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두번째 이야기로 처음 박경철 님의 책을 접하고. 감명을 받아. 곧이어. 나머지 (의사로써의 이야기인) 두권을 읽어보았다. 먼저 읽었던 두번째 이야기 편에서 어느 정도 감정의 복받침이 올라왔었는데, 이 두 권을 마저 읽으면서. (8월 어느 주말의 폭염을 피해 동네 도서관에서) 감정이 터졌다. 눈물이 눈에 고여, 뺨에 흐르지 않게 하기 위하여. 자꾸 고개를 쳐들고..눈을 깜박이며..다독였다. ( 다행히도, 에어컨이 빵빵해 잘 마른다.) 이런 독서 체험..예전엔 언제 그랬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얼핏 기억나는건. 초딩때 본 김윤희의 소설 '잃어버린 너' 또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죽은 시인의 사회' 정도..성인이 되어서도. 이렇게 감동을 받는 것은. 삶과 죽음사이의 진솔한 삶의 경험이 과장되지 않은 담담한 필체로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조금 시간이 지났기도 하고. 책에 소개된 이야기들 한편한편이 모두 다 감동적이어서..글에 대한 자세한 상념이 떠오르지 않지만. 책을 보는 내내, 달리기를 가슴터져라 뛰고 싶은 욕구가 수시로 솟구쳤다. 내 장기가 이렇게 정상적으로 작동하는게 너무 감사했고, 시험해 보고 싶었다. 두 다리로 땅을 박차고 내달리는 그 느낌, 심장이 호홉가쁜 폐를 울리는 그 느낌이 너무나 환기되었다. 외과 수술에 대한 자세한 묘사들이 살 떨리게 하지만, 마음만은 안쓰러움이 가득하다. 솔직히 당장 내가 그런 상황이 아니어서 행복한 것도 있지만, 인간은 희노애락의 감정속에서 모두다 죽는다.(고통,병사) 라는 사실이 가슴아프게 한다. 나와 우리 부모님..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조차. 언젠가는 병이 들어 떠난다는 미래의 사실이 슬프게 만든다. 하지만.. 그래서...오늘 하루 하루..건강하고, 성실하게 사는 단순한 삶이 너무 축복이다. 라는 진리를 얻게 된다.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기 보단. 현재의 가슴 뛰는 현실에 집중하자..타인의 삶에 따듯한 동정을 가지고..
 타인의 고통은 내가 짊어져야할 고통을 그들이 대신 감수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들)은 몸과 마음이 퍽퍽해질때, 잠시 꺼내 읽어보면. 자신의 현존재를 각성하는 계기를 불러올수 있다. 서가에 비치해 놓고. 남녀노소. 언제라도. 타인의 삶과. 한 의사의 뜨거운 가슴을 느껴보자.
  

 너무 착한 독후감을 쓴건지 모르겠다.사실. 현실속에서 이런 마음을 가진 의사를 보기란 참 어려울 것이다. 내 경험에 비춰봐도 그렇고. 누구든. 실제 의료 현실에선, 하나의 병든 약자일 뿐이니까..
 의사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 의사친구들을 둔 친구의 말들이나, 누나가 병원 행정일을 하기 때문에 그들의 작태나..실상을 여지 없이 들어왔는데, 정말 정상(인간의 품위)이 아니란 생각이 들어왔다.   최근에는 의사와 결혼하는 주변 여자들의 노예정신을 목도하면서..어처구니 없었다. 인간의 상식 이란게 의사란 직업과 연관된 이야기 속에서 사라져 버리는 현실을 자주 보면서 씁쓸했었다. 이 전 독후감에서도 의사에 대한 솔직한 경험과 .감정, 주변의 이야기를 썻다가 다 지웠었다. 이 책의 저자. 의사 박경철 님 같은 진짜 의사에게는 실례가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머리가 무거울때 가볍게 읽으려고 빌려놨다 계속, 다른 책에 밀려 못 읽고 있었다. 한 사람의 수필이기에 꼭 읽어야겠단 의지 보다는, 타인의 삶을 잠시 엿보는 그런 가벼움 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이 책의 저자인 박경철 님은 이제는 전국민이 다 알 정도로 유명해 지셨는데. 내가 이분의 강의를 접하게 된것은 최근의 일이었다. 인터넷에 올라온 2008년 아주대 에서의 강연이었는데. 매우 유익하고. 감동적인. 정말. 100분동안의 완벽한 강연이라고 생각했다. 2번을 보고 음미하며, 이 분을 더 알고 싶어졌다. 유명인사 래도 그 사람의 말과 글속에, 특히 얼굴에 인품이 다 드러나는데. 무릅팍 도사에 나온 모습만 봐도. 이 분은 참. 진실하구나 라고 느껴졌다.

 책은 예상외로..내 마음을 급격히 적셨다. 짜투리 시간이나 무료할때. 짬짬이 읽으려고 했는데. 한 번 읽자 마자, 내려 놓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완전 책에 몰두해서 빨리 읽어 내리는 것이 아니라. 한 문장, 문단을 읽어내려갈때마다, 좀 먼 곳을 응시하다. 또 읽고.. 잠시 또 마음의 쓰림을 음미하다..그런..독서 체험을 선사했다. 왜냐면. 어떤 소설이나 영화보다도. 농축된 삶의 파편들이 꼭꼭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소설 한편의 감동이 아니라, 진짜 삶의 아픔이 영화처럼 펼쳐졌다. 그것도 20편 이상의 다양한 감정이 몸을 휘감았다. 

  저자가 겪은 인생속에 (외과의사로써) 마주치는 타인의 삶과 죽음. 동료들의 삶과 운명들이 정말 찐하게 다가왔다. 내가 이렇게 너무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삶의 궤적이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삶의 이야기는, 가슴을 아프게 만들며. 내 삶을 소중히 들여다 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 또 타인의 삶에 대한 관심과..애정이 내 삶에 스며든다. 우리는 각각의 자아 이지만. 이 현재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운명 공동체 이기도 한 타인에게서 삶의 강한 긍정을 엿볼수 있다. 책을 통해 또다른 삶의 경험을 해 보고. 자신의 삶에 감사하고, 긍정과 의지로의 발걸음에 내딛게 되는, 그런 값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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