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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명한 햇살 들이 가을을 예고케 한다. 저녁의 해 저뭄도 급격히 빨라졌고, 저녁에 뛰는 러닝도 점점 시간이 당겨진다. 이 선선한 야밤에는 벌써 한여름의 장마가 그립고 후끈한 찐덕거림이 아득하다.  올 해 겨울은 정말 눈이 많이 내렸으면 좋겠다. 정말 겨울다운 겨울이었음 하고 이 늦여름에 기대해본다.

 어제 집에 오면서 성산대교 쪽 한강공원의 선착장 경사진 곳에 다마스 자동차가 물에 빠져있는걸 보았다. 구경꾼들. 경찰들. 소방대원등등..한 데 뭉뚱그려 관조하고 있었다. 내가 관조라고 표현한건, 그 순간 느낌이 상당히 스틸 사진스러웠기 때문이다. 윌리엄 이글스톤의 다리밑에 낀 자동차 사고 사진 과도 흡사한 장면 같기도 하고, 오후의 나른한 한강 풍경과 사건, 사고가 묘한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얼핏 추측에 차타고 한강으로 내리 꼿은거 같다. 자살기도 였는지도.
 카메라도 없었거니와, 그다지 찍을 생각도 안 했다. 그 풍경만을 마음에 담았다. 어쩌면 사진을 찍는다는건 생각을 비워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무심이 아닌 무심으로 찍는거.. 사진을 하다보면 거리 스트레이트 사진에 대해 딜레마를 겪을 것이다. 나는 좋아하지만, 간혹 이도저도 아닐때도 많다. 또 완전히 벗어나지도 완전히 올 인 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마음으로는 느끼고 있다. 카메라의 쌍스러움에 아직은 조신하다고 할까..그 풍경속에, 사람들속에 내 카메라의 존재가 없어야 한다. 낚는 사진이 아니라 진정으로 마음이 통해서 편해야 한다.
 
 전에 전쟁 사진작가란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았는데, 닉 낙트웨이 란 사진작가의 다큐였다. 아니 짐 낙트웨이 였던거 같다. 매그넘 소속인데. 되게 유명한 사진 많이 찍은 분이다. 참 초연하고 냉정하고 침착하게 사진 찍더라. 워낙 험한 곳을 다니고 봐서 그런지 얼굴이 무표정하고 감정이 쉽게 드러나지 않은 얼굴이었다. 아마 그 사진작가도 많은 생각보다는 본능적으로 찍는다는것이 맞을 것이다. 본능적 셔터감 , 요즘 내 손의 감각이 카메라를 쥐는 것보다 기타의 넥을 쥐는걸 좋아라 한다. 예전에 쓰던 콘탁스 G2 가 그리워진다. 

 또 자전거 타고 내려오면서 인디 영화 촬영 준비 하는걸 보았다. 아주 오랬만에 아리플렉스 SR-2 혹은 3 을 보니 옛날 생각도 나면서 요즘도 필름으로 단편작업한다는게 드문 일이라 신기했다. 집에 모셔져 있는 양도 받은 아리 16M 카메라가 생각났다. 한 번 작업에 쓰고 골동품으로 모셔져있으니 참 카메라의 운명이 기구하다. 어쩜 왕년에 비틀즈의 다큐멘터리를 찍고 그랬을지도.. 암튼 디지털로 인해 세상은 급변한다. 나중에 애라도 나면 고풍스럽게 16미리 필름영상으로 찍어줘야 겠다.
 아아 ~ 글이 참 삼천포구나..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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