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에 화제의 영화 인셉션을 보았는데, 영화속 내용 처럼 내가 인셉션을 당한 느낌이었다. 머리가 아팠고, 몸도 급 피로해지는 그런 경험.  중간 부분 부터 의식과 무의식의 사이를 빠르게 오락가락 했었다. 한마디로 졸음이 와서 잠시 잤다 말다 했다..라고 말할수도 있겠지만..그것과는 좀 차원이 다른, 영화 속 내용처럼..꿈속(영화)의 꿈을 꾸는 느낌 내지..의식과 무의식의 중간 단계에서 헤메이는 느낌이었다.

 영화의 내용도 다 파악하고, 재밌게 보았으나, 간헐적 무의식.(졸음?) 은 내 의식이 해킹 당하는듯, 머리가 매우 아팠다. 예전에. 헐리웃 SF영화의 명작 13층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이 영화 보면서도 이런 경험이었는데, 그 당시 이 영화가 간질을 유발할 수 있다는 뉴스가 나왔었다. 외국에서 다발적인 사례가 있었다.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나도 조금 그런것을 느꼇던것 같다. 어둡고 밀폐된 공간에. 정면의. 1초에 24번의 화면떨림에 집중하는 뇌에 어떤 순간, 자극이 올 수 도 있다는게 납득이 간다. 

 졸았다는 사실을. 애써 부정하는 것일까..ㅋ 아니다. 내가 확실히 잔 영화들은. 이런 영화들이었다. 해리포터, 스타워즈 에피소드 1, 슈퍼맨 리턴스. 등등..헐리웃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많다. 보통 화려한 비주얼의 영화들은 내 감성이 거부하는 것 같다. 영화는 2시간의 꿈(타인이 각인시키는)을 경험해 보는 것인데. 내 상상력의 공간을 남겨두지 않은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환타지 영화,소설류를 안 좋아하고. 리얼리즘 계보의 작품들을 좋아하니..비워보이는 삶의 공간을 음미할 수 있는, 여운을 가진 영화가 좋다.

 그런점에서. 좋아하는 짐자무쉬 감독의 신작 영화를 볼까 하다가..아무래도 친구가 말한..매트릭스 같은 영화다..와 극장에서 볼만한 영화다. 란 말이 귀에 맴돌아, 챙겨 보게 되었다.

 영화는 대단하다. 매트릭스 보다는 못하지만, 충분히. 대중과 비평가를 만족할 만한 영화였다. 한 사람의 꿈의 세계를 다른 이가 들어가. 깊은 무의식의 단계를 조종해 생각을 바꾸게 만든다는 설정인데. 꽤 지적인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프로이트나 융의 정신분석학과 직접 연계되기도 하고. 라캉의 거울단계, 보드리야르의 하이퍼리얼리티 이론등이 언급될수도 있다. 한마디로..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분명 공부를 하는 감독일 것이다.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가..매우 지적인 작품을 만들려고..불교,기독교.유대교의 요소들과 포스트모던 이론들을 짜 모아 매트릭스를 만들었듯이. 놀란 감독 또한 매우 지적인. 오히려..대중들에게 더 친숙한 꿈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흥미진진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한 번 보고. 영화의 디테일를 왈가불가 할 수 없을 정도로, 꿈의 단계가 세분화 되고. 꿈속에 또 다른 꿈을 꾸는 설정등..좀 생소하고..복잡할수 있다. 좀 더 확실한 이해를 위해서 영화속 설정들의 지식이 필요한듯 보이지만. 그냥 쭉 봐도..재미는 있다. 그리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영화 자막이 올라가고..음악이 끝나 불이 켜셔 극장 밖으로 나섰을때. 우리는 놀란 감독이 제공한 인셉션을 끝내고( 영화라는 꿈 ) 현실로 돌아간다. 현실이라는 또다른 인셉션을 ..맞이한다.. 내가 수시로 짧게 의식을 잃었던것은 인셉션을 당하지 않기 위해 방어기제가 작용해서 였나..ㅋㅋ

 음악을 유명한 영화음악 감독인 한스 짐머가 맡았는데. 소리가 대단히 웅장하고, 섬세하고. 음량이 컸는데, 좀 음악이 과하게 사용되지 않았나 싶다. 에디프 피아프? 의 그 유명한 노래가 자주 나오는데. 라비앙 로즈?의 노래.. 감독의 의도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디카프리오의 얼굴은 식상하지만..다른 배우들의 연기와 모습은 매우 볼만했다. 
 영화를 보고 난후..왠지 깊고 리얼한 꿈을 꾸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간혹 너무 생생한 꿈을 꾸고 난 후 너무나 이상한 느낌이 들 때 가 있다. 이 현실 자체가 거대한 꿈이 아닐까..인생이라는 거대한 꿈.. 죽기전 내뱉을만한..아~ 인생이라는 꿈이었구나..

_ 거장이라는 마틴 스콜세지의 '셔터 아일랜드'와는 비교도 안된다. 젊은 나이의 크리스토퍼 놀란은 앞으로 더욱 기대된다. 누구나 다 호평하는 전작 '다크 나이트'는 내게는 그냥 괜찮은 작품 정도 였다. 다시 한번 봤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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