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에 떡국 먹고 하이네켄 오백 캔 한잔 하고 따스한 겨울 햇살 받고 있자니 트림이 꺼억 나오는데 배시시 웃게 되고, 그렇게 아버지가 아닌 아저씨가 되어 가나 보다. 


 뭐 암울해서 이런 문장으로 2014년을 시작한건 아니고 그냥 약간의 술과 햇살에 기분이 좋아져서 헤밸레 거리고 있다. 


 어제 잠 자기전 유투브에서 이런 것들을 보고 잤는데, 오늘 아침 뉴스에 그네 소식 부터 주구장창 떠들어대니 밥맛을 잃었다. 



캘리 수업으로 크리스마스 이브날 저녁, 홍대앞 거리엔 향수 냄새가 넘쳐나는걸 물끄러미 음미하고 있자니 23살 짜리 아이가 씩씩거리며 들어왔다. 거짓 냄새에 진절머리가 나서 그럴까. 위선이나 위악이 아닌 위색?한 거리의 내음에 소외된 자의 불만이었다. "냄새가 진동을 해. 진동을.." 속으로 짐짓 웃기다고 생각했다. 


 진짜 마음은 무색무취인데, 점점 향수같은 사회가 되어서, 아니 나 조차도 마음에 내가 보고자 하는 색으로만 채우려 한다. 새해에는 형 과 색에 끌리는 마음을 버리고자 한다. 진정한 무념무상의 향기가 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새해 복 많이 짓고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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