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오래된 윈도우 데스크탑 컴퓨터가 갑자기 멈췄다. 사람 나이로 치면 120살은 족히 먹었을, 그냥 자연스레 사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연식을 가진 컴퓨터였다. 일주일 전 쯤, 성적입력을 하다 저절로 훅 꺼졌고, 그 후로 다시 전원이 안 들어왔다. 파워를 5천원 주고 다른 걸로 바꿔 봤지만, 다시 전원이 들어올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메인보드나 부팅 하드디스크가 고장난것 같다. 결정을 했다. 이제 그만 이 컴퓨터를 해체하기로. 그 안에 달려 있는 세개의 하드 디스크를 뗴어 작업실의 컴퓨터에 물려 최근에 산 도시바 외장 하드에 옮겨 담았다. 500기가 두개 120기가 한개의 데이터를 옮겨 담을래니. 시간이 솔찬히 들었다. 두개의 하드 디스크의 백업을 선별해 하고, 부팅 디스크로 쓰던 웬디 500기가 하드를 물렸을 때, 잘 작동하던 컴퓨터가 윈도우로 부팅이 안 되었다. 똑같은 회사, 용량의 다른 하드는 잘 인식되고 윈도우에서 백업이 문제 없는데,, 결국 컴퓨터가 저절로 전원이 나간건 부팅 하드 디스크가 고장이 났던가, 메인보드가 죽으면서 하드 디스크 까지 죽게 만들었나 보다. 뭐 워낙 오래된 것도 있지만, 토렌트 파일의 P2P를 쓰면서 하드 디스크의 물리적 피로가 고장을 유발한 것 같다. 아 그 안에 있는 400기가 상당의 데이터를 어찌하나. 아주 중요하진 않더라도 소중한 데이터 들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그런 경우 동종 하드의 기판을 교체해 인식시켜 복구 하는 경우를 알았다. 

생산일은 6개월여 차이지만 같은 모델. 용량의 하드 디스크 여서, 정상작동하는 하드의 기판을 떼어내 고장난 하드에 이식시켜 물려 보았지만, 실패였다. 결국. 데이터 복구 업체를 검색하기 시작했고, 내 경우의 복구 비용은 평균. 15만원에서 25만원 사이였다. 명정보통신이란 이 분야 최고라는 회사의 비용은 2배 이상이었다. 미래정보기술이란 용산에 있는 업체를 방문했다. 사무실에 한명의 엔지니어가 일을 보고 있는데, 왠지 신뢰가 가는 외모였다. 좀 보더니 데이터 복구 가능하다고 했고, 예상대로 15만원의 비용을 청구했다. 


 알다시피 하드 디스크는 A/S 가 수리 개념이 아니라, 1대1 교환이다. 어느 회사고 그 안에 데이터에 대한 보상은 없다. A/S 기간안에도 고장나면 데이터는 알아서 복구하던, 버리던 해야 한다. 그러니까 대용량 하드가 고장이 나면, 그 복구 비용은 배보다 배꼽이 훨씬 커지는 꼴이 된다. 예전에 삼성 120기가 하드 두개를 샀고, 그 중 하나가 채 1년이 안되어서 고장이 나서 허무하게 데이터를 날린 기억이 있다. 갑자기 떨걱 거리는 하드 디스크 소리에 그 안에 있던 자료들은 그냥 증발한 거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 디지털 이란게 생각해보면 참 무섭다. 눈에 볼수 없는 무형의 데이터는 갑자기 아무렇지 않게 영원히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몇주전, 새로산 도시바 칸비오 데스크 2테라 외장하드에 차곡차곡 데이터를 쌓는 와중. 하드를 읽고,쓰지 않는 와중엔 더 소음과 진동이 있는게 이상해서 A/S 센터에 가져갔더니. 새로 교환해 준단다. 분명. 소위 말하는 양품이 아니었던 거다. 또 섬뜩해졌다. 이게 고장이 나버리면, 하드 디스크 몇개를 살 비용이 복구하는데 깨진다. 그래서 결정했다. 또 다른 외장 하드 디스크를 사서 통째로 백업해 놓자고, 이게 다 하드 디스크 복구 하면서 얻은 지혜랄까. 그래서 13만원에 씨게이트의 백업 플러스 2TB 제품을 샀다. 도시바 보다는 전반적으로 좋다. 판매율 1위 제품 다웠다. 

 하드 디스크 제조 업체는 WD(웨스턴 디지털. 웬디로 불림). 씨게이트. 도시바 이 세곳 뿐이다. 그래서 외장하드를 사더라도. 이 세 회사 중의 완제품을 사는게 가장 좋다. 아 프랑스 업체인 라씨 외장하드 까지.(겁내 비싸고 멋짐)


 결국, 배운것은 토렌트 이용의 p2p 사용은 하드 디스크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 같고, 꼭 그게 아니더래도 하드 디스크의 물리적 고장은 언젠가 일어나는 것이니, 평소에 안전한 곳에 백업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게 좋다는... 배보다 배꼽이 큰 망연자실의 경험을 하지 않으려면..말이다. 

 

 누구나 이렇게 쌓여져만 가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영역이 이젠 개인의 차원에서 기업의 대량 스토리지 사업으로 가는 것 같다. 클라우드 서비스도 그런 일환인 거고, 오히려 개인이 여러개의 하드 디스크를 구입하며 관리하는것 보다. 기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하는게 훨 좋을 것이다. 보안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땐, 그게 더 편리할 거다. 다음 클라우드의 50기가 서비스도 나름 유용하다. 

 이래저래 예상하지 않았던 지출을 계속 하고 있지만, 백업의 중요성을 체험했으니, 나름 디지털 세상의 값싼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한다.  

 오래된 하드 디스크에 있는 당신의 소중한 자료, 미리미리 백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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