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워홀로 대표되는 팝 아트 는 예술에서의 작가 정신에 대해서 다시 한번 숙고 하게 만든다. 분명 그는 고독하고 가난한 예술가의 이미지를 비지니스 맨, 스타 CEO 로 바꾸었다.
 
 고흐나 세잔이 우리게게 남겨준 예술의 깊이와 진정성은 그에 의해 속되고 얄팍한 것의 추구로 표면성 만을  강조했다. 

 그것은 워홀이 활동하기 시작한 1960년대. 전후 미국 경제의 호황과 힐리우드 영화,텔레비젼의 보급등 매스미디어의 발전과 본격적인 자본주의 소비문화. 대중사회의 발전 속에서 가능한 일이었다. 워홀은 돈과 명성을 얻기 위해 일했다. ' 돈을 버는 것은 예술이고, 일하는 것도 예술이고, 잘되는 사업은 최고의 예술이다.' 라고 말했으며 이는 그의 공식적으로 대중에게 표방한 태도였다. 

 그랬던 그였기에 워홀이 현재의 한국에서 매우 잘 나가는 것도 일리가 있다. 부자들의 돈세탁 놀이로, 워홀로 대표하는 팝아트가 각광받는 이유도 그네들의 수준에 딱 맞기 때문이다.(물신숭배,속물근성,허위의식) 몇년전에 삼성 리움미술관에서 보았던 그의 전시는 스타 디~자이너 미술가의 꽤 불편한 성찬이었다. 고학력자 일꺼같은 사람들이 까마귀의 모습으로 판문점이나 되는듯 너무 많이 곳곳에서 감시하는 모습이란..음..
 어쨋거나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대중들이 미술계의 스타시스템이 만들어 놓은 명성과 진정한 예술성에 혼란스워하지 않기를 바란다. 미술관이 포장한 작가(예술가)의식에 포섭되지 말아야 한다. 부자들의 우아한 돈놀이에 우리가 개미같은 들러리가 되지 말자. 이것이 미술관을 가기전 자신의 오감을 일깨우며 주의해야할 점이다. 
 
 두가 길었는데, 나는 앤디워홀로 대표하는 팝아트 란 것에 어느 정도는 반감을 가지고 이 키스 해링 전시를 보러 갔다. 그것도 팝아트 슈퍼스타 라는.. 아마도 사람들과 여럿이 볼 약속을 안 잡았으면,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는 이 작가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 상태였다. 단지 팝아트 라는 카테고리만 있을뿐, 나는 그 선입견 조차 버리고, 완벽한 무지 상태로 어린이의 마음으로 육감을 열고 전시를 보기 시작했다.


 단순하고 굵은 선, 원초적 형태. 강렬한 색감. 일단 시각에 강렬한 인상을 선사한다. 원초적 동굴 벽화와 어린이의 순수함이 만나 그림은 기호가 되어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얼마나 유쾌한 놀이 인가. 16세기 미술은 귀족들의 궁정 놀이의 그림이었다면. 역사를 거쳐 그림은 1980년대 뉴욕의 벽과 지하철의 낙서로 대중들에게 내려와 있었다. 대중을 향한 그림,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그림. 그것이 공해이고 범죄일지언정 삶의 표현이고 놀이 였다. 
 
 그는 거리의 화가 로써, 자신의 스타일을 찾았다. 제도권 교육 SVA 를 중퇴하고 뉴욕의 지하철 광고판 교체시의 검은 화면에 그림을 그려 나갔다. 짧은 시간에 급박하게 분필로 그려나간 그림은 그의 고유한 형식이 되었다. 2년간 그는 그림의 형식과 내용에 고심을 했고, 어느 순간 자신이 그림으로써 세상에 기여할 일이 무엇인지 깨닫고 자신만의 상징체계로 세상과 소통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활동한 시기는 1980년 부터 죽기 전 까지 니까. 딱 10년간이다. 1991년 31살에 AIDS로 죽었으니까. 20대를 왕성한, 성공한 작가활동을 한 것이다. 20대를 멍하게 지냈던 내게는 충격이다. 그의 다큐멘터리 영상 마지막에 31살에 죽었다는 자막에 헐~ 하며 허무했다.
 이 전시장의 영상은 다른 어느 전시보다도. 작가의 삶을 잘 농축해서 보여준것 같다. 이 영상의 인터뷰나..정보 만으로도 그의 예술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작가의 순수한 내면이나 인간성 도 느껴졌는데. 앤디 워홀 전시의 영상과는 극과 극인 느낌이다. 이 영상을 보고 나니. 그림이 더욱 쉽게 다가왔다.


그는 고독한 예술가가 아니라. 사회에 참여하고. 발언하는 공공 미술가. 어린이의 순수한 동심을 간직한 순박한 청년이었던듯 싶다. 그림은 그 사람을 닮는 다 던데, 그의 그림에서 생기발랄한 동심을 느낄 수 있다. 그 동심 이라고 다 밝고 깨끗한 것만은 아니다. 어둡고 사회 비판적인 내용의 그림도. 그의 천진무구한 그림 형식에 의해, 유쾌하게 전달된다.
 그는 그림의 상징체계를 이해하고 어떻게 이용할지 명확히 안 사람이다. 그는 선 의 사용을 확실히 이해한 사람 같다. 어떠한 사전 스케치나, 배치도 그에게는 무용지물 이었다. 주변의 에너지를 끌어모아 단순화해 그 순간 그의 손과 몸으로 그리는 행위는 그 자체가 禪 적이다. 그 명확한 선의 힘이 느껴진다.

 2시간의 육감을 활짝 열어 놓고 본 이 전시는 내게 매우 만족감을 주었다. 전시관의 준비나 환경도 아주 완벽했다. 무엇보다도. 전시 관람 이후. 예술에 관한 애매모호함 ( 고개의 갸우뚱 ) 허무감, 찝찝함  보다는 예술 (그림) 에 대한 용기과 열정. 재미와 순수함. 표현이라는 인간 근원에 대한 생각등. 긍정적인 생각들로 채워진 좋은 전시 였다.
 그는 미술계가 부여한 팝아트의 슈퍼스타 라는 범주에서 벗어나, 공공미술, 그래피티의 스타로써 아마도 현재의 뱅크시에 어떤 귀감을 준 뛰어난 대중 예술가 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와 앤디 워홀은 친분이 있었나 본데. 키스 해링이 그린 앤디 마우스 그림들은 아무리 봐도 앤디 워홀을 냉소와 조롱으로 표현한듯 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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