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껴야 하는 영화들이 있다. 정황의 팩트, 연출의 의도가 어떠한지에 대한 비판적 분석 보다, 딱한 처지에 놓인 인간의 안쓰러움을 먼저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측은지심.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근본 도리이자, 가장 큰 가치라 한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자신의 생명과 자유에 대한 존중에서 우러나온다. 현대물질만능 사회의 위기는 점차 개인의 상실에서 비롯되는 타인에 대한 공감과 배려의 부족이 근본적인 듯 싶다.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 해 질 때, 우리는 점차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마음 보단 머리가 비대해진 사람들. 자신의 사리분별판단을 앞세워 논리로 위장한 이기적 자아.. '나만 아니면 돼.'의 마음이 각별한 자들. 무엇을 위해 그렇게 부정을 갖다 붙이기 할까. 

 이 영화가 일관적으로 비판 하고 있는 정부, 관료주의의 안일한 작태에 대한 공격에 양심에 찔려 영화에 대한 반감을 그렇게 표현하는지도 모르겠다. 공무원의 본질을 망각하고 철밥통의 벼슬아치로 군림하며, 돈과 권력에 사대하는 양반의식이 이 나라를 망쳐왔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란 걸.


 너무 거리두기의 시선에 익숙한 나머지 차가운 돌처럼 굳어버린 마음에 물어보자. 자기안에 갇힌 겁쟁이를 몰아내자. 정말. 안쓰럽고 화나지 않어?. 어려운 처지의 사람을 단순히 불쌍히 보는 것을 넘어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야말로 보다 높은 차원의 인간애의 실현이라고 할 수 있다. 무슨 직업을 가졌건 어떤 일을 하던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그것에서 비롯되어야 할 것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엄연한 픽션이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게 있다. 모르고 한 일 이라는 그녀의 범죄보다. 더 개탄스러운 이런 자들이 군림하는 이 나라. 무지 보다 더 큰 악은 알면서 하지 않는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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