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록음악 역사에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고전의 반열에 오른 건스 앤 로지스의 '파괴에의 욕망'(1987) 이다.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이들은 록음악씬에서 가장 강력한 마초성과. 쇼크를 몰고 다녔다. 스타디움급 공연과 함께. 화려한 리무진. 여자와 마약..폭력등..은 그들의 출중한 실력과 함께, 성공한 헤비메틀 밴드의 부록같이 항상 따라다니는 것이었다. 아마 대중들은 음악은 물론이거니와..그들의 그러한 망나니적 행동에..자기를 투사하며 대리 만족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로큰롤의 매력은 거기에 있다. 꽉짜여진 틀에 맞춘 삶에서 일탈을 꿈꾸는 그 무엇이..로큰롤의 방종에 점입가경으로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록의 생명은 욕구불만 과 저항정신에 있다. 씨발 다 깨부셔야해..아 좆같애 하는 심정이 자기 내면에서 용솟음 칠때..이 음반을 듣던가..담배하나 꼬나물고 디스토션 걸린 기타를..후려야 한다. 젊음의 반항과 열기..쇼크가 이 음반 안에 기념비 적으로 응축되어있다. 그 젊음의 망나니 정신은 이제 시대를 넘어 추억의 향수가 된다..그들은 20세기 마지막 진정한 하드록 그룹이었다.

  80년대의 헤비메탈 씬은 8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팝 메틀 혹은 헤어 메틀(이쁘게 생긴 백인 애들이 펑퍼짐한 미스코리아 파마 머리 하고 이쁘장하게 화장하고..말랑말랑한 록 발라드 부르는 것을 비꼬는 말) 밴드들이 득세 했다. 팝메틀 밴드인 본조비 나 포이즌. 파이어하우스 등등의 명곡은..지금 우연히 들어봐도..아..이 노래..하고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이다..여기에 스콜피온스의 노래들도 포함하면..80년대의 주옥같은 록 발라드는 이젠 비틀즈의 곡들을 감상하는 것만큼 고전의 반열에 올라선 감이 든다.

 헤비메틀이 소녀 취향에 어필하는 말랑말랑한 것이 됐을때..이들 건스 앤 로지스는 거칠고 저돌적인..마초성이 다분한 하드록 음악을 들고 나왔다. 이 앨범의 첫 곡. Welcome to the jungle 의 육감적인 섹시성과 가공할 만한 보컬 액슬 로즈의 변화무쌍한 샤우트 창법은 전율 그 자체였다. 롤링 스톤스 이후 진정한 마초들이 돌아온 것이었다. 로큰롤의 원초성은 날것의 에너지 과포화 상태인 그들의 것이었다.
 

 나는 건스 앤 로지스의 음악을 헤비메탈 이라고 여기기 보단..하드록 밴드라 불리어 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비록. 그들의 외모. 긴 파마머리나..가죽 옷..스판덱스..등등과..고음의 날까로운 보컬 보이스는 헤비메탈 특징의 전유물이나..사운드 자체의 질감..리듬이..헤비메탈 이라고 부르기에는..투박하고 복고적이다.. 대중들이 듣기에는 다 시끄러우니까..메탈이나..하드록이나 별반 차이 없는 것 같아도..그들의 음악을 헤비메탈 범주에 들기엔..뭔가 구수하다. 아마도. 70년대 펑크의 허무주의적 태도와 60년대 로큰롤의 반항적 향취와 더불어 80년대 헤비메탈의 과시성,쇼맨쉽 영향을 받아서 인지도 모르겠다. 리드 기타리스트인 슬래쉬의 깁슨 레스폴 기타의 톤(음색) 또한 무시 못할 것이다. 레스폴 기타 자체가 빈티지한 색깔이 다분하기 때문에..아무튼 메탈이던 하드록 이던..시끄럽긴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 소음으로 들리던 것들이..젊음의 분노를 표출하는 것을 느끼는 순간, 음악이 되고. 예술이 된다. 백인 마이너리티. 속칭. 화이트 트래쉬 인 그들의 과도한 공격성은 쇼 비즈니스 하에 적당히 포장돼, 대중들의 환타지로써 소비된다. 우리의 원초적 욕망을 록 스타는 무대 위 또는 밖에서..대리 만족 시킨다. 로큰롤..록 이라는 용어 자체가..섹스를 은유하는 것이듯..그들의 음악은 다 섹스를 연상시킨다..첫곡은 그 느낌이 너무 다분하고..파라다이스 시티를 거쳐 마자막 곡 로켓 퀸을 듣고 나면..질퍽질퍽한 마초적 쾌감을 다분히 느낀다. 여자한테 잘 보이기 위한..섹스 어필이 아니라..윽박지르는 과도한 남성성 그 자체이다..


 그들이 이 앨범을 처음 발표했을때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당시 LA에는 이런 장르적 LA메탈 밴드들이 수백개나 되었다고 한다. 고만고만한 밴드들 사이에서..그들은 꾸준한 라이브 활동으로 그들만의 진수를 뽐내었다. 보컬의 고음의 독특한 창법과..리드 기타의 감미롭고..부드러운 솔로톤..인상적인 리프의 리듬기타..와 더불어 그들이 무대에서 보여주는 에너지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서서히 그러한 에너지 과포화 공연을 하던중..앨범 발매 1년후 쯤..Sweet Child O'Mine 이 빌보드 차트 1위를 하면서, 곧 앨범 차트도 1위. 그들은 스타로 발돋음 하게 된다. 89년 리츠호텔 라이브를 보면..오리지널 멤버로 그들의 최 전성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시대를 풍미한 슈퍼스타가 되었고. 그것은 그리 오래지 않아..스스로 와해 되었다..1991년 그들은 두장짜리 Use your illusion 앨범을 발표하고...스타디움 급 전세계 라이브를 도는 동안 너바나와 펄잼을 위시로한 시애틀 얼터너티브 록 밴드들이 시대를 장악하면서..타파해야할 80년대의 유산처럼 되버렸다. 이미 음악적 견해 차이로 멤버들은 와해 되었고..시대가 스스로 자멸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현재에도..이들의 음반 특히 이 데뷔 음반은 록 키드 들한테 영원한 고전으로 남아있다. 록 밴드의 정치성이나 태도를 배제하고, 순수한 음악성 만으로 이 음반을 들어도..다시는 록 역사상..이런 완벽한 에너지 충만함은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다소 보컬 액슬 로즈의 금속성 카랑카랑 거리는 고음에 거부감이나 악마성을 느끼는 선입견을 가질 수 도 있다. 그러나 이 독특한 음색의 매력에 빠지면, 그 현기증 나는 에너지가 자신의 삶을 불끈불끈 솓아나게 할 것이다. 


 여전히 기타 키드 들한테 슬래쉬의 연주와 톤은 영원한 숭배 대상으로 남는다. 이제는 레드 제플린의 지미 페이지 옹의 레스폴 보다..슬래쉬의 레스폴 사운드가..더 상징적인게 된 듯하다. 중학교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저 레스폴의 자태와 소리는 설레인다.

 교회가 이런 하드록 음악을 못 듣게 하는 이유가..메시지의 과격성 이라기 보다..음악 자체가 성적충동을 야기하기 때문일 것이라..유추해본다. 치사하게 비틀즈 존 레논의 예수 발언 파문 때문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확실히 이 음반은 거칠은 섹스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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