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사진. 네이버 캐스트


 기타를 좋아하는 내게 지미 헨드릭스는 절대적인 우상일 수 밖에 없다. 문신을 한다면 나의 왼팔엔 지미 헨드릭스의 초상을 새길것이다. 바늘과 피가 무서워 그럴일은 없겠지만, 마음만은 굴뚝이다. 


 지미 헨드릭스는 누구나 인정하는 천재다. 1971년 27살의 나이에 요절했지만, 정규 앨범 3장 외로 그가 남긴 음악적 유산은 지금도 여전히 발굴중이다. 최근에 미발표곡을 모은 앨범이 2차례나 나왔고, 무수한 레코딩 세션 음원이 다양한 편집 음반으로 출시된다. 뭐 별다른 연습도 없이. 녹음실에서 그냥 합주한 것이 너무나 훌륭한 음악으로 탄생되고 기록되어 지금까지도 일렉트릭 기타의 영원한 교주로 추앙받고 있다. 


 이 앨범은 지미 헨드릭스 밴드의 첫번째 음반이다. 지미 헨드릭스는 미국 시애틀 출신인데, 당시 미국의 흑인은 인간취급 못받는 상황임에도 천재적 기타 실력으로 백인 뮤지션들 위에 군림했다. 미국사람이지만 먼저 영국에서 이름이 알려지고 미국에 소개 되었는데, 에릭 클랩튼의 자서전에 보면, 지미 헨드릭스가 처음으로 런던의 클럽에서 연주하던 모습을 엄청난 충격으로 묘사한 부분이 있다. 에릭 뿐만 아니라. 피트 타운젠트. 지미 페이지. 제프 벡. 키스 리차드, 조지 해리슨. 등등이..듣도보지 못한 연주와 퍼포먼스를 보고 입이 쩍 벌어져, 뭐 저런 괴물 같은 놈이 다 있냐란.. 기타를 물어뜯어 연주하질 않나. 다리사이에서, 머리뒤로 뒤집어서 곡예하듯 연주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대충 치는 듯한 연주 모습을 넘어, 음악 자체가 너무나 경이로웠다. 흑인들의 한이 담겨있는 영혼의 울림이 마음을 움직였다.


 지미 헨드릭스의 노래와 연주 모습을 보면.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른다는 느낌보다는 그걸 그냥 가지고 논다란 느낌이 든다. 천재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창조해 혁신을 이루거나, 별다른 노력없이, 엄청난 경지의 스킬에 도달하거나..일텐데. 그런 면에서 지미 헨드릭스는 천재의 전형이다. 


 기타의 전기 신호를 증폭해서 앰프와 스피커에서 울리는 일렉트릭 기타를 진정한 전기 기타답게 처음 사용한 이가 지미 헨드릭스다. 앰프의 볼륨을 최고로 했을때. 과출력의 찢어지고 일그러진 소리를 이용하고 심지어, 찢어진 스키퍼 콘의 더 괴상한 소리를 가지고 연주한다. 한마디로 소음을 가지고 음악을 만든 처음의 사람이다. 지금의 록음악의 징징,,즁즁 거리는 기타 소리의 효시는 지미 헨드릭스다. 스피커 콘이 찢어진 소리는 퍼즈 이펙트를 만들게 했고, 스피커 앞에 일렉기타를 갖다대어 피드백 소음을 음악에 이용하기도 했다. 그런 소리를 가지고 (퍼플 헤이즈 같은)매력적인 리프riff 플레이를 들려주었고, 블루스를 넘어 하드록 헤비메탈 음악이 나아갈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땐, 솔직히 너무 투박하고 세련되지 못해서 구리다고 느꼈다. 하지만 머지 않아 그의 천재적인 연주와 영혼을 울리는 노래에 끝도 없이 빠져들었다. 모든 기타리스트들에게 지미 헨드릭스는 일렉트릭 기타의 아버지라 부를 수 있다. 이 앨범은 블루스를 넘어 록음악이 가야할 지점을 너무나 혁신적으로 들려주고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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