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류의 영화를 매우 좋아한다. 대 자연이 나오고 인간이 고통속에서 뭔가를 성취(도달)하는 그런 영화들은 내가 행하지 못한, 가보지 못한 것들을 대리경험 하게 한다.
 이 영화는 실화이다. 그래서 더욱 2시간의 압축된 경험이라도. 감동의 폭이 크다.
 시베리아 에서 인도 까지 6500km 의 대탈주 과정을 우리는 편안한 의자에 앉아, 편집 구성된 부분을 감상하지만. 그 순간순간. 영화속 그들이 처한 고통이 내게도 전이된다. 그것이 영화의 가장 큰 힘 일 것이다. 대리경험과 감정이입을 넘어. 감각의 전이..그 고통과 안도가 내게도 전달됐다. 영화속 배고픔에 굶주린 인물들이 진흙에 빠진 사슴을 잡아 구워먹는 장면에선. 내가 다 배부를 정도였다. 

 나는 이 영화의 자연의 풍광에 눈이 시렸다. 거대한 자연 앞에 인간은 초라하지만. 그 불굴의 의지가 너무 아름답다. 그리고. 역사속 이념이 만들어낸. 인간사의 기구함도 가슴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피터 위어 라는 ' 죽은 시인의 사회' 와 '트루먼 쇼'를 만든 명 감독이다. 내 청소년기 시절. 많은 영향을 미친. '죽은 시인의 사회'의 감동은 꼭꼭. 순수라는 이름의 언저리에 묻어두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감독의 또다른 명작. '모스키토 코스트'도 추천한다. 해리슨 포드와 그의 아들로 리버 피닉스가 나오는데. 울림이 깊은 영화였다.

 이 영화 에는 개인적으로 다 좋아하는 배우들이 출연했다. 주인공인 짐 스터게스는 이미'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와 '21' 로 훈남의 이미지가 각인되었다. 에드 해리스는 말할것도 없고. 오랬만에 보는 콜린 파렐은 무식한 깡패 역을 너무나도 잘 했다. 그의 가슴팍에 그려진 문신(레닌과 스탈린)은 잔잔한 웃음을 준다. 그리고 이 영화의 홍일점..'러블리 본즈' 에 나온 그 소녀? 여배우는 대단히 아름다웠다. 꼬질하고 초췌한데도..어찌 그런 아름다움이..그녀의 투명한 파란 눈 속엔 바이칼의 호수가 담겨있는듯 하다. 정말 그쪽 지역 나라에 가면 저런 미모의 여인들이 밭갈고 있을지도 모르겠단 상상을 해본다.  

 아쉬웠던 점은. 그들이 겪은 고난에 비해 얼굴에 살이 붙어 보여서, 그 사실감이 조금은 반감되었다. 특히 주인공 야누스의 얼굴은. 꼬죄죄하고 수염만 자랐지..살이 너무 올라 보였다. 크리스천 베일 정도 되야지. 더욱 사실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초반 수용소에서 탈출할 때. 그 과정이..다 잘려나간듯 한데. 긴박함이 하나도 없었다. 어짜피 영화속 말마따라. 이 거대한 시베리아 자연 자체가 수용소이기 때문에. 철조망을 넘는 그 과정을 배제한 것인가? 영화를 보다보니 그럴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그들이 겪게 될 시련은 철조망을 넘어가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니므로..그래도 아쉽단 생각이 든다. 

 계속 걸어가는것..자유를 향해..
 이념의 상처속 회한을 풀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멀고도 먼 반평생이었다. 역사의 배회가 끝마쳤을때, 그는 비로써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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