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8살에 처음 북한산을 와본 이후로 틈틈히 북한산의 주요한 능선 코스 들은 다 다녀봤다. 얼마전에 장쾌한 북한산의 마지막 백미라고 불리는 (가장 위험 구간) 의상능선을 탔다. 사실 험하고, 위험한 산행 코스를 좋아하지 않는다. 겁많고 몸사리는 내게 북한산 의상능선과 설악산 공룡능선은 경외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그냥 안 가봤던 코스를 가자는 단순한 심리에 그냥 뭣도 모르고 의상봉으로 가는 길을 나섰다. 의상능선을 따라. 대남문 까지 와서 구기동으로 하산하는 코스만 머리속에 그리고 묵묵히 오르락 내리락 걸을 뿐이다. 


 이렇게 험준한 여러 봉우리를 거치게 되는 산행은 암릉 등반의 짜릿한 스릴을 엿보게도 한다. 초반부터 봉긋 솟은 의상봉은 만만치 않았다. 등산화가 오래된 비브람 창이라, 가파른 바위면을 발등을 꺽어 남들처럼 릿지 등반하는 스킬을 못한다. 등산의 묘미는 마치 인생의 축약판 처럼. 한번 산에 들어왔으면. 앞에 어떤 길이 닥치던 어떤 위험한 암릉 구간이 존재하던 끊임없이 신중하게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내 앞에 산이 있어서, 걷다 보니. 오르락 내리락 잠시 평평한 능선을 걸으며 숨고르다 또 오르락. 내리락.


저 산을 어떻게 넘어왔지. 아찔하군. 


저 암릉의 능선 사진만 봐도, 험해 보이지 않나. 오! 내가 저 길을 걸어왔다니..



 의상 능선에서 바라본. 북한산 백운대 정상. 북한산의 원래 이름은 삼각산 이다. 사진에서 보듯이. 삼각 봉우리.. 백운대. 인수봉. ?  이렇게 세 봉우리를 일컽어 삼각산이라 불렀는데, 일제 시대 이후로 북한산으로 표명 한다. 아직도 북한산 일대의 절에선 예를 들어 삼각산 화계사 등등으로 말하는데, 현행 표준은 북한산이다.


삼각산과 나.


향로봉과 서울 시내. 사진에는 표현이 안 되었지만. 저 멀리 서해 바다 까지 보였다. 

보현봉과 서울 시내.


 한강에서 바라보이는 북한산의 모습은. 보현. 문수. 항로봉과 비봉 능선 구간등이다. 그 뒤로 산세들이 이어져 의상 능선의 봉우리들. 산성주능선과 백운대 등이 있다. 험하기로는 칼바위 능선도 있고. 매우 완만하고 편한 등산로인. 진달래 능선도 있다. 


 사랑이 찾아올땐 봄에 진달래 능선을 걸으면 좋고, 실연이 닥쳤을땐. 겨울에 칼바위 능선을 타면 좋다. 친구나 부부의 우애를 위해선 형제봉 능선을 타고 평창동으로 내려오면 좋고. 홀로 인생의 길을 느끼고 싶다면. 빡시게 의상능선. 짝사랑 중이라면, 사모바위가 있는 비봉 능선. 여자가 그리우면 족두리봉..ㅎㅎ



 이 험준한 산세에. 북한산성을 쌓았는데, 이것은 임진왜란.병자호란을 겪으면서, 만든것이라 한다. 한마디로, 백성들이 어찌되건 나라가 풍지박산 되어도 임금이 저 살기위해 나몰라라 깊은 산속으로 도피하기 위한 성이다. 참 서글씁쓰래 하다. 남한산성의 비애를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서. 백성들의 노역이 이런 깊은 산중에 시행되었다. 



비봉 능선. 


대남문과 보현봉.


성문.



대남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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