. 실로 이렇게 많은 눈은, 2년전 설악산에서 이후 처음이다..서울에 이렇게 많이 내린건 비교적 짧은 내 생의 역사에서도 기록이 되지 않을까 한다. 눈의 수치적인 양 뿐만 아니라, 새해의 시작과 함께. 이렇게 고요하고, 순수하게 도시를 잠식한 적이 없었던것도 같다. 눈은 곧 시커먼 도시의 먼지와 함께, 구정물로 타락하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하늘이 주신 보석과 다르지 않다. 당신은 이 새하얀 보석을 보고 있는지..미끄러운 회색 눈 샤베트, 혹은 구정물을 보고 있는지.. 생업에 불편을 줄 지라도. 지금 이 순간 만큼은 눈이 우리에게 주는 깨끗한 동심의 감정을 만끽하자.  하얀 눈은 우리 본래의 마음일것이다.
 발걸음 조심하고, 미끄러짐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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