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또한 신간코너에서 재빠르게 읽어버려. 저자한테 좀 미안하다. 왜이리 집중력이 높아진건지.

 저자는 나랑 같은 성씨를 가져서 일단 우호감이 가는데. 책 앞날개에 나온 사진은  좀 생각을 하게 됐다. 이쁘다. 아니다. 를 떠나서 그냥 내 취향과. 사진에서 느껴지는 셩격의 유추 면에서. 잠시 상념에 들었다. 쉬크한 첫 인상의 변화에 대해..

 젊었을때. 파리에 가서. 언어를 배우고. 공부해서. 현지 회사에 다니며 정착한 전형적인 패셔너블한 파리지엔 이다. 패션지 통신원 으로  인터뷰 하고 글 쓰는 기자일 도 병행하는데. 아무튼 좀 화려해 보이는 삶 같다. 서른 살이 되던해 프랑스 회사의 직장상사와 사랑에 빠지고 머지 않아. 유방암을 선고 받고..투병기를 거쳐, 삶의 한 단락을 마치고, 삶은 계속 이어진다. 새로운 사랑도 찾아오고..

 이 책의 장점은. 저자가. 암이라는 인생의 위기에서. 비교적 차분하게. 대처하고. 이겨내서. 어떤 강한 깨달음을 얻었다는. 과장스런. 감정이나. 문체가 아니라, 아주 솔직하고. 담담한. 내면의 묘사다. 그녀의 연인 이자 직장 상사인 마크 란 사람이 첫 프로포즈 부터. 그녀는 왠지 마냥 행복해하지 않는다. 투병기 동안 곁에 있어준. 연인은 그녀가 완치된 순간. 서로 티격태격 멀어져간다. 예정된 수순처럼.. 그럼 삶의 굴곡을 넘어서. 그녀에게 찾아오는 일상은 거대한. 변화나 깨달음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 그대로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다. 병을 이겨내고 더욱 나은 사람이 되었다느니.. 대단한 삶의 전환이 이뤄졌다는 감상 보다는. 병(자신)과의 싸움과. 실연에서. 애써 감정을 억누른 듯 보인다. 그래서 더. 저자의 감정이 느껴진다.

 마지막 부분에. 이태리 남자인. 에리코 였나. 큰 병마를 겪은 그들의 사랑이 왠지 잘 될거 같은 느낌이다. 그 남자의 직설적인 면이 인상이 깊었다.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의 하루하루가 덤 같은 선물의 날들 이라. 마음에 가는건 뒤로 미루지 않는다는..그는 조르바 같은 면이 보인다.

 저자는 글을 소설처럼 잘 쓴다. 생소한 의료 경험에 대해 설명하는 글은 흡인력이 있다. 부분 부분. 아주 괜찮은 문장들이 곳곳에 있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너무 빨리 읽어서 아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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