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났지만 눈은 많이 오고 기온은 차갑다. 하지만 해는 한겨울 보다는 더욱  길어졌고 따듯한 온기가 서려있다. 나즈막한 햇살 속에 실려오는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살을 에이는 겨울 바람이 자연의 섭리 앞에서는 어찌 할 도리 없듯이 한결 부드럽게 내 볼을 휘감는다. 정말 겨울답게 추웠던 이 계절은 왕성한 푸르름의 생명력을 기약하고, 희망한다.

 자전거를 타는 즐거움은 온전한 바람을 한 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무형,무색의 에너지 속에서 나란 실체의 존재를 끊임없이 느낀다. 강한 맞 바람을 맞으며 내 얼굴에 닿은 거친 파열음을 듣는다. 바람 자체는 소리가 없다. 내가 역동하는 에너지의 흐름의 한 가운데서 존재한다는 증거이다. 실존. 이 바람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바람의 맛은 우리가 살아있다는 사실의 즐거움이다. 변화를 생각하는 모든 이는 바람을 꿈꾼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다는 바람의 속성은, 바람을 피운다. 라는 중의적인 부정성도 내포하고 있다. 내면의 바람이 우리를 일깨우기를. 간절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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