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여섯시에 달리기 복장을 하고 투표소에 갔더니.. 이런. 줄이 꽤 길다. 죄다. 중,장년층. 묻지마 한나라당 일꺼 같은 사람들을 보며 좀 짜증이 났다. 나는 아침의 청아한 고요속에서 유유자작하게 투표하고 올라했드만.. 줄을 서 있으면서 60세 이상으론 투표권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내 나름의 논리?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이 앞으로의 한국을 이끌고 살아야하는 날이 많지 않으니까. 투표의 비중을 젊은층에게 많이 배분해야 한다고..아직도 반공이데올러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들은 현재의 사이버리아 시대에는 시대착오적 오류라는..역사의 뒤안길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 발전은 없다는.. 아직도 빨갱이~ 하는 이 나라를 맑스가 알면 무덤속에서 똥구멍이 간지러울듯 하다. 한마디로 말같지도 않은 말이란..소리. 

 서울시장 선거에서 노회찬을 찍을까 한명숙을 찍을까 고민하다. 그래도 오세훈과 경합하라고 한명숙을 찍었다. 왠지 인상이 우리 엄마와 비슷하기도 해서..ㅋ 뭐 나도 노친네들과 그다지 다를 바는 없다. 나는 그 네모칸 선 에 동그라미 표시가 닿을까봐 마치 고딩때, 미대입시 구성(포스터물감으로 칼칠하기 경합) 할때 그 심정으로 신중하게 찍었다.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투표를 하고 집앞 초딩 운동장에서 그야말로 조깅을 했다. 근데 왜 저녁의 달리기는 석깅이라고 안 하지.. 조깅이 내가 생각했던 아침의 달리기 가 아닌가.. 난 한문에 관해선 꽤 무식하다. 중딩때 무식하고 무책임한 한문 선생때문에 호기심을 잃었었다. 상형문자는 참 배우기 재밌는 것 이었을 텐데..근데 써놓고 보니 조깅이 영어일꺼 같은 난감함이..나는 우리말이 북한처럼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문을 많이 알면. 중국이나 일본인과 연애를 할 기회가 그나마 있지 않았을까..ㅋ 최근에 상해에 사는 진짜 중국인과 연애하는 친구를 보아서 연애도 이제 글로벌 하게 하는구나 라는 현실이 피부에 와 닿았다. 참 그 인터넷상의 인연이란 신기하기도 하지.. 아이폰 국제 채팅으로 실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다니..6월에 그 중국여자가 우리나라에 온다던데 우리에게 보여줄지 아닐지 모르겠지만 난 그 중국여인이 색계에서의 탕웨이처럼 겨털이 있을지 없을지 심히 궁금하다..ㅋㅋ 중국에 대한 관심은 그 정도 뿐이다. 탕웨이 같은 몸매의 소유자라면. 겨털이 무슨 상관이랴..그것 조차 섹시할텐데.. 

 막연하게 국제 연애에 대한 상상을 해보면 캐나다 퀘벡에 사는 영어와 프랑스 말을 하며, 백인과 인디언 과 몽골리안 의 피가 섞인 그러니까 머리는 노란데 나머지 털은 까맣고? 눈은 너무 움푹 들어가지 않은데 눈동자는 은빛에 푸른 눈동자..골격은 우리네 몽골리안.. 아바타로만 있을까..내가 오리지널 금발에 파란눈의 백인과 결혼하면 자식이 그렇게 나올 확률이 좀 있지 않을까..친구들끼리 하는말..좀 짜증나긴 하지만 그래도 한국여자가 제일 이뻐..나도 공감은 한다. 특히 요즘 같이 눈부신 날들엔..

 어제 호미화방에 들렸다가  토요일날 리치몬드 제과점 앞 행단보도의 그 착각?이 다시 기억났다. 나는 상상마당의 어떤 포럼을 들으러 갔었고, 저녁 약속이 취소돼 모처럼 깔끔하게 입고나온 옷 차림이 무색해서 어찌할바를 모르다가 그냥 화방에서 재료를 사고 지하철역을 가려고 리치몬드 제과점 앞 행단보도에 섰다. 아마도 나의 표정은 이방인의 뫼르소 같은 표정이지 않았을까 싶다. 반대편에 나처럼 홀로 서 있는 어느 여자가 눈에 들어왔는데. 계속 미소가 넘쳐흘렀다. 그 미소가 보기 좋아서 나도 계속 쳐다보았다. 그 미소가 전염됐는지 나의 표정도 어느정도 부드러워진 느낌이었다. 어느새 사람이 많아졌고 초록불이 켜졌다. 하늘거리는 원피를 입은 그 여인은 계속 엷은 웃음을 흘렸다. 거리가 가까워 질수록 그 환한 얼굴은 요즘의 우리나라에선 보기드문 삶의 환희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인생 최고의 행복한 시기를 보내는듯한, 얼굴만을 유심히 보다가, 나와의 거리 3미터 앞 지점에서 순간 바람이 불었다. 하늘거리는 원피스가 몸에 딱 달라붙어서 두 허벅지와 야트막한 비너스의 똥배?.골반의 각도등 몸매가 여실히 드러났다. 얼굴만 보던 나의 시선이 순간 본능적으로 잠깐 아래로 향했다. 성모 마리아의 미소를 보다가 마를린 먼로의 사타구니를 잠시 훔쳐본 것이었다. 내 시선이 아주 잠시 내려갔다 올라온 그 순간, 여인의 얼굴에선 엷은 미소가 아닌 웃음이 흘러나왔다. 내 옆을 지나칠 때까지 계속 웃었다. 카뮈가 창조한 뫼르소의 표정이 그 짧은 순간 심슨가족의 바트가 된 표정이어서 그렇게 웃지 않았을까..감정이 들키기 쉬운 나의 두 눈, 앞으로 단속을 해야겠다. 그래도 싫지 않은 웃음이었다고 착각 해본다.
 역시 여자나 남자나 웃어야 이쁘다. 나도 그 순간 머슥해서 웃고 있었을런지도 모른다. 그 짧은 바람이 웃음을 안겨주었다. 아니 여인의 미소가 짧은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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