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날씨는 참. *같다. 저번주 금요일 부터 기상예보가 지들 맘대로 소설을 쓴다. 수분의 증발을 막는 거대한 대기오염과. 낮은 구름들은 인체의 생리적 저하를 옥죄어 온다. 후텁지근한 더위에는 땀을 흠뻑 내어주는것이야말로 최선의 대안이다. 내 몸의 열기로 쥐어짜듯 수분의 증발은 습기의 기분나쁜 엄습을 미리 예방해준다. 내안 물질의 노폐물 뿐만 아니라, 그동안 물 먹은 스폰지 처럼 먹먹한 감정도 쥐어 비틀어 짜, 새로운 흡수를 준비한다. 아주 예전에 보았던, 왕가위의 '타락천사'에서 그랬던 것처럼 땀을 열심히 흘려버리면 나올 눈물도 없다는 것을..

 열심히 달렸다. 요즘 너무나 에너지 과포화 상태였기 때문에 더 달렸다. 많이 먹고 많이 달리는 것. 신진대사의 소비의 측면에서 볼 때, 매우 바보같은 짓이지만, 잠재된 에너지의 축적과, 활용할 수 있는 용량의 크기를 늘려야 겠다는 나의 욕망이 합리화 시킨다. 그 동안의 지향점과는 정 반대인 외면적 마초를 조금은 상상해보며, 이 전의 나의 모습을 버린다.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의 나는 내면적 마초였고, 외면적 삐리함 이었다. 이제는 그것을 역전시킬 때이다. 내면의 겸손과 외면의 생동감으로 나를 바꾼다. 변화에의 의지는 서서히 신체를 바꾸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렇게 내 몸을 보기 좋게 살찌우기 위해서 월요일에 비즈바즈란 뷔페 레스토랑을 갔다. 물론 어떤 쿠폰이 있었기에. 우리는 몇일 굶은 숫사자의 영혼으로 음식들을 탐했다. 간혹 친구가 아주 가끔 내가 보이는 폭식의 모습에 너 '푸드 파이터' 같다는 말을 했었다. 분명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겠지만, 이런 비싼 뷔페에서 한 두 접시 먹고 나오는 건 음식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나. 음식에의 탐욕 처럼 얘기 했으나, 실지로 나는 국화차 하나를 마시면서도. 태양의 열기를 먹는다는 생각을 하고, 참치회를 먹으면서 태평양의 기운을 섭취한다는 상상으로 물질에 대한 감사를 마음으로 느끼며 먹는다. 다만 건강상 폭식에 대한 염려인데, 일년에 몇 번 되지는 않으니, 괜찮다고 합리화 시킨다. 문제는 폭식 보다도 빨리 먹느냐, 천천히 오래 씹어 먹느냐가 건강에 더욱 큰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천천히 먹으면, 많이 먹을 수도 없다. 그러나 이날 우리는 한 시간 반 동안, 아주 빠르고 쉴새 없이, 이야기도 많이 하며 먹어댔다. 그런 와중에 틈틈히 사람들을 관찰했는데 어린이들 빼고는 대체로 맛있는 음식앞에서 무덤덤해 보였다. 아 이 먹는 즐거움이란, 나는 마냥 신나했다. 음...음..하는 맛있는 신음소리를 내며..

 어젠 또 드로잉 사람들이랑 델문도에 갔다. 그 참치회덮밥을 잊지 못해 들어 가기 전부터 내 뇌에선 오이시데스를 읖조렸다. 근데 그 메뉴만 안 된다더라. 그래서 일본 아침밥 정식 이란걸 시켰다. 구운 연어 한 토막과, 청국장 같은 작은콩 된장에 밥을 비벼먹기도하는 그런 정갈한 식사 였다. 내 옆에 사람은 청국장 냄새가 심하다며 뭐라 그랬지만, 나는 맛을 음미하며 먹으니, 약간의 냄새 조차도 맛있었다. 일본영화 '카모메 식당'을 볼때. 저런 식사 먹어보고 싶단 생각을 햇었는데, 그런 욕망이 충족되었다. 내 식성.취향은 딱 일본 스타일 이었다. 한국 음식 먹을때.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인데, 일본 스타일 음식은 너무 편하다. 건강에도 매우 좋을 거 같고, 다만 밥의 양이 나한텐 적다는게 좀 흠이다. 어릴때 부터 우리집은 아주 큰 스텐레스 밥그릇에 수북히 밥을 담아 먹는 문화여서 체구에 비해 식사량이 많다. 지금은 많이 줄였지만. 다른 집에 비해선 밥을 많이 먹는다. 아 일본여자랑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일본 음식과 일본여자랑, 무슨 상관인지, 그냥 혼자라도 일본 스타일로 해 먹으면 되는거 아닌가..왠지 그 순간 다른 상상이 들어서 였나? 식욕과 성욕은 같다던데, 그래서인지..
 여기 델문도에 자주 밥먹으로 갈 것 같다. 6시 이전에 밥을 주문하니, 음료가 공짜로 서비스 됐다. 나는 뜨거운 홍차를 마셨는데, 식사 만큼 차 또한 아주 수준급이엇다. 다른 사람은 라씨 라는 퍼먹는 요구르트를 먹었는데. 이것 또한 일품이다. 

 이 충만한 단백질의 풍요속에서 외면의 마초는 조금씩 자라고 있다. 문제는 푸쉬업을 많이 해도, 배가 나오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데 있다. 어쩔수 없는 외계인 체형..차라리 풍부한 단백질을 머리속 세포를 키우는데 써야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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