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참 재밌는 영화였다. 영화지만 남의 고통을 보며 즐거움을 얻는 건, 참 잔인한 취미고 변태적 감각인 것 같다. 이 영화는 통감각에 호소하는 영화다. 대단히 사실적인 총격전, 그 와중에 주인공들이 낭떨어지 산악에서 떨어져 바위에 튕기고 구르며 나무에 찢기고 꺽이며 만신창이가 될 때, 그 충격의 소리와 중력의 가혹함은 가상현실에 실재성을 부여해 관람자의 심신이 동참하게 한다. 


  총격전의 진수랄까. 총격전의 미학?이 가장 첨예하게 드러나는 영화다. 또다른 영화로는 '히트'가 생각나는데, 도심 총격씬의 압도적인 소리는 충격이었다. tv방송 '멋진 사나이'에서 헨리가 처음 사격할때, 실제 총소리에 놀라 겁먹던데, 그만큼 실제 총소리의 위압감을 영화 '히트'에서 잘 잡아내었다. 도시와 필드, 산에서의 총소리가 다르겠듯이, 빌딩벽들 사이로 콘크리트를 울리는 총소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영화의 처음 장면은 다큐 영상으로 UDT/네이비씰 요원들의 극악한 훈련 모습을 보여준다. 신체가 겪을수 있는 한계의 극한상황을 견디어내어 최고의 인간 병기가 된 요원들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세력의 핵심 인물을 제거하는 작전에 투입된다. 실제로 이 '레드윙' 작전은 미군 특수부대 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다고 한다. 정찰조 4명중 3명이 죽고, 한명이 극적으로 구출되는 과정. 그 와중 지원조의 치누크 헬기가 로켓탄에 피격돼 추락. 전원 사망하게 되니, 총19명의 특수전 대원들이 사망한.. 미국내에선 2005년 이 사건때문에 시끌벅적 했다고 한다. 그걸 영화로 만든것이고, 개봉하고 나서 박스오피스 1위를 했다고 한다. 



  문제의 시작은 위 상황부터다. 4명의 정찰조가 잠복중, 양치기 현지인들(노인1,아이1,청년2)에게 우연찮게 발각돼, 그들의 처리를 놓고 토론하는 상황이다. 교전수칙의 매뉴얼 대로 라면, 민간인은 죽일수 없다지만, 그냥 풀어주면 적들에게 알려지는건 시간문제. 나무에 묶어 놓고 가자와, 죽이자 까지 세가지 선택을 두고 대원들은 설전하지만, 최종 결정은 나중에 살아남게 되는 (마크 월버그)의 뜻대로 그들을 풀어준다. 아마도 이 결정은 두고두고 후회가 되었겠지만 특수부대원의 명예와 자부심으로 그들은 자만했다. 


  아무리 험준한 산악지역이고, 자신들이 최정예 요원이라도, 원주민의 신출귀몰함을 간과해선 안됐다. 궁지에 몰려 쫏기며 어떻게 저렇게 빨리 자기들을 추적할 수 있는지 놀라한다. 총격전이 시작된 후 부터는. '블랙 호크 다운' ' 에너미 라인스'를 섞은 듯한 전개가 펼쳐진다. 대원들이 죽는 몇몇 장면에선 '플래툰'의 한 장면 오마주 같기도 하고, 영웅주의적 미국 만세처럼 볼수도 있으나. 내가 보기엔 그래도 최대한 다큐적으로 연출 한 것 같다. 


  치누크 헬기의 지원 병력이..헬기 레펠 막 하기 전 지네들끼리 으쌰으쌰 하는 찰나 로켓탄에 피격 되는 장면은, 요즘 말로 웃펐다. 너무나 어이없는 순간에 개죽음 당함. 

  이 영화는 너무 정치적인 접근으로 심오하게 보기 보단, 영화의 가장 강력한 기능인 대리 체험 정도로 즐기면 좋은 거 같다. '블랙 호크 다운'이 그런것 처럼.. 어쨌든 초인적 미국 특수 부대원의 안쓰런 활약상?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간중독 (2014)  (1) 2014.08.21
비긴 어게인 (2014)  (0) 2014.08.15
아이다호 (1991)  (0) 2014.06.08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2012)  (2) 2014.06.06
요즘 본 한국영화 단평  (0) 2014.06.0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