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참 힘든 하루 였다. 아침 부터 이상한 복선들이 건네졌다. 고속도로엔 평소 보다. 한밤의 로드 킬 사체가. 많이 보였고. 자주 졸음이 왔다. 간밤에 꾸웠던 꿈도. 기억은 안 나지만. 개운치 않은 느낌이다. 졸음의 원인이 잠의 질 문제였겠지만. 메멘트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라는 정언명령 처럼 엄습했다.
 차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났는데. 조는 와중에. 갑자기 음악의 볼륨이 지혼자 커졌다. 마치 옆자리에 귀신이라도 타서..볼륨다이얼을 막 돌리는 듯이..카스테레오 계기판의 숫자와 음량이 막 높아졌다. 당연히 정신이 번뜩 들었다. 나의 수호천사 (귀신?) 가 나를 지켜준 것이라 믿고 싶다. 이전에도 소름 끼칠 만한 졸음 운전을 하게 됬었는데. 그때도 나를 지켜준 무언가를 느꼈었다. 정신이 들었을 때. 유체이탈을 했다가. 디시 내 몸으로 의식이 들어온 기분..졸음 운전은 단순한 졸음이 아닌것 같다.

 평소에 눈에 익은 길들을 자주 놓쳐 빙빙 돌게 되었다. 또. 내가 서게 되는 차선만 유독 신호가 길어지는..평소와는 정 반대의 상황만 반복됐다. 대단한 럭키맨이라고 자부 하고 있었고. 지인들도..이제는 어느 정도..그걸 인정하는 단계인데..럭키맨의 위상이 오늘은 말이 아니었다. 간혹 일진이 안 좋은 날도 있어야 행운의 날이 더 값어치가 있는 법..거의 모든 하루하루가 행운의 기적이 아닌가..

 봄의 후유증 인가.. 초여름의 생채기 인가.. 나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저녁엔 엄마의 성화에..여의도에 위치한 저축은행에 가 뉴스 화면의 상황속으로 들어갔었다. 맙소사..다들 너무나 고생하신다. 탐욕에 눈 먼 쓰레기들 때문에 성실한 인간들은 애면글면 하는 모습이다. 

 힘든 하루의 마지막은 조카를 위해 배스킨 라빈스 레고 블럭 트럭을 만들어 주는 일 이었다. 6세 짜리라고 박스에 써 져 있는데...서른살 용이 더 맞는 것 같다. 매우 피곤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30분 정도 집중해서 완성했다. 어린이날을 위한 삼촌의 수고였다.

 이 글에선 힘든 하루의 본론이 빗겨 갔지만. 어쩌면 더 안 좋은 상황이 빗겨 나가기 위한 하루 였던 것도 같다.
 몸과 마음이 완전 소진되어. 10시에 잠에 들었고. 새벽 2시에 깼다. 휴일의 새벽. 깊은 잠에 빠졌을 그리운 사람들..좋은 꿈. 만끽 하시길..
 자 오늘 하루..어떠실까요...당신은 오늘을 즐길 권리가 있다.
 황사로 찌든 하늘을 뒤로하고..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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