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중고로 샀었던. 기타 한대를 다시 팔았다. 이 직거래를 하면서 다시 한번 느낀건데. 내게서 물건을 사가는 사람들은..왜이리 한결같이 너무나 완벽한 구매자 들인지..참 기분좋게 물건을 팔게 된다. 내 얼굴이 신뢰감 있게 생겨서일까..ㅋ 별로..꼼꼼히 보지도 않고 선뜩 구매하는 모습에서..난 왜이리 물건을 잘 팔까.. 좋은 사람들만 만나게 될까 하는 자만심 까지 생길 정도다. 나 같은 경우는 중고 물품을 구매할 경우..매우 꼼꼼하고 신중하게 보는 편인데.. 몇번은 구매 거절도 했었고. 한번은..내 지역 쪽으로 온 판매자를 돌려 보낸 경우도 있었다. 
 
 어제는 30초반의 남자와 거래를 했었는데. 만나는 장소에 구매자가 아담한 꽃다발을 들고 나타나..참 인상깊었다. 꽃다발을 든 남자가..기타를 사러 왔다. 거의 동시에..그 꽃다발의 주인공인..그의 여친이 나타났다. 남자는 씩씩하게 여친이라고 소개했다. 얼떨결에 그 여친분과도 인사를 나누고 나는 기타 케이스를 벗겼다. 사람 많은 지하철 역 입구에서 수줍어 보이는 기타를 넘겼다. 꽃다발을 꼭 쥔 그 여친은 매우 따듯한 눈빛으로 남자의 플레이(테스트)를 지켜 보았다. 그들과 기타는 완벽해 보였다. 설레임의 공기가 감싸고 있었다.

 거래가 성사되고, 서로 기분좋게 헤어졌으나. 빈 손으로 돌아선 나는 이상한 무력감에 빠졌다. 내 손에서 마음을 담아 건네진 꽃다발이 한 번도 없었구나 라는 자각이 들었다. 내겐 아무것도 없었다..예전이나 지금이나.. 앞으로 내가 뭔가를 쥐게 된다면..그것은 너를 위한 것이다. 다 버려야 한다..

 아주 오랬만에 술을 마셨고..기분이 좋아졌다. 한밤의 음주 라이딩은 봄을 잊게 만든다. 뭐를 또 팔아볼까........나? 스펙이 무지 않좋구나..ㅜ 그래도 상태는 좋은데..어떻게 저렴하게 라도.. 중고품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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