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내의 위치를 파악하며 돌아댕기다가 메인 무대에서 넬 의 공연이 시작했다. 사운드가 좋은 편인데, 신디사이저 소리가 너무 컸다. 그들의 음악적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4인조 밴드의 기타 두명임에도 신디가 장악하는 밴드 사운드는 촌시럽게 들렸다. 킬러스를 흠모하나.. 무대에 키보드 연주자가 없었는데, 샘플을 튼 모양. 그리고 보컬의 전달력이 불명확하다. 보컬이 있는 밴드 음악에서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나중에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공연평에서의 경우만 제외하고) 어느 악기 파트 보다 보컬이 가장 중요한 음원이고, 가사의 전달력과 수려한 멜로디는 대중음악의 가장 중요점일 것이다. 거물급들의 공연과 그 여타의 차이는 이 점이 큰 것 같다. 라이브 믹싱의 기술이나, 보컬의 노련함.등등등 많은 점들이 있겠다. 작년에 펜타에서 본 데이브레이크 란 국내밴드는 정말 잘 하더라. 넬의 보컬은 좀 칭얼대는 보컬이라..더 그런 느낌인지도. 모던록 기타의 전설적 기타리스트인 조니 마 도 기본적으로 기타는 보컬을 위한 반주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인터뷰에서 피력한 걸 읽으며 감탄했었다. 그런 기타의 대가도 대중 음악에서 뭐가 중요한지 명확히 꿰뚫고 있는 것이다.
넬의 공연이 끝나고 40~50분 후에 스테레오포닉스. 옆, 무대에선 박정현의 공연이나, 스테레오포닉스에 설레이며 집중하기 위해 이동하지 않고. 정중앙 메인 콘솔 바로 앞에서 낚시 의자 펼치고 앉아 기다렸다. 소리를 듣기 에는 가장 중립적인 위치이고. 어짜피 대형 스크린으로 얼굴이 다 보이니, 앞으로 가지 않고 그 자리를 고수했지만, 나중엔 좀 후회했다. 작년 스노우 패트롤 때 처럼 앞에서 사람들과 같이 떼창하고 동화됐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 뒤 쪽에선 해브 어 나이스 데이 나 메이비 투마로우, 다코타 등등의 대표적인 싱얼롱하는 노래들은 나만 열심히 따라 부르더라. 그러나 앞쪽에선 관객들이 호응도가 장난 아니었던 듯.
8시 20분 등장할 때 부터, 비가 내렸다. 3년전 그들이 펜타포트에서 공연할때도, 비가 내렸고, 관객들이 별로 없었다고 한다. 유독 여타 브리티쉬 록 밴드들에 비해 스테레오포닉스는 명성에 비해 국내 인지도는 터무니없이 빈약하다. 하지만 이날은 사람도 많았고, 잘 몰랐던 관객들도 그들의 출중한 라이브 실력과, 멋진 노래에 흠뻑 빠진듯 하다. 마지막 곡 다코타가 끝나고 대부분의 관객들의 반응은 "스테레오포닉스 랬지? 개 쩐다!!!." " 보컬 졸라 잘 생겼다" " 목소리 쩐다." 그런 분위기.. 데뷔때 부터 그들의 팬으로써.. 이제야 그들의 진가가 알려져서 내심 뿌듯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워낙 유명한 노래인 해브 어 나이스 데이는 들어봤어도. 그 노랠 부른 밴드의 음악엔 전혀 몰랐었던, 아쉬움. 라이브를 워낙 잘하기로 유명한 보컬 켈리 존스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위에 곡은 공연 중간쯤에 부른 블루지 한 노래인데. 나도 처음 들어본 노래인듯, 처음 켈리 존스의 목소리를 들으면, 쇳소리..심하게 쉰소리, 누구는 썩은 목소리 라고도..에 거부감이 들수도 있는데, 어느 순간 그 매력에 빠지면, 엄청 섹시한 목소리의 보컬이구나란 걸 느낄수 있을 것이다. 원래 쉰소리니까. 아무리 열창해도 공연의 처음과 끝이 같고, 뒤로 갈수록. 그 목소리의 매력이 더욱 물씬 나온다. 우리나라 오기전 호주 투어에서 목에 문제가 생겨 공연 하나를 취소하고 온다는 거라길래, 공연의 질이 무척 걱정됐지만, 유투브에서 볼 수 있는 다른 공연에서 만큼 열창을 했다.
다만 초반부에 컨디션이 안 좋은지,, 아님, 보컬 모니터에 뭔가 불만이 있는지. 무대 사이드의 엔지니어에게 수신호로 올리라는 제스쳐를 자주 했는데, 다른 밴드들도 공연 초반부엔 많이 그러긴 하는데, 신경이 좀 날카로워 보였음. 결국, 새 앨범의 어느 노래 끝나고 마이크 스탠드를 쓰러트렸는데, 새노래 래서 마무리가 깔끔하지 않아서 화를 낸 것도 같았다. 그러나 관객의 반응이 열정적이서 점차 판타스틱 크라우드 라는등. 올해 공연중 가장 멋진 관객이라는 둥. 칭찬을 수시로 했다. 그리고 마지막 곡 다코타가 끝나고.. 바로 횡하니 퇴장하지 않고. 환호에 웃으며 답례하며 퇴장.
작년 같은 웨일즈 출신의 영웅인 매닉 스트리트 프리쳐스의 감동에 비견되는 멋진 공연이었다.
다음 공연은 공동 헤드라이너인 일렉트로닉 DJ 스크릴렉스. 유명하다지만 잘 모름. 사실 그런 클럽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다. 감상용 음악이라기 보다 그냥 이런 축제엔 그나마 인정하는. 하지만 록페스티발의 헤드라이너라니,, 이런 음악은 한켠에 마련된 클럽 라운지만으로 족하단 생각인데, 사람들은 되게 좋아한다. 워낙 고 출력의 사운드를 뿜어내서, 습기에 눅눅한 팔뚝의 솜털도 다 털털털 일서설 기세고, 비에 젖은 귓속의 귀지가 다 떨거져 나올정도로 음향적 촉감이 대단했다. 하지만 너무 과도한 스트로빙 라이트로 인해서 눈을 제대로 뜨기가 힘들어서 30분 여만에 공연에서 벗어났다. 나는 확실히 몸으로 즐기기 위한 음악보단 감상용 음악에 맞춰져 있다. 같은 일렉트로닉이래도 DJ 쉐도우 는 무척 좋아하고 공연도 보았지만, 이런 클럽 음악은 도통 모르겠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인거겠지. 그나저나 나도 이런데 와서 내가 챙겨줄 여자가 있었음 하는 한숨어린 바램이..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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