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드로잉이 끝나고 사람들이랑 카페 델문도에 갔다. 점심을 안먹고 몇시간 집중하고 나니, 급 배고픔에 의한 피로감이 몰려들었다. 델문도. 한 번도 가본적이 없는 곳인데. 왠지 되게 많이 들어본 이름이었다. 배고픔에 정신이 혼미해져서 생각을 유추할 겨를이 없었다. 들어가보니 왠지 여자들이 좋아할 분위기. 여자끼리 온 테이블이 많아서 그랬었나. 아무튼 이유는 좀 있다 주문받을때 보아하니. 일단 여기 사장이 매우 미남. 록 밴드 보컬 하면 딱 어울릴만한 분위기 여서 내가 보기에도 매우 멋짐. 카페를 하려해도 외모가 좀 받쳐줘야 사업이 잘 되겠구나 라는 살짝의 자괴감.. 말속에 일본억양이 있는데. 그 어눌한 말투도 매력으로 비춰짐..암튼 잘 생기면 뭐래도 다 좋아보이는 듯..한 심리는 뭘까..잘 생겼다는 말이.. 무엇을 하든 잘 하게 생겼다는 말이라고 하던데..그래서 인지...


 메뉴판이 너 댓게 나온다. 천연가죽 냄새가 왠지 텍사스의 말보로 맨을 떠올리게 한다. 식사는 네 가지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최근에 무라에서 알래스카 연어 덮밥의 담백한 맛에 빠져, 여기에서도 마구로동이란 참치회덮밥을 주문. 가격은 12000, 평소 먹던 연어 덮밥이 7000 원에 비해서 많이 비싼거지만. 그 붉은 살을 한 번 먹어보고 나니..오...오이시 데스를 연발했다. 근데 주의할점. 깻잎에 놓인 와사비 가 아주 강력하다. 무턱대고 처음에 막 비벼서 먹거나. 젓가락의 섬세한 텃치를 요하지 못하면, 연신 몸개그 작살이다.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으니..뭐 아직은 서먹한 이성관계라면  내가 과감히 시도해보고 자연스런 몸개그를 날리던지, 상대에게 그거 듬뿍 찍어야지 맛있다고 뻥쳐서.. ㅋ 모 아님 도 인데, 뭐 이딴 놈이 다 있어..란 확률이 많겠지.. 그래도 해보고싶다..ㅋ

 우리 테이블에서도 나 포함. 여러번 작렬했었는데. 그 가면을 벗은 인간의 자연스런 표정이란. 참 재밌고도 아름답다. 호날두의 치골. 과 비의 근육질 몸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해서 누가 물어봤는데. 예전엔 이나영. 요즘은 제시카라고 말했더니. 그 둘의 매치가 안된다더라. 사실 내 취향이란 거 없다. 맘에 드는 어떤 사람이란. 자기의 반영이란 생각이 든다. 유준상을 좋아한다는..그리고 유준상과 조금은 닮은 여학생이 나보고 이나영을 닮았다고 그랬다. 예전에도 한 두번 들었었는데, 오늘 또 들으니 왠지? 좋다..ㅋ 이 모임 처음에 깁주혁을 닮았단 소리는 별로 좋지 않았는데..난 완전 스트레이트인데 왜 이러지..
 
 예전에 본 EBS다큐프라임 에선가. 자기와 닮은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는 실험을 하던데..일리가 있긴 하지만. 내 경우는 그런 일반인의 범주에 들지 않는 거 같다. 나는 누구를 닮았다는 소리를 되게 많이 듣는다. 아주 다양하다. 옌예인.부터. 석고상. 뜬금없는 사람까지도..그리고 미용실이나.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조차..예전에 자기가 알던 사람과 많이 닮았다는 소리도 자주 듣는다. 그 사람들에겐 나를 닮았단 사람이 나쁜사람이 아니었던지.. 살짝 묘한 회상에 빠져드는 표정을 읽는다. 나를 통해서 어떤 추억이 떠오른다는건 기분 좋은 일이다. 그것이 나쁜 추억이 아니었음을 빈다.

 내 얼굴의 다양함속의 평범함?이 깃들어서 인지. 그 반대급수로 독특함 속의 희소가치성 얼굴이 내게는 좋은거 같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까..내 얼굴도 만만치 않게 독특한가..? 거울에 비친 상이 아니라. 내 눈이 나를 온전히 볼 수 있다면..(실현 불가능한 환타지?..) 라캉의 거울단계 이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본질은 나의 본 모습은 너를 통해서 결정하는 것이다. 거울속에 있는 나의 허상이 아니라. 네 눈속에 살짝 비친, 나 를 찾아가는 길이다. 어떤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지는 저 푸르른 태평양을 누비던 참다랑어의 속살의 에너지를 빌어 끊임없이 질문해야 할 것이다. 저 윤기나는 붉은 살이 나를 만든다..감사하자..

-- 요 근래에 초면의 성인여인에게 만화캐릭터 닮았다고 말했는데, 나는 좋은 의미로 말한것을 항상 상대쪽에선 불쾌하게 받아들여서?, 애면글면하게 말하자면 순수한 애들의 순박하고 생글한 표정들이 닮았다고 할까..여자들한테 누구를 닮았다는 말을 쉽게 말하는게 아닌 줄 알면서도, 어렵지 않게 말이 나온다.? 내가 여자에게 우마 서먼(젊은날의) 을 닮았다고 하면 내 딴엔 최고의 찬사를 보낸것이다. 하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최악의 소리가 될 수 있다. 

 얼굴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경마장이나. 강원랜드의 중년의 사람들을 보면, 사람의 얼굴이 아니라. 누렇고 꼬깃꼬깃한 돈의 얼굴이다.    사진은 델문도 웹페이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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