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의 고즈넉함을 뒤로하고 다시 10월의 마지막 월요일이다. 2009년도 이제 흐릿한 기억속으로 묻힐것이다. 어제 흑백현상을 했는데 현상이라는게 묻힌 기억을 다시 재생하는, 사진의 본질적 기능에 대해 생각되어졌다. 그 빛에 의한 형상이 필름막에 맺히는 순간, 내 기억은 망각으로부터 봉인되어진다. 잊어버렸던 기억이, 건조기 속에서 부들부들하게 마른 필름을 꺼내 컷팅하는 과정속에서 환기된다. 내가 걸엇던 그 길, 바람 들이 기억된다. 지나간 버린 시간들, 경험들의 끄트머리를 사진은 붙잡고 있는것이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때 에 대한 회한과 향수가 사진의 표면적 차가움속에서 떠오른다. 그 깊이는 각자의 경험과 감성에 따라 울림은 제각각이다.
 무수한 점들을 만들어 가는 것.. 사진을 찍는 그 점들은,, 그 순간, 좀 더 좋은 쪽으로 발전하려는 변곡점 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삶은 무수히 많은 변곡점들의 일주선상이어야 한다. 결국 모두 공 empty 하고 사진만이 기억의 명맥을 유지할 것이다.

 순간 유진 앗제의 사진이 떠올랐다. 생업을 위한 기록으로써의 사진찍음이, 지금에서는 노스탤지아의 아우라를 가지게 되었다. 아마 그 사진들을 찍으면서 생존의 공허와 씁씁함을 느꼈을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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