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원제는. Catching the Big Fish : Meditation, Consciousness & Creativity 이고 우리말 부제는 컬트의 제왕이 들려주는 창조와 직관의 비밀. 이다. 

 컬트 영화..하면..데이빗 린치가..대표적으로 떠오른다.. 그의 첫 작품. '이레이저 헤드'의 독특한 포스터 속..인물.. 그 후..꽤 이상하고. 기묘한 영화들 속에 간간히 아주 휴머니티한 작품들.. 이 사람의 대표적 걸작.. '멀홀랜드 드라이브'의 독특한 매혹적인 마력.. 20대 때. 독특한 영화의 예술적 체험을 선사해준..이 데이빗 린치 감독..내공의 힘은.. 명상 이었다. 정확히 말하면..초월명상..

 이 미국 감독의 작품을 처음으로 접하게 된것은..학창시절..(아마 중학교와 고등학교 사이 쯔음.) KBS2 에서 방영한 TV판 트윈픽스 시리즈 였다. X파일 시리즈가 방영되기 이전에..KBS 에서, 꽤 의외적으로 컬트적인 미국 드라마를 방영해준 셈인데. 어릴때..밤 11시 이후로..이 기괴한 드라마를 볼때나..지금 다시 생각해도..KBS와는 어울리지 않는..기묘함이 있었다. 그 때는 영화나 소설을 많이 접해보지 않았지만. 이 드라마의 매력에 금방 빠져버렸다. 명확하게 말하지 못하겠지만..뭔가 TV브라운관과..작은 스피커를 통해 전달되는..것은..표면적인 의식의 감각이 아니라, 좀 더 내밀한 자아의 어떤 곳을 건드리는 느낌이었다. 내용은 잘 몰랐지만..그 분위기에 취했다. 어쩌면 영상 매체의 첫 예술적 경험이었다. 원래 쭉 봐도. 잘 이해하지 못했을 텐데..간혹 한주를 빠트리면..이건.뭐..이상의 시를 맞딱뜨리는 심정이었다. 결국 어떻게 끝났는지는 모르겠으나..그 당시. 나름..이 드라마의 팬층을 유지했다고 들었다.

 대학에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많은 영화들을 탐닉했는데. 그 동안 못 보았던. 수많은 명작들을 비디오로 섭렵했다. 그 당시 '광란의 사랑'과 '블루 벨벳' 은 성횡하던 비디오 방에서 보았고. '로스트 하이웨이'와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극장에서 보았는데..이 두 작품이 내겐..데이빗 린치 영화의 진수처럼 다가왔다. 내러티브 구조는 해체되고..시적 이미지들의 몽환적인 충격이..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극장을 나설때의 그 얼떨떨함..은. 지금도 생생하다. 영화의 내용은 생각나지 않지만. 그 때의 공간. 분위기. 내 존재의 각성 같은것이 생생히 기억난다. 그리고 영화에 대해서 친구와 나름 심도있는 분석과. 감상평은..제대로된 예술의 소비, 향유 라고 생각된다. '로스트 하이웨이' 같은 경우..명보극장에서..평소 영화를 잘 안 보는 친구를 데려가 보았는데.. 그 친구도..묘한 체험이었다고..나 아니었으면..이런 영화, 평생 접하지도 않았을 거라 했다..미안함이..조금은 덜어진 기분이었다. '멀홀랜드 드라이브'경우..삼성역 코엑스에서 보고 나와서..친구와 토론하던..그 밤을 잊지 못한다. 서사 구조의 분석을 시도했으나..논리적인 구축이 안되는 영화였다.. 이 책 빨간방을 보면서..그때 친구와 영화에 대해 토론했던..그 해석이..데이빗 린치 감독이 말하는..좋은 영화의 해석이고..감상이었다.

 데이빗 린치가 기괴한? 영화만 만든것은 아니었다..'앨리펀트 맨'과 '스트레이트 스토리'는 아주 따듯한 감성의 휴먼 스토리였다. 둘 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인데..이 실화라는 것은..탄탄한 연출력과 맞았을때,,대단한 감정의 반향을 일으킨다..이 두 영화를 보고는 속으로 울음을 삼키는 체험이었다. 

 헐리우드 영화로 대표되는 미국영화라지만..미국 영화의 힘은 이런 다양성에 있었다..데이빗 린치. 짐 자무쉬. 코엔 형제. 워쇼스키 형제. 구스 반 산트, 리챠드 링클레이터. 데이빗 핀처, 샘 멘데스. 등등등.. 그 중에서도..데이빗 린치가 이룬..성공은.. 작가 감독들의 이정표와도 같은 것이다. 데이빗 린치가 치열한 영화계에서 실패와 좌절을 맛보면서..그 에너지를 잃지 않고..작가 로써 살아남을 수 있었던...핵심은..초월명상 이었다.. 33년간 쉬지 않고..아침 저녁으로 명상을 행해온.그는 영화 뿐만 아니라..자신의 삶을 건져내었다. 첫번째 장편영화 '이레이저 헤드'를 5년간 찍으면서..고통스런 나날을 보내던 그에게..명상은 삶의 구원이었다. 또.거대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 '듄'이 쫄닥 망하면서도..그를 좌절에 빠트리지 않은 것은..명상 이었다. 이 책은 명상의 중심에, 자신의 영화 이야기가 펼쳐진다. 글은 짤막하나..핵심은 강력하다. 짧고 간결한 말투..군더더기 와도 같은 상념이 배제된 글은.. 명상을 오래한 사람의 깨끗한 정신과도 같다. 명상을 통한 한 예술가의 여정은 창조력의 핵심이..명상을 통한 자아긍정과..열정이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명상을 한다고 해서 다 잘된다는 것은 아니다.. 사건의 대응방식에서..긍정과..집중과..직관은..훨씬 도움을 주리라 믿는다.

 한 두 시간 이면..읽는 짧은 글들이지만.. 이 감독의 핵심적인..생각들이 들어있다. 몇년전 이책이 나왔을때..우연히 서점 진열장에서 보구..서서 다 읽었는데.. 다시 도서관서 빌려와..집에서 차분히 읽어보니..어쨌거나 명상을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나의 명상법과..그가 말하는 초월명상 법의 차이가 궁금했고..통일장 이란 것에 대해..얼핏 느낌은 오지만.. 그 상태가 잘 모르겠다..어쩌면..이 초월명상이란 것은..간화선(화두참선)의 실질적인 면이 강조된 것이 아닐까 한다. 좀 더 현실의 삶에 도움이 되는 그런 다이제스트 적 성격인 명상법이 아닐런지..결국. 명상은,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일이니까..우리 각자가 어떤 계기로든..시도해 봤으면 좋겠다. 명상의 모든 기본은 복식호홉이라는것. 요가나. 위빠사나 명상이나..단전호홉. 참선. 초월명상. 모두..명상의 조금씩 다른 이름이다. 어떤 것을 하던 호홉이 흐트러지면..말짱 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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