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LA 다저스 팀. 야구 경기를 보는 재미가 있다. 90년대 후반과 2001년 까지 박찬호를 통해서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아왔고, LA 다저스 팀은 박찬호의 전성기였기 때문에 더욱 친근하다. 요즘은 알다시피 류현진이 호투를 이어나가고 있어서, 줄곧 관심이 가는데, 오늘도 류현진은 호투 했고, 선발승은 날아갔지만, 처음부터 끝날때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는 아주 재밌는 경기를 펼쳤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다저스가 승리해서 더욱 재밌었다. 어제 16대 1의 대패를 빼고. 그제 경기와 오늘 경기,, 아니 요즘의 다저스의 경기는 마치 헐리우드 영화 같은 경기를 펼치는 것 같다. 영화의 주인공 같은 괴물 타자 야시엘 푸이그의 등장은 고액 연봉자는 즐비하지만 모래알 같은 팀의 조직력에 끈끈한 풀이 되기도 하고, 그와 동시에 부상에서 돌아온 헨리 라미레즈 라는 특급 유격수는 어슬렁 어슬렁 스타 플레이어의 기질을 확연히 보여준다. 그제 경기에선 맷 켐프는 타격이 예전같지 않다지만, 도루 두개로 3루로 진출해서 외야뜬공에 결승 득점을 올리는 걸 보면, 스타는 역시 다르구나. 리더의 기질을 여실히 보여줬다. 초반에 성적이 안 좋아서 그렇지 다저스의 면면을 보면 꽤 매력적인 팀이다. 리그 최고의 투수 커쇼, 그레인키, 류현진을 보유했고, 라미레즈, 켐프, 푸이그, 곤잘레스, 이디어.등등등 꽤 괜찮은 라인이다. 선발진에서 조쉬 베켓만 제 역할을 해줬다면, 더 좋았을텐데, 


 커쇼의 투구는 정말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 답다. 그레인키의 외모는 공포영화의 처키 같은 인상에 빈볼시비로 인한 난투극으로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 하다. 그리고 류현진, 꼴지팀 한화에서 어떤 초연한 달인의 경지를 습득한듯 하다. 또 류현진과 상대하는 리그 정상급 투수들의 플레이도 인상깊다.  샌프란시스코의 범가너와, 오늘 필라델피아의 클리프 리. 멋진 투수들을 보는건 참 즐겁다. 예전에는  페드로 마르티네즈, 랜디 존슨, 등을 보며 혀를 내둘렀는데, 요즘 투수들도 그에 못지 않다. 특히 커쇼는 야구계의 메시 정도 랄까. 


 그나저나 오늘 필라델피아의 1번 타자 마이클 영은 데뷔후 작년까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었고, 박찬호가 텍사스로 갔을때, 젋고 잘생기고 아주 잘하는 선수여서 좋아했었다. 이제 36살로 베테랑이 되었고, 얼굴도 늙은거 보니, 2000년 초반 그의 플레이가 생각났고, 세월의 격세지감이 물씬 느껴져왔다. 어느새 그 젊은 유망주가 2천 몇백 안타를 쳐낸 메이저리그 대표적인 베테랑이 된 것이다. 박찬호와 류현진 그 사이. 내 나이도 *라 먹었다. 


 나는 확실히 축구보다는 야구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뭔가, 축구가 연속적인, 소설이고 영화라면, 야구는 시 이고 사진 같은 느낌이다. 좀 더 심리적이고, 찰나의 승부 같은 면이 내 취향과 더 맞는듯 하다. 축구도 팀 전술, 전략에 따라 움직이지만 야구의 수 싸움의 묘미는 더 정교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리버풀 축구팀과 LG트윈스 야구팀을 좋아한다는 여자를 소개받은 적이 있는데, 나중에 친구가 그러던데, 그런말이 있다고 했다. 리버풀과 LG를 좋아하는 여자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왜냐면  절대 배신하지 않는 성정을 갖춘 거라고.. 성적이 어떻든 변치않는 충성심을 보여줄 거라고.. 근데 난 두산 베어스 팬 이거나 넥센을 응원하는 입장이래서 LG는 보이콧. 어쨌든 핑계. 스포츠에 적당히 관심있는 여자는 매력적이다. 기아 타이거즈나 삼성 라이온즈에 광적으로 빠져있는 여자만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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