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에 나온 변영주 감독의 2번째 상업 장편 영화이다. 그녀는 한국 독립 영화의 대표적 여성 감독으로 낮은 목소리란 다큐 작품으로 이름을 떨친 사람이다. 그러나 다른 평론가의 표현으론, 독립영화계의 스타 감독이지만.. 2편의 장편 상업 영화를 말아드신 분이다.  첫 충무로 데뷔작인 밀애(2002)를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 보구선..테잎을 벽에 던질뻔했다.  


 그래도 이 영화 발레 교습소는 그 정도는 아니나..상업 영화 연출을 공부하고 있나..라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배우들의 초심의 열정들이 풋풋하게 뭍어나지만, 그것을 담아내는 연출 감각이 고루하다. 80년대 감성이랄까.. 2004년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꽤 오래된 영화의 느낌을 자아내는건  감독의 센스가.. 보수적이지 않을까 싶다. 시퀀스 하나하나가..다 질질 끄는 느낌이 다분하다. 감독의 경력 만큼. 다큐와 대중 영화와의 경계에 어중간하게 걸쳐 있는 느낌..


 최근에 7년만에 찍었다는 세번째 영화인 화차는 어떨지 궁금하긴 하다. 전혀 기대는 안하니 오히려 괜찮을 수도..


 발레 교습소를 찍을 무렵일텐데 다니던 학교에 변영주 감독이 특강을 온적이 있다. 겉으로 풍기는 인상은  남자에 가까웠다. 덩치도 컸고, 목소리도 남자 같았다. 별기억에 남지 않는 강연을 했고, 기억에 남을 질문을 누군가가 마지막으로 던졌다. 뒤돌아 보니..잘 아는 여후배. 분명 그녀는 고민고민에 마지막 질문자로 손을 들었을 것이다. 

 문제의 질문은. 감독의 개인적인 성적취향에 대한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요지는 남자랑 자봤느냐는..  객석의 반응은 술렁였고 나도 놀라면서 걱정되었다. 분명 그 후배는 무례하게 굴려고 하는게 아닌.. 순진한 호기심과..근본적으로 성 정체성이 작품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궁금했을 것이다. 분명 전작인 밀애의 주제도 그랬던것 같고.. 하지만 후배는 이런 저런 맥락을 넣어 질문하려다가..결과적으로 그렇게 직설적인 질문을 던지게 되었는데  변영주 감독의 반응은 되게 기분나빠했다. 객석에는 계속 후배를 쳐다보며 수근거렸고. 졸지에 그 후배는 강연의 마지막 분위기에 확 찬물을 끼얻는게 되버렸다. 


 나는 변영주 감독의 대처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의 기분나쁨을 똑같이 학생에게 되물리며 나무라는 투 여서 실망했다. 뭐 이미 밀애란 작품으로 실망의 극치 였으니.. 후까시 가득찬 감독으로 보였으니.. 뭘 어떻게 하던 호감은 아니겠지만,  좀 어른으로써. 포용의 반응이었으면 좋았을 걸.. 


 여하튼 감독의 애매모호한 성 정체성 만큼 이 영화도. 덜 익은 사과 같다.  부사인지 알고 사각사각을 기대했지만, 국광의 퍼석퍼석함이 뇌리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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