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나서, 시간이 아깝다 라는 회의와..남는게 없다. 라는 허무감이 오랬만에 들었다. 영화가 한시간 반 분량 이었으면..그냥 그려러니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무려 두시간 사십분.. 이런 런닝 타임을 가진. 영화는 보통. 명작 아니면.. 재앙. 둘 중 하나다.
 만화 원작을 본 적도 들어본적도 없기 때문에. 영화의 연출로만 전적으로 감상해도. 딱..일요일 낮 출발 비디오여행. 용 영화이다. 그 프로그램에 낚여서 보게 되었는데. 포장 잘한 영화의 소개는. 인스탄트 음식의 뒤끝과도 같다.

 내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도..먼가..명작이 될 수 있을 주제와 소재를 가지고. 졸작이 된 아쉬움 때문에 더욱 그럴것이다. 배우들의 안정적 연기와. 초짜 연출자도 아닌. 경험과. 자본력에도 불구하고. 감독이 이 영화를 이해하는. 큰.틀. 사회와 인간을 보는 세계관 이랄까..그런 것이 깊지 않은 것에서 오는. 그런척 할뿐인..졸렬함 이랄까..

 겉으로 보이는 영화는 매우 탄탄하고. 나무랄때 없지만. 작품의 깊이가 문제다. 오히려 이 영화가 말하는 인간의 선과 악..등등의 본원적인 질문은. 비즈니스맨 감독이 블록버스터 급 영화로 만들게 아니라. 이창동 감독이나 봉준호 감독등이 맡았어야 한다. 좋은 주제와 소재를 가지고. 막대한 비용을 들이고도. 이런 영화가 나왔다는 건 분명..손실이다.

 영화를 보는 동안 재미는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볼만했고. 특히 유해진의 연기가 무척 좋았다. 그러나 단순히 재미로 보여지는 영화가 아니었기에, 그 영화적 재미가. 주제의 결말에 부합되지 않고. 겉돌때. 그 유혹은 오히려 치명적이다.

 그토록 괜찮다는 원작 만화나 마음을 비우고 감상해야겠다.

그런데 좋았던 영화에 대한 글은 잘 안쓰면서 별로인 영화는 이렇게 쓰는 심리는 무얼까.  한국영화로만 치자면. 작년에 본.. 봉준호의 마더와. 임상수의 하녀를 가장 인상 깊게 봤었다. 작가 감독들의 명작들은. 쉽게 글을 못 쓰기 때문의 비겁함 일까..
 그나저나. 시라노 연애조작단 을 보니. 이민정 이란 배우의 매력을 듬뿍 알았다. 덕분에 오늘 마트 갔다가. 그녀가 광고하는 필라델피아 크림 치즈를 두팩이나 샀다. 처음 사 본 것이었는데. 듬뿍 발라서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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