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내게 이 레미제라블은 감동을 넘어 전율이 돋게 했다. 나의 영화 편력은 그동안 공포나 환타지 영화 그리고 뮤지컬 영화를 제외한 모든 것 이었으나 이 영화를 통해서 뮤지컬 영화의 편견을 깼다. 기존의 뮤지컬 영화 감상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이야기에 집중될라치면, 막 환타지성으로 노래부르고 춤추고..억지 과대 감정의 발산으로 인해 자연스런 감정이입,몰입이 안되었더랬었는데 이 레미제라블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와 감정에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참혹한 시대상황속에서 내일의 희망을 꿈꾸고 행동으로 현실을 변화시키는 무한한 사랑과 열정이 묵직한 감동을 자아내게 했다.. 시궁창속에 피어난 사랑의 힘. 각각의 개인이 자신을 정말 사랑하지 않으면 이렇게 나와 세상을 위한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지 못했을 것이다. 개인의 존엄심. 그것에 대한 열망과 쟁취는 결국 사람이 먼저다.란 말을 떠올리게 하고, 민주화된 선진국들의 자유.평등.박애 정신을 새삼 일깨우게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토지나 태백산맥정도가 될 듯한. 빅토르 위고의 대작 소설은. 1985년 영국에서 뮤지컬로 초연되었다고 한다. 오리지널 뮤지컬을 고스란히 영화로 옮긴 것인듯. 난 어떠한 뮤지컬 공연을 한번도 못 봤지만. 영국에서 이 뮤지컬을 보고온 친구의 말로는 영화도 무지 잘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뮤지컬 영화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두시간이 훌쩍넘는 이 영화를 볼까말까 했었는데, 안 봤더라면 정말 후회할 뻔 했다.  지금은..몇번이고 다시 보고 싶은 의욕이 솟구친다. 


 imax 관의 soundx ? 에서 봤는데 상영관이 정말 큰거 말고는 영상과 사운드의 질이 훌륭한지는 잘 모르겠다. 영등포CGV의 스타리움? 관이 아시아에서 제일 큰 관이라고 하던데..정말인가.. 화면이 너무 커서 그런지 스크린의 핀트가 조금 안 맞는 느낌이었다. 사운드도 사방에서 꽝꽝 울려주는 입체  서라운드 느낌보다는. 모노 사운드의 느낌이었다. 왕십리 아이맥스에서 본 다크나이트 라이즈와는 반대의 느낌인데. 이런 기술적 아쉬움을 빼더라도. 영상의 질과. 음악의 감동은 대단했다. 오히려 영화기술이 스펙타클의 화려함으로 치장하지 않아서 더욱 좋았다. 


 나는 앤 헤서웨이가 꽤 많이 나오는지 알았다. 비교적 초반부에 일찍 죽는게 너무 안타까웠다. 그리고 대단히 슬펐다. 연기가 쩐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원래 좋아했지만. 이쁜 외모를 넘어서는 진정한 배우였다. 머리 자른 모습을 보니..시네드 오커너와..위노나 라이더가 잠시 떠올랐다. 그리고 동공이 확장되는 새로운 비주얼 발견.. 아만다 사이프리드. 너무 아름다워서 헤벌쩍 마른침만 삼켰다. 목소리도 천상의 목소리. 집에 가면 맘마미아를 필히 찾아봐야지 하는 다짐..


 






 위 사진들은 당대 최고의 사진가 애니 레보비츠가 보그의 의뢰로 찍은 사진들이다. 사진도 역시 쩔어주신다. 


 레 미제라블 : 불쌍한 사람들


빅토르 위고의 서문 전문

사회에는 법률과 풍습으로 말미암은 처벌이 존재하여
그것(그 처벌)이 문명 속에 인위적으로 지옥을 만들어내어
신성한 운명을 불행으로 뒤얽히게 하는 한,

그리고 이 시대의 세 가지 문제,
프롤레타리아 탓으로 남자가 낙오되고, 굶주림으로 여자가 타락하고,
어둠 때문에 아이들이 비뚤어지는 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또 어떤 지역에서 사회의 질식상태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한,
다시 말해
좀 더 넓게 보아 이 지상에 무지와 비참이 있는 한,
이러한 책들이 쓸모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진교수님의 주옥같은 글. 링크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72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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