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다시피, 글쓰기 관련 책을 읽는 다고  바로 글을 잘 쓰게 되진 않는다. 그러나 당연하게도..글쓰기 관련 책은, 글이 나쁜 경우가 거의 없다. 대부분 한 문장 하시는 분들이 이런 책을 내니, 글쓰기 관련 책은 어느 정도는 공신력이 있는 셈이다. 최소한 문장에 관해선..

 이 책의 저자는 매우 유명한 베스트셀러 소설가 이다. 내놓는 소설들 마다 히트치고 영화화 되는, 매우 유명한 작가. 그의 소설은 한 번도 읽어 본적이 없지만,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한 영화는 몇 개 보았다. 제일 대표작 영화 라고 할 수 있는게. 스탠리 큐브릭이 감독한 ' 샤이닝 ' 과 ' 돌로레스 클레이본 ' ' 스탠드 바이 미 ' 정도가 내가 본 스티븐 킹 원작 소설의 영화 였다. 이것 말고도 영화화된 작품이 많은데 대단한 이야기 꾼이 아닐 수 없다. 소년기의 리버 피닉스를 볼 수 있었던 ' 스탠드 바이 미 ' 의 경우 핫도그 많이 먹기 대회, 회상 이야기 에서 토하는 장면은 왜이리 웃긴지..아직도..영화속 장면과 깔깔대며 웃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 책은 정말 군더더기 없는 문장을 보여준다. 정말 글을 잘 쓴다는 생각이 연실 절로 나온다. 글은 솔직하고. 문체는 경쾌하며. 술술 잘 읽힌다. 과하지 않은 담백한, 유머가 곁들인 비유는 틈틈히 읽는 재미를 배가 시킨다. 베스트셀러 소설가의 글쓰기 인생을 농축해 놓은 감동과 교훈이 있다. 좀 미국적인. 위트와 함께..포장하지 않은 작가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첫 부분은 이력서 란 장으로 자신의 삶이 자서전 처럼 쓰여있는데. 이 부분은 좀 빨리 넘겼다. 어럴 때 부터 만화와 이야기들을 탐닉했고. 꾸준히 습작을 거쳐. 투고하고. 거절당하고. 투고하고..그런 반복을 거쳐. 점차 성공하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열정이 있었고. 꾸준한 노력과. 헌신등. 성공하는 사람의 고정 레파토리는 벗어나지 않는다. 또 성공하는 작가에게 꼭 없어서는 안될 중요점이.. 완벽히 내조하는 친구와 같은 부인의 존재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경우도 그랬었고..대다수의 성공한 작가들은 역경과 고난을 같이 헤쳐나가는 현명한 부인이 있었던것 같다. 아닌 경우가 더 많을래나..?

 가난과 고난의 시기를 거쳐, 1974년 장편 '캐리'로 화려하게(인생역전) 등단한다. 그 후 내놓는 작품마다 대단한 성공을 거두게 되지만. 성공과 함께..알콜중독..마약중독에 빠지게 된다. 그런 자신의 경험과 함께. 샤이닝. 과 미저리 등에서 작가의 삶이 투영된 정신상태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심각한 중독 상태에서도. 역시 투철한 작가여서 인지. 글쓰기는 멈추지 않는다. 코카인 때문에 흐르는 코피를 솜으로 막고 맥박이 130번이나 뛰는 상태에서도 자정까지 일할 때가 많았다. p. 118

 하룻밤에 맥주 한 박스를 마시고 '쿠조'란 소설을 썻는데. 어떻게 썻는지 기억도 안 난단다. 그냥 막 쓰면 작품이 되는 글쓰기의 경지인가..자랑투로 한 말은 아니지만..많이 부럽다. 이 장의 마지막에 그는 " 우선 이것부터 해결하자. 지금 여러분의 책상을 한구석에 붙여놓고, 글을 쓰려고 그 자리에 앉을 때마다 책상을 방 한복판에 놓지 않은 이유를 상기하도록 하자. 인생은 예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이다." p. 124

 그리고 이어지는 본격적인 글쓰기에 관한 내용인 연장통과 창작론의 챕터가 이어진다.
낱말의 사용. 어휘력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한다. 평이하고 직설적인 표현을 쓰라고..낱말이란 의미를 담는 그릇일 뿐이다.  간결한 문체를 쓰라고 강조한다. 수통태 문장을 피하고. 부사를 최대한 쓰지 말라고 한다. 주어 동사로 충분하다고. 한마디로 군더더기 없는 문장을 써야 한다고..그리고 문단의 사용은 글의 생명을 가지게 되는 단계라고 말한다.

 창작론 " 나는 소설이란 땅 속의 화석처럼 발굴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소설은 이미 존재하고 있으나 아직 발견되지 않은 어떤 세계의 유물이다. 작가가 해야 할 일은 자기 연장통 속의 연장들을 사용하여 각각의 유물을 최대한 온전하게 발굴하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상상하고, 낑낑거리며 힘겨운 노동에 몸을 바칠때. 뮤즈는 존재한다. 자신이 직접 땅으로 내려가. 뮤즈의 거처를 마련해야 한다.

" 독서가 정말 중요한 까닭은 우리가 독서를 통하여 창작의 과정에 친숙해지고 또한 그 과정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사람은 작가의 나라에 입국하는 각종 서류와 증명서를 갖추는 셈이다. 꾸준히 책을 읽으면 언젠가는 자의식을 느끼지 않으면서 열심히 글을 쓸 수 있는 어떤 지점에 (혹은 마음가짐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이미 남들이 써먹은 것은 무엇이고 아직 쓰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진부한 것은 무엇이고 새로운 것은 무엇인지, 여전히 효과적인 것은 무엇이고 지면에서 죽어가는 (혹은 죽어버린) 것은 무엇인지 등등에 대하여 점점 더 많은 것들을 알게 된다. 그리하여 책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여러분이 펜이나 워드프로세서를 가지고 쓸데없이 바보짓을 할 가능성도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p.183

 소설은 이미 존재하고 있으나 아직 발견되지 않은 어떤 세계의 유물이다. 플롯 보다는 직관. 상황에 빠트림..이야기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과정..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눈여겨보는 일, 그리고 본 것에 대하여 진실을 말하는 일이다. 좋은 소설은 반드시 스토리에서 출발하여 주제로 나아간다.
  " 그러나 일단 기본적인 스토리를 옮겨적은 뒤에는 그 스토리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수정 작업을 하면서 여러분 자신의 결론을 집어넣을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각각의 이야기를 여러분만의 독특한 작품으로 만들어주는 비전을 작품 속에서 (그리고 결국 여러분의 독자들에게서) 빼앗는 일이다. " p.257

 인생론 " 궁극적으로 글쓰기란 작품을 읽는 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아울러 작가 자신의 삶도 풍요롭게 해준다. 글쓰기의 목적은 살아남고 이겨내고 일어서는 것이다. 행복해지는 것이다.

 이 책을 쓰는 도중에 작가는 아주 큰 교통사고를 당한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여러번의 큰 수술과 재활치료를 거치면서 그는 부인의 사랑. 결혼 생활의 혜택 (우리가 다음 행동을 결정하지 못하여 머뭇거릴때 거뜬히 판가름을 내준다는 사실) 과 글쓰기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서 말해준다. 글쓰기는 마술과 같다고..

 이 책은 딱딱해지기 쉬운 글쓰기 이론서와는 다르게 작가의 삶 속에서 건져낸 솔직한 이야기 속에, 글쓰기의 의미와 방법, 목적이 이루어진다. 소설을 읽는 기분으로. 강의 까지 청강하는 그런 기분이다. 글이 쉽고 매끈하다. 정말 잘 쓰는 작가다. 이 사람의 원작 소설은 영어 공부 할겸 원서로 읽어봐야 겠다. 이 사람의 문장론을 봤을땐. 영어를 익히는데 아주 탁월할 것 같다.
 글쓰기 관련 책은 글쓰기에만 국한된게 아니라. 예술. 더 나아가 인생사용설명서에 가까운 느낌이다. 좋은 글쓰기는 유혹이다. 나는 글을 잘 쓰고 싶다.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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