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어떤 사람에게 '솔직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릴 때 자세히 살펴보면, 남들이 화제로 삼지 않는 성적인 문제를 노골적으로 털어놓거나, 성 해방을 빙자하여 비도덕과 비윤리를 미화시키거나, 숨겨야 할 자신의 치부를 대담하게 드러내는 반행위에 대해 찬탄하는 것을 보게 된다. 성적인 화제에 대해서 낯 하나 붉히지 않고 말하는 태연함은 솔직함 때문이 아니라 천박함 때문이고, 자신의 약점이나 숨겨야 할 치부를 대담하게 노출하는 행위는 솔직함 때문이 아니라 뻔뻔함 때문일 것이다. 무엇이든 남에게 쉽게 고백하는 행위 자체를 솔직함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솔직함이 아니라 오히려 참을성이 없는 성급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솔직하다는 것'은 '숨김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솔직하다는 것'은 '꾸밈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 최인호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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