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로맨스는 사라지고 현실의 리얼함만 남았다. 뭐 나쁘다기보다 3부작의 마지막을 진짜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끔 했다. 

 이 비포~ 시리즈는 두 남녀가 무수한 대화를 나누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비포 선셋 이후로 결혼 8년차? 인 그들은 여전히 끊임없는 대화를 나눈다. 나는 이 점이  그들이 어떤 문제에 봉착했든 가장 큰 미덕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그들은 함께 살아갈수 있는 것이고 어떠한 난관에도 곁에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청춘의 환상적인 로망스였던 비포 선라이즈(1995)는 세월에 의해 무참한 추억으로 묻혀졌지만, 시간과 공간의 예술인 영화가 담는 생의 어느 한떄를 통해 많을 걸 유추하며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들의 삶의 궤적, 실제 시간의 흐름만큼 가상의 그들 삶은 상징적으로 관계의 문제를 첨예하게 드러내 보여준다. 


 


 쉴새없이 쏟아지는 그들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화에 중간이후 잠깐 졸았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호텔방에서 줄리 델피가 상반신을 노출한 모습에 좀 놀랬다. 꺼리낌없는 아줌마의 자태가 물씬, 비포 선라이즈 에서의 줄리 델피의 몽환적인 프렌치 쉬크는 현실의 여편네로 등극. 서로 애무하다가 또 잠깐 졸았는데, 다시 깨나고 보니 둘이 싸움으로 치닫고 있었다. 아주 본질을 꿰뚫어가며 돌직구를 마구 날렸다. 좀 심각해 보였는데 난 그래도 그렇게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는 그들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남자입장에선 좀 피곤해 보이지만 그래도 그것도 사랑의 과정이 아닐까.  

 그들이 막 싸울때, 에단 호크의 퍽퍽한 얼굴을 보다 보니, 실제 부인이었던 우마 서먼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는건 영화와 삶이 그리 다르지 않다.라는 증명같기도 하다. 이런점이 다른 비포 시리즈에 비해 이 영화만의 강점인것 같다. 그래도 난 비포 선라이즈의 설렘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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