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0일 일요일에 에릭 클랩튼의 세번째 한국 공연이 열렸었다. 난 못 갔지만. 들려오는 후기를 듣자하니 당연히도 매우 좋았던 모양이다.
 이번 공연을 못 본 것이 아쉽긴 해도 살아 생전 그의 공연을 한 번은 봤다는 성취감에 만족하련다.
 내가 봤었던 2007년 서울 공연의 감흥이 떠올랐다. 그 땐 운 좋게도 제일 싼 티켓을 그 구역에서 제일 좋은 위치에 잡았었다. 근데 요번엔 그런 노하우가 안 먹힐정도로 그 구역은 이미 매진되었다.

정말 애기들부터 노인까지..가지각색의 인종..사회 전 연령층.계층들이 몰린다. 만명의 꽉 찬 체조 경기장의 모습은 장관이었다. 

 그의 나이 65세..기타의 신. 살아있는 로큰롤의 거장. 하드록의 창시자..이젠 블루스의 대가. 지미 헨드릭스와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기타리스트..아니 어느 누구나 최고라 인정하는 그 둘. 노년임에도 불구하고 활발히 활동하는 그의 모습이 아름답다.

 이번 공연에서는 에릭 혼자 1 기타로..2명의 키보디스트가 배킹을 담당했다고 한다. 2007년 공연에선 키보디스트 외로 2명의 배킹 기타가 더 있어서. 레일라도 음반 버전 그대로 풀 편성으로 해줬는데 요번 공연에선 어쿠스틱 레일라 버전으로 연주한다. 어쩌면. 에릭 혼자 기타를 치는 것이 그의 기타 연주의 진면목을 오롯히 느낄수 있어서 좋겠단 생각이 든다.
 
 
위 영상은 스마트 폰으로 촬영했을텐데 녹음이 꽤 잘 되었다. 현장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원더풀 투나잇 에릭의 대표곡인데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서정적이고 아름다워서 더욱 좋아하는듯 하다. 사실. 에릭이 이 곡을 만들때는. 노래 가사 처럼..아름다운 마음만 가지고 쓴게 아니라던데..파티를 가야하는데. 그의 부인 (패티 보이드./레일라/친구의 아내였던) 이 너무 치장하는데 시간을 보내는 바람에. 짜증을 달래는 심정으로 거실에서 기타 치며 만든곡이라 한다. 너 어떻게 꾸미든 너무 아름다우니까..이제 빨리 가자.. 라는 심정?

 처음에 이 노래를 접했을땐. 너무 심심하고..지루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이 노래의 편안함과. 진정성이? 다르게 다가온다. 가사 내용 또한. 거창한 수식이 아닌. 그냥 이야기 하듯. 귀에 쏙쏙 들어오고. 슬로우 핸드란 별명 답게. 기타 솔로 또한 절제된 감정을 보여준다. 이 노래의 관조적인 분위기는 당신 너무 아름다워요 하고 있지만..사실은.그 이면엔 결혼 생활의 현실에 직면해 관조섞인 푸념에 가깝게 들리기도 한다. 그렇게 어렵게 결혼했지만. 그다지 오래 유지하지도 못한. 사랑의 어떤 지점에서 만들어진.. 사랑노래인데.. 아름답고 달콤하게만 느껴지지 않는 매력이 있다. 에릭 클랩튼은 뭘 해도..영원한 블루스 맨 이니까..

 
레일라 어쿠스틱 버젼인데..일렉 기타로 연주하는 멋이 있다. 솔로 톤도 멋지고..
이번 공연에서 내가 부러웠던 점은..그의 또다른 명곡 Old Love 를 96년 하이드 파크 공연과 비슷하게 연주했다는데 있다. 내가 에릭 클랩튼에 결정적으로 빠지게 된..Old Love 의 퍼포먼스..


 곡이 끝나고 땡큐~만 말하는 그 간결함.. 너무 멋지다.. 뻐꾸기 남발하는 가수는 좀 본받아야 한다..만담하는 가수 제일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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