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참혹한 수난과 죽음을 리얼하게 묘사한 이 작품을 뒤늦게 보았다. 극장 개봉시에도 많은 논란이 되었었는데, 여러가지 논란 중에서도 적나라한 폭력 장면이 나로써는 매우 두려웠었다. ( 개인적으로 피에 대한 공포심이 커서, 잔혹한 장면이나, 내옆의 누군가가 피가 나고 아퍼한다면 내 몸이 아픈것처럼 동일시를 느끼는 감각이 예민하다. 그래서 공포영화는 질색한다. )  그런 내게 예수의 삶에 관심이 가지게 된 계기를 언젠가 곰곰히 생각해 보니, 독실한 카톨릭 집안인 외가집에서 본 십자가에 못 박혀 있는 예수의 조각이었다. 아주 어릴때 였는데 세밀하게 묘사된 고통스런 예수상은 어린 마음에 슬픔과 의문을 심어 주었던것 같다.
 잊혀졌던 오랜 의문은 작년에 존경하는 지식인 김규항 님의 책 예수전을 통해서 서서히 사라졌다. 여러번 읽으면서 마음에 담을 아주 멋진 책이었다. 또 조영남 씨가 쓴 책 예수의 샅바를 잡다 도 재미있게 읽었었다. 수박 겉핥기 식의 예수에 관한 관심이 이제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것 같다. 특히 이 영화를 보고나서 더욱 예수님의 삶에 관한 앎의 의지가 강해진걸 느낀다.  

 
 유다의 밀고로 체포되어 십자가에 처형되기 까지의 예수의 수난의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이성적으로 분석, 비판, 평가 할 필요가 없는 작품인것 같다. 크리스찬 이면 누구나 다 아는 성경의 이야기 이고, 예수의 수난을 두고 고담준론이나 성서의 해석.고증에 왈가불가 하기 보단 마음과 몸으로 깊이 느껴야 하는 영화다. 그 처절한  고통을 그 한없는 용서를. 관람자 내면에 조금이라도 승화 시켜야 한다. 그 끔직한 수난의 묘사가 내 마음을 허물고 같이 아파할때, 피에 대한 공포의 편견은 없어지고 담담하고 숙연하게 예수의 마지막 삶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아야 했다. 인간의 마음속의 선과 악 을 넘어서는 그 무한한 진리를..느낀다.

 유명한 배우인 감독 멜 깁슨의 의도는 확연하다. 죽음이 난무하고 폭력이 장난처럼 익숙해진 이 시대에 예수의 수난을 더욱더 사실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우리에게 고통을 일깨우고 하루하루 감사하게 살아가라는 가르침인 것이다.  무감각한 주변의 폭력에 대한 확실한 각성으로써 잔인한 묘사는 꽤 큰 울림을 준다. 책에서는 못 느끼는 확실한 공감각적 표현으로 인해 그 고통은 내면으로 체득화되어 나의 마음을 돌아보게 한다. 더 이상 선혈이 두렵거나 보기 싫지도 않다. 기분 나쁜 공포영화속 피와는 당연히 차원이 다르다. 끔찍하지만 성스럽다. 그 가 흘린 피를 통해 우리는 깨닫는다. 우리는 끊임없이 예수의 삶을 돌아보고 배워야 한다. 그 분을 통해 매일매일 거듭 태어나야 한다.

 나는 크리스찬이 아니다. 불교적 가르침과 수행법을 따르고 있지만 그것을 넘어선 신의 존재를 믿는다. 나는 불교도도 아니고 천주교도 아닌 그저 나날이 수행하는 사람으로 여긴다. 모든 종교에서 말하는 그 하나. 하느님을 믿는다. 나는 보았으므로 하느님의 존재를 부인할 수 없다. 

P.S.  네이버 지식인 fox317 글 발췌.

이 영화의 감독 멜깁슨은 이 영화를 성경 그대로를 옮겨 놨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신약성서 마태, 누가, 요한, 마가 복음서를 비롯, '우리의 주 예수 그리스도의 슬픈 수난'에 소개된 성 앤 캐써린 에머리치의 일기들, 그리고 성 마리아 오브 아그레다의 '하나님의 신비한 도시' 등 다양한 자료를 원전으로 하여 충실히 인용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예수의 죽음에 대한 사실적 묘사와 반유대인적 내용으로 제작 단계부터 많은 논란을 일으켰었죠...
예수가 죽기 전 12시간 동안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영화배우 멜 깁슨이 감독, 제작, 시나리오 집필 등 1인 3역을 맡았고, 특히 유태인들과 일부 기독교 신자들의 반발로 제작 기간 중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미국 개봉시 평론가들의 반응은 호평과 혹평으로 양분되었는데요...개인의 종교적 관점이 다소 실린 듯한 후자쪽 평론가들의 반응이 숫적으로 약간 우세하였다고 합니다.

이 영화를 보고 감명을 받아 자수를 하는 대형 범죄자들이 세계 곳곳에서 늘어만 갔고 반대로 이 영화를 보고 충격을 받은 한 유대인이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죠.

이 영화는 서기 33년의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라틴어와 아랍어로 촬영할 계획이 알려진 후, 촬영 초기부터 투자자로부터 외면을 받았고, 멜 깁슨은 자산 3천만불을 투입하여 영화 제작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어려움은 영화제작 도중, 반유대인적 내용에 항의하는 유대인 출신 거물들과 종교인들의 비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였죠. 극중 예수의 죽음이 당시의 유대교 지도자들에 의한 것으로 비춰지면서 영화는 유대반명예훼손연맹 등의 단체로부터 강력 항의를 받았고, 유대인 출신이 많은 메이저 영화사들의 사장들로부터 "앞으로는 멜 깁슨과 어떤 일도 하지 않겠다."는 비난을 들었으며, 이 덕분에 완성된 필름은 배급자를 찾지못해 1년 가까이 창고 안에서 잠자야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개봉한 뒤는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영화가 엄청난 논쟁의 중심에 섰던 것이 흥행면에서 도움이 되었는지, 엄청난 수입을 거두어들였습니다.

사순절이었던 수요일에 개봉한 이 영화는 첫날인 수요일 하루동안에만 2,356만불(이틀동안의 유료시사회 수입을 합치면 2,656만불)을 벌어들이는 기염을 토해 흥행돌풍을 예상케 했는데, 이는 역대 5번째로 높은 수요일 당일 수입(1위는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의 3,450만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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