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에 KBS2에서 방영한 X-파일 을 마지막으로 외화시리즈를 본 적이 없다. 더 어릴 때에는 많은 미국 드라마를 티비에서 해줬으니까 어떤 향수어린 추억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케이블 채널이 생기면서 더 많은 외국드라마 들이 밀물처럼 방송되었는데, 이상하게도 전혀 관심이 안 갔다. CSI나 프랜즈, 프리즌 브레이크가 유행일 때도 별 흥미가 없었다. 난 사람들이 미드. 미드 그러길래 심야에 하는 방송, 미드나잇을 줄여서 미드 라고 그러는줄 알았다. 그러니까..야한것을 말하는 줄 알았다. 그럼 일드는(yield?) 착한 방송을 말하는 것이냐..이런 미련한 놈. 


 쓰다보니 비슷한 곰탱이 같은 일화가 생각나는데, 예전에 얼마간 만나던 분이 핫요가를 다닌다고 했다. 강남거리를 걸으면서 붉은 네온 싸인으로 핫요가 간판이 많이 보였고, 나는 핫의 의미를 섹시한 으로 생각했었다. 그래서 야시시한 동작을 하거나, 야시시한 옷을 입고 하는 신종 요가인가 보다 했다. 얼마후에 나의 오해가 민망하게 풀어지긴 했지만. 간혹 나의 센스없음은 비참을 부른다. 


 어쨌거나 얼마전 지인들과의 대화중, 미드 이야기가 나왔고, 식스핏 언더를 허벌나게 강추했다. 영화에 대한 조예가 깊은 분인데. 자기는 2시간 짜리 영화가 담아낼 수 없는 어떤 묵직한 감동을. 이 식스핏 언더의 최종회 까지를 보면서 느꼈다고 했다. 그래서 궁금했다. 하지만 최종 시즌6까지.. 1시간 짜리 총 70여편의 분량이었다.(이게 맞나?) 좀 망설여졌다. 


 아무튼 제목이 시사하듯이..장의사 가족의 이야기 란다. 어쩌면 오히려 별로 흥미롭지 않은 소재로 어떻게 작품을 만들어냈는지 궁금해졌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봐도..최고의 미드 라고 칭찬이 자자했고, 그 당시 주요상을 휩쓴 유명한 작품이었다. HBO제작 이었고, 일단 시즌1, 13편을 다운받아 보았다.


 


 쭉~ 연달아 본 것은 아니고, 나름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보았다. 나름 이것도 좋은 휴식이었다. 장의사 가족의 이야기이니까. 어떤이의 죽음으로 항상 시작한다. 죽음은 언제 어디서나 불현듯 찾아온다. 삶과 죽음은 밀착해 있다. 그래서 어둡고 우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죽음이 일상이 된 가족의 세밀한 이야기들이다. 매일 자신의 삶의 고민에 힘겨워하고 가족들과 부딪히고 화해하며 살아가는 가정의 모습을 보여준다. 각자의 사연은 나름 재미와 어떤 자각을 준다.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우리네의 모습은 그 장의사 가정의 독특한 정서 구조와 사연과 다를게 없고, 오히려 삶의 문제를 생각해 보게 한다. 


 간혹, 얼굴이 함몰된 시신의 모습같은, 내겐 보기 힘든 장면이 나오나, 정서상 전혀 공포를 조장하는게 아니라서 봐줄만 하다. 오히려 둘째 아들 데이빗의 동성애 장면이 좀 오글거리게 만든다. 

 죽음을 대하는 미국의 장례문화를 통해 인간의 삶을 더욱 이해할수 있게 되는 그런 작품이었다. 앞으로 더 보게 된다면 무엇이 느껴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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