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에 CD플레이어의 가장 핵심 부품인 픽업을 교환했다. 인켈 CD 6030G 모델인데 1994년에 구입한 오디오 콤포넌트다.


 참 오래 쓴 물건이고, 그동안 트레이벨트나 전자부 판넬을 교환한적이 있다. 내겐 여전히 음악은 CD플레이어로 듣는게 더 어울리고, 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300~400 장의 음반이 쌓여져 있다. 언젠가부터 CD 인식률이 떨어지더니, 한번에 음반 2장 이상 플레이 하면, 다음 씨디를 못 읽었다. 그러다 아예 인식불가가 됐고, 이걸 어쩌지 하고 방치해 두었다. 픽업 교체 비용은 예전에 얼핏 듣기에 7~10만원 든다고 했다. 


 이 제품은 나름 고가 모델이었지만 현 중고시세는 5만원. 하지만 거진 20년째 쓰고 있는 이 물건에 애착이 많이 갔다. 


 처리해야 할 일의 상단엔 CD플레이어 고치기가 있었지만, 막상 수리할 곳을 찾아 들고 나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포탈 검색에 제품의 모델명을 치니 같은 제품의 픽업 교체기가 있었다. 정말 금쪽같은 정보였다.


 이 제품엔. 소니에서 만든 KSS-240A 란 픽업이 쓰였다. 나름 고급 픽업인데. 필립스 픽업에 비해선 내구성이 약하다고 한다. 하지만 어쨌든 19년을 썼으니, 내구성이 그리 나쁘다고 할 순 없다. 인터넷 검색하니 옥션에서 27,000 원에 이 부품을 팔고 있었다. 배송비 까지 3만원. 물건이 도착했고, 기계를 뜯어 픽업 교환을 신중하게 마쳤다. 그리고 조심스런 기분으로 전원을 넣고, CD를 넣자, 너무나 반갑게..토탈 러닝 타임이 뜨는 정상인 상태, 이 기기는 다시 생명을 얻었다. 어디 맡기는 수리비용의 절약은 물론. 혹시 다른 고장일 경우, 부품비용. 제품 다 버려야 할 처지를 막았다. 오랫동안 써오던 은근한 감성의 제공처였던 물건을 내 손으로 고쳐서 너무나 기분이 좋다. 




 고장나 떼어낸 픽업 부품.


 1994년에 샀던 오디오 시스템의 스피커는 이미 수명이 다해서, 너덜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건 재생 불가하니 그냥 버려야 한다. 


 생각해보니 오래쓴 것들의 교체가 절실한게 많다. 자동차 타이어도 네 짝 다 교체해야한다. 그동안 쓰던 미쉐린 타이어는 한 번의 빵구도 없이, 너무나 만족하며 탔다. 새로 살 타이어는 차가 노후화 됐으니 저렴한걸 쓰겠지만, 타이어는 역시 미쉐린이 짱이다.란 생각. 


 또, 중 등산화 두개의 밑창을 갈아야 한다. 비브람으로 안 해도, 창갈이는 비싸다. 그래도 새 신발을 사는 비용보단, 내 발에 최적화된 등산화를 수리하며 쓰는게 낫다. 


 어제 시골에서 김장 배추와 여러 농산물을 싣고 왔는데, (해마다 가을이면, 하게 되는 일들) 은행을 담은 비닐 자루에서 진액이 흘러나와. 뒷자리 가죽 시트와 카페트 매트를 적셨다. 그러니까. 은행 X 냄새가. 차안에서 진동을 했다. 아 망했다. 가죽 시트야 물걸레로 닦으면 상관없고. 매트는 버리고, 뭐 하나 사면 되지만. 그 냄새가 차 안에서 가시질 않는다. 


 이걸 어쩌지.. 오래쓰기는 쉬운게 아니다. 그래도 동거동락한 시간 떄문에 참 애잔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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