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뎐. 심청뎐도 아닌.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점선뎐 이라니. 대단한 자서전 제목이다. 범상치 않은 제목처럼. 이 화가의 삶 또한. 예사롭지 않다. 환갑을 조금 넘은 나이에 암으로 숨진. 김점선 화백은. 자신의 마지막 삶들을 이 책을 쓰며 죽음을 맞이한다. 암의 고통 조차도 자신의 삶으로 적극 수용하는 그녀의 호쾌한 기상은 책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호쾌하다 못해. 때로는 예술가 특유의 아집과 고집이 지나쳐 보이고 예술의 열정과 미친년의 경계에 오락가락 하지만. 그녀는 뜨거운 열정으로 삶과 예술을 자신과의 부단한 부딪힘으로 몰아 붙인다.

 내가 이 화가를 알게 된 것은. 아마. TV에서 문화지대인가 하는 방송에서 얼핏 본것 뿐이다. 성 정체성이 모호한 남자 같은면에..좀 거부감이 들었지만. 또..잠깐인데도..아이 같은 순수 무궁한 천진함에 천상 예술가이구나 했다. 
 이 책은. 그녀의 삶 자체가 하나의 예술 이었다 라는 것을 보여준다. 관습과. 타성에 이끌리는 삶을 버리고 자기 주체대로의 삶을 살아간. 파란만장의 이야기. 유교적 가부장사회가 엄연히 뿌리깊이 남아 있는 이 사회에서 자신의 여성성을 위악적으로 표출했지만. 모난 돌에 폭력적으로 가하는 사회의 생리를 파악하곤 제일 빠른 해결책으로 제일 빠르게 결혼을 해버린다. 그리곤 자신의 세계에 몰두할수 있는 평화를 쟁취한다. 

 특이한 결혼 과정 만큼이나 정말 이 화가의 대단한? 기를 느낄수 있는 부분이..남편과의 싸움중에 화장실 갈 동안의 중단이 싫어. 그 선 자리에서 오줌을 싸 버리는. 상상을 초월하는. 미친듯한 행동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평범치 않은 화가의 엄청난 기 는. 굶주림에 맞서며. 자신의 그림 세계에 파고 든다. 그러나 사실. 첵에서나. 인터넷에서 본 그녀의 그림은..잘 모르겠다. 원본 작품 앞에서 감상했을때에라야. 그녀의 그림 세계를 제대로 파악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삶을 엿들어 보는 자서전의 매력은 아 이런 사람도 있구나. 라는 단순한 감흥을 넘어. 그가 영향을 받았던. 삶의 가르침과. 주체적이고 독특한 삶의 발걸음이. 점이 되고 선이 되어. 결국 우리의 삶 속에까지 연장된다. 삶의 다양성을 열린 마음으로 보는 시각과 함께. 누구처럼이 아닌, 자신의 독보적인 삶의 창조를 위한..
 그게 김점선의 점선뎐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점과 선의 점선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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