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이상적인 부부인 톰과 제리의 근처엔 제리의 직장 동료 메리가 있다. 이 여인은 우울증과 알콜중독에 곧 깨져버릴듯한 상태다. 그녀의 외로움은 너무나 처절해. 영화 보는 내내 안쓰러웠다. 감독은 이 대비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가..잔인하게도 확실해 보인다. 가장 행복한 부부의 모습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대비..톰과 제리 부부 사이에서 메리는 더욱. 인생의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끼는듯 하다. 툭 치면 떠져버릴듯 외로움과 불안의 극치가 아슬아슬해 보인다.

 영화의 내용은 계절의 변화에 따른. 일상의 소소한 변화를 얘기 하지만.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평범한 일상의 재미가 녹록치 않다.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애원하는 어린 아이 같은 메리에게 자꾸 마음이 쓰였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왜이리 불편한 여운이 남는지..아마도 지금의 나도 조금은 그런 상태인가..안 그래도 주말에 간혹 마트를 나가면..참..쓸쓸해진다. 옷차림도 정말 추리하게 입고 나갔을땐 더욱.. 어제 저녁엔 티비 채널을 돌리다. 홈쇼핑 광고에서 뽕브라를 팔던데 멍하니 계속 보았다.

 메리와는 정 반대로 톰과 제리 부부의 아들의 여자친구는 정말 가식적으로 보여서 싫었다. (포스터 사진속 오를쪽.) 밝고 쾌할한건 좋지만. 너무 가면을 쓴것 같다.

 커플들에겐 밝은 희망을. 솔로들에겐 깊은 불안을 심어줄 영화다.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인생인가..1년의 시간 속에 인생 전체의 사유가 녹아있다.
 마이크 리 감독은 해피 고 럭키를 만들었는데 일상의 연출과 인물의 감정을 잘 파악하는듯..
 더불어 영국식 영어 듣기의 즐거움도 함께 있다.
 이것 참 좋은 영화였지만..긴장하게 만드는 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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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를 보면서 인생의 행복이란 무엇일까 란 생각을 해보게 되었는데, 아마도 나를 믿고, 허물을 감싸주고 위로와 용기를 북돋아 줄 사랑하는 부인과. 친구이자 스승을 곁에 둔 사람이 가장 행복하지 않을까 싶다. 더더욱. 사랑스런 딸들과 ..왕이라는 권위는 남자의 어떤 근본적 욕망을 자극하는 무엇이 있다. 

 왕의 부인 역활인 헬레나 본행 카터가 참 인상적 이었다. 내게는 오히려 제프리 러쉬의 역활과 연기 보다 부인의 역활에서 더욱 큰 감명을 받았다. 한 사람의 상처를 따뜻히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랑의 힘을 보았다. 진정한 사랑은 한때의 열정이 아니라. 그런거겠지.

 왕의 말더듬 도 역시 어릴적 상처에서 기원한다. 정신분석학적인 트라우마의 관점에서 원인을 이야기 하는데. 부모나 어른들의 무심한 처사들이 한 인간에게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지 각성하게 되었다. 일례로 나의 경우도. 음성 메시지에 대한 어떤 상처가. 지금까지도..전반적인 전화 통화에 대한 편하지 않음을 야기하는듯 하다.

 입시의 스트레스와 짝사랑의 예민한 감수성 속에 보냈던 고등학교 시절. 좋아하는 여자애의 삐삐에 음성 메시지를 남겼는데. 떨어서 말이 잘 안 나와 2번 실패하고 세번째 전송을 마쳤는데. 나중에 그 아이한테 들어보니..녹음이 안 됬을 줄 알았던 모든 테이크가 전송되었던 것이었다.. 그 때의 심정은 노량진 대로에 뛰어들고 싶었다.
 아마도 그때의 일이 상처로 남아 있었는지. 그 후에도 삐~ 소리와 함께 수화기에 대고 말하는 것이 공포스러울 정도였다. 이거에 대한 또 웃지못할 일화가 있긴 한데..재미난 옛 일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남겨둬야 겠다. 아무튼 그 후로 (좋아하는) 여자와 전화 통화 하는게 쉽지 않다. 또 사귈때..밤에 연인과 장시간 통화하는것도 극도로 싫어하는데 이것도 다 이유가 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다 너무 장황하게 나의 이야기를 쓰게 될 거 같아 이만 여기서 줄인다.
 
 아마 이 영화의 미덕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중 앞에 서서 연설한다는 것에 대한 공포감을 실화를 통해..콜린 퍼스의 그 심약한 연기에 정서적으로 공감과 안쓰러움..위로 등등에 이입됐을 것이다. 상처를 가진 사람이..타인의 사랑을 통해서 일어서게 되는 과정. 참 감동스럽고..따듯하다.

 최근의 나도. 대중앞에서 말문이 막히고. 진땀이 나는 경험을 했는데, 점점 익숙해지긴 하지만. 그 첫 경험의 당혹감은. 이 영화를 보면서 남의 일 같지 않단 생각이 들었다.
 생각과 표현의 일치. 그 간극이 커질수록 힘들어진다. 생각의 이상이 현실의 표현의 한계에 부딪힘 으로써 자괴감이 생긴다. 

 진정한 부부란 무엇인가..친구란 무엇인가 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영화에서 언어 치료사인 제프리 러쉬가 왕의 내밀한 개인 감정까지 치고 들어가는 부분에서 섬세한 갈등의 수위조절이 빛을 발한다. 연출이 참 적절해. 대단하진 않은 시나리오로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영국 왕실에 관한 이런 영화도 나왔으니. 이제..다이애나 비의 사망에 대한 진실어린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다. 

 개개인이 가진 컴플렉스는 그것을 집요하게 파헤쳐 보고 가슴 밑바닥으로 부터 인식했을때. 더 이상 컴플렉스가 아닐 것이다. 지난 1년간 어떤 계기를 통해 불안정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있었지만. 그것은 밑 단 부터 잘못 채워진 단추를 푼것에 불과했다. 이제는 제 자리의 단추를 채우는 것에 달렸다. 앞으로의 인생은.. 혹시 못 풀어헤친 단추가 있지나 몰라..
 그러나 지나친 솔직함은 독 이란걸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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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벡 이라는 만화가 있었다. 나는 몇몇 만화 빼고는 만화에 지속적인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잘 몰랐는데, 어느날. 친구가 전기 기타를 갑자기 샀다. 또 주변의 지인 중에 음악에 큰 관심이 없던 분이 펜더 텔레캐스터 전기 기타를 샀다. 이게 뭔일인가 싶어 뒷배경을 들어보니. 벡 이라는 일본 만화의 영향이 컸다.

 그 만화는 록 밴드를 하는 내용이었다. 만화를 통해서 음악을 상상하고. 꿈을 키우는 주인공의 노력에 많은 공감이 되었나 보다..

 그래서 다들..이 만화의 주인공처럼. 노란색 텔레캐스터 전기 기타를 샀다...주인공 처럼 손가락 끝의 아픔을 무릅쓰고 일주일간은 노력해 보지만, 대부분 기타는 방구석에 쳐박혀, 장작이 되어버리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만화에 이어 시리즈 애니메이션 까지 제작되었다. 둘 다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이상하게도..손이 안 갔다. 분명 내가 매우 좋아하는 록 밴드를 하는 이야기 였지만..일본 특유의 오타쿠적 감성이 싫었는지..너무 판타지성이라 생각했는지..흥미가 없었다.

 그러다 내게 더욱 친숙한 영화라는 장르로 개봉했는데. 나중에서야 다운받아 보았다.

 영화는 이미 만화와 애니로 히트를 친 작품답게. 제작비를 많이 들여 신경쓴 작품이었다. 만화와 애니를 안봤기 때문에 온전히 영화에 대해서만 말하자면. 긴 러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한 편의 영화에 밴드내의 갈등상황에 대한 연출이 미흡하단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과.. 기타리스트와 여동생의 사연들이..다루어 지지만. 좀 산만하고 겉돈단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주인공이 노래 부를때 마다. 반주만 나오고 몽환적인 편집으로 무음으로 처리하는데. 처음엔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 생뚱맞게 느껴지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관객의 상상에 맡겨두는. 전략인것 같다. 어느 누구의 노래던..개인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거니까..

 영화의 오프닝과 중간 부분에 레드핫 칠리 페퍼스의 음악이 나오고 마지막 엔딩에선..오아시스의 돈 룩 백 인 앵거가 흘러 나온다. 매우 탁월한 선택이고, 오리지널 노래가 영화에 흘러나온다는 것은 감동적 이었다.

 이 원작의 제목인 Beck 은 90년대에 천재 뮤지션이라 불리던..뮤지션 벡에서 따온듯 싶다. (옆사진) 지금도..다재 다능한 천재 소리 듣긴 하지만. 90년대 얼터너티브 록 시대에 혜성같이 나타나..루저 를 부르던 그의 모습에서..어떤 영감을 받았지 않나 싶다.
 외소한 체격에 연약한듯 보이는 창백한 백인 벡의 모습과.. 주인공 유키오의 모습이 겹쳐졌다. 혹은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의 모습..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주인공이 일하는 아르바이트 업체 사장이.. 수영복 입고.(수영모자와 안경까지 쓰고 ) 다양한 기타를 번갈아 들며 명곡들의 리프를 연주하는 장면이었다. 기타중의 기타..그레치의 화이트 팰콘을 든 모습은 그의 차림새와는 심각한 부조화였다. 그 기타의 뽀대는 존 프루시안테가 최고다. 
 

 기타와 음악이 주제인 영화여서 재미있게 보았지만..영화로서의 재미와 감동은 별로 받지 못했다. 

 덕분에, 영화에서 갈등과 긴장을 조성하게 되는 루씰이라고 불리는 깁슨 레스폴 기타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졌다.

역시 전기 기타에선 펜더 스트라토캐스터와. 깁슨 레스폴은 영원한 진리이다.

 나는 이미 손가락 끝이 아퍼서 고군분투하는 단계는 넘어섰기 때문에 기타가 장작이 될 일은 없지만. 영화속 수영복 입고 기타치는 사장처럼..될까..걱정이 되기도 한다. 기타가 삶의 상처를 위로해 줬다는 그의 말에 공감했기 때문에..

 이 영화와는 상관없는 실제 벡의 음악을 감상해 보자.. Beck - Lost Cause


 이 노래를 듣다보면 가수의 가창력이 중요하단 생각이 안 든다. 노래의 기술이 중요한게 아니라..음악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요즘의 가요계에선 그 기술에 너무 집착하고 있는것 같다. 본질은 포장하지 않았을때 나오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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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을 보기전에 나는 이 작가가 우리나라를 항공촬영하는 다큐멘터리를 보았었다. (우리나라를 촬영한 작품은 '하늘에서 본 대한민국'이란 사진집으로 나옴.) 이 사람의 작업을 KBS에서 동행 취재를 한 것이었는데. 이때 나는 좀 의아하고 불쾌한 생각이 들었다. 나이든, 프랑스의 한 사진 작가 한테 우리나라 정부는 막대한 지원을 해주고 있었다. 소방청 헬기 부터 육군 항공대의 블랙호크 헬기 까지..타고 그는 비무장지대 부터 제주도까지 자신의 의도 대로 날아다녔다. 그 작업다큐를 보면서 외국의 유명한 사진작가래서 융숭한 대접을 하는? 사대주의 심리가 엿보이는것 같아서 기분이 나뻤다. 그래서인지 그때는 하늘에서 본 그의 사진들이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나도 저렇게 멍석(지원)깔아주면. 그런 조형적인 사진 충분히 뽑아낼수 있다고 까지 느껴졌다.

 그때까지는 이 얀이라는 사진작가를 잘 몰랐었다. 그러나 얀의 홈 이라는 항공 다큐멘터리 작품을 보고 나서. 이 작가에 대한 편견이 깨짐을 넘어서 지구에 대해, 환경에 대한, 엄청난 감동으로 다가왔다. 
 보통 영화들의 분량인 100분 정도의 이 작품은 올 신년에 KBS에서 성우 더빙판으로 방송했었다. 그 때 후반부만 잠시 보았다가. 어제 강의실에서 몇몇 학생들과 감상했는데 추운 교실인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남은 학생들은 나처럼 큰 감동은 받은듯 싶다?. 아마도 이 감동의 원인은 여러가지 이겠지만. 작품의 형식에 있어서, 작가의 나레이션이 영상의 감동에 큰 기폭제가 된다. 그의 담담한 말속에 그의 삶, 지구, 환경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과 열정을 느낄수 있었다.


 한폭의 그림 같은 하늘에서 본 땅의 모습은 시선의 새로움을 제공해준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은 대상을 지배하고, 시선의 존재가 절대적이고 우월감에 빠지게 되는 심리가 있는데. 이 작품의 요점은 지구의 아름다움과 그 파괴의 현장을 통해. 절대적 존재로써 환경을 지배하는 인간의 우월성을 드러내기 보다. 거대한 생명체인 지구와 더불어 살아가는 작은 존재로써의 인간과 삶을 조망한다. 우리의 욕망이 불러일으킨 지구의 다양한 현장을 관조적으로 바라보고 성찰하게 하는 힘이 있다.

 과학자가 꿈이었던 그는 동물들을 관찰하기 위해 열기구를 타고 케냐의 국립공원을 여행한다. 사진은 글로 담을 수 없는 것을 기록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카메라를 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야생동물이 사라지는 변화를 보게 되었고, 급속히 변화는 지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는 서른살 이후 반평생을 인간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탐구했다. 그러한 작품은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그래도 아직은 아름다운 지구의 생소한 모습과 함께..


" 쇠고기 1Kg 생산하기 위해 석유 2L 가 들어간다. 목축산업은 모든 운송산업을 합친것 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 
 개인의 건강을 위해서라기 보다 이런 전 지구적 환경차원에서라도 육식을 자제 해야 하지만, 쉽지가 않다. 친구들과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우리 고기는 먹지 말자! 라고 발언을 하면. 나의 미각과 식욕은 급격히 고기를 원하고 있는데에서 좌절감을 느낀다.

 초반부에 우리나라의 모습도 나오는데 DMZ와 서울의 대기오염. 조선소의 모습이 보여진다.
" 이 나라의 수도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중 하나이다. "
 그리고선 네팔의 히말라야 영상을 보여준다. 슬프지만 극명한 대비다. 한 쪽 폐가 저려온다.

 모든 화면이 인상적이었지만. 이 글에서 마지막으로 하나 더 언급하자면. 유령 도시가 된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의 모습이었다. 원전에 대한 경각심을 이야기 하는데. 현재의 시의성에 그 모습은 가슴을 쳤다. 회색 아파트의 모습이..왠지 미래의 우리나라의 풍경과도 같은 그 섬뜩함.

 그렇다. 우리는 이 작품을 꼭 보고.. 충격을 받아야 한다. 그렇담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해야 할 일은? 무엇을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꼭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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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이 나오는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미군의 허무맹랑한 삽질과 미국의 야욕을 드러내 보인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허트 로커'에 비해, 정치적 견해와 전쟁의 비판의식이 훨씬 강하다. 두 영화 모두 수작이지만, 나는 좀 더 그린 존에 점수를 주고 싶다.

 이 영화의 감독은 본 시리지의 2편 3편인 본 슈프러머시 와 본 얼터메이텀의 감독인 영국 출신의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다. 제작은 워킹 타이틀에서 한 것이니, 헐리웃이 만든 미군 홍보성 영화가 아닌. 진실로 미국의 추악한 전쟁을 까발리는 영화가 되었다.

 미국은 이라크의 석유와 중동의 정치적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대량살상무기를 봉쇄하겠단 의지로 전쟁을 벌였고. 결국. 우리가 알다시피. 다 수작에 불구했다. 이 영화는 별다른 새로운 자각을 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직접적으로 이라크전에 대한 미국 수뇌부의 짓거리와 조지 부시를 조롱하는데서 희열이 있다.
 그리고 대단하지는 않지만. 감독 특유의 사실적 액션(전투씬) 또한 볼거리다. 핸드헬드 영상을 너무 과하거나 소심하지 않게 완벽하게 연출했다. 본 시리즈의 속편을, 정말 명작의 반열에 올린 감독답게. 사실적 액션과 긴장감은 탄탄하다. 아마도 감독과 맷 데이먼과의 궁합이 아주 잘 맞나 보다.

 그러나 개봉할 당시 이 영화는 별로 큰 호응을 못 받은것 같다. 비록 전쟁물 이지만. '허트 로커'는 꽤 대단한 반응을 일구어낸 것에 비하면. 감독의 명성과 배우들의 이름값에 못 미쳤다. 작품성이 전혀 떨어지진 않는다. 대중이 다 뻔히 알고 있는 내용이어서 일까. 담담하고 견해가 확실한 감독의 의도에 박수를 보낸다. 결국 어찌되었건 그 나라의 주인은 그네들이다. 프레디가 장군을 죽인 선택은. 여러모로 감독의 생각을 반영한다.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는  그들의 문화 예술적 환경이 부럽다. 언젠가는 천안함의 진실에 대한 영화가 나오겠지..그것이 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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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런 류의 영화를 매우 좋아한다. 대 자연이 나오고 인간이 고통속에서 뭔가를 성취(도달)하는 그런 영화들은 내가 행하지 못한, 가보지 못한 것들을 대리경험 하게 한다.
 이 영화는 실화이다. 그래서 더욱 2시간의 압축된 경험이라도. 감동의 폭이 크다.
 시베리아 에서 인도 까지 6500km 의 대탈주 과정을 우리는 편안한 의자에 앉아, 편집 구성된 부분을 감상하지만. 그 순간순간. 영화속 그들이 처한 고통이 내게도 전이된다. 그것이 영화의 가장 큰 힘 일 것이다. 대리경험과 감정이입을 넘어. 감각의 전이..그 고통과 안도가 내게도 전달됐다. 영화속 배고픔에 굶주린 인물들이 진흙에 빠진 사슴을 잡아 구워먹는 장면에선. 내가 다 배부를 정도였다. 

 나는 이 영화의 자연의 풍광에 눈이 시렸다. 거대한 자연 앞에 인간은 초라하지만. 그 불굴의 의지가 너무 아름답다. 그리고. 역사속 이념이 만들어낸. 인간사의 기구함도 가슴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피터 위어 라는 ' 죽은 시인의 사회' 와 '트루먼 쇼'를 만든 명 감독이다. 내 청소년기 시절. 많은 영향을 미친. '죽은 시인의 사회'의 감동은 꼭꼭. 순수라는 이름의 언저리에 묻어두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감독의 또다른 명작. '모스키토 코스트'도 추천한다. 해리슨 포드와 그의 아들로 리버 피닉스가 나오는데. 울림이 깊은 영화였다.

 이 영화 에는 개인적으로 다 좋아하는 배우들이 출연했다. 주인공인 짐 스터게스는 이미'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와 '21' 로 훈남의 이미지가 각인되었다. 에드 해리스는 말할것도 없고. 오랬만에 보는 콜린 파렐은 무식한 깡패 역을 너무나도 잘 했다. 그의 가슴팍에 그려진 문신(레닌과 스탈린)은 잔잔한 웃음을 준다. 그리고 이 영화의 홍일점..'러블리 본즈' 에 나온 그 소녀? 여배우는 대단히 아름다웠다. 꼬질하고 초췌한데도..어찌 그런 아름다움이..그녀의 투명한 파란 눈 속엔 바이칼의 호수가 담겨있는듯 하다. 정말 그쪽 지역 나라에 가면 저런 미모의 여인들이 밭갈고 있을지도 모르겠단 상상을 해본다.  

 아쉬웠던 점은. 그들이 겪은 고난에 비해 얼굴에 살이 붙어 보여서, 그 사실감이 조금은 반감되었다. 특히 주인공 야누스의 얼굴은. 꼬죄죄하고 수염만 자랐지..살이 너무 올라 보였다. 크리스천 베일 정도 되야지. 더욱 사실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초반 수용소에서 탈출할 때. 그 과정이..다 잘려나간듯 한데. 긴박함이 하나도 없었다. 어짜피 영화속 말마따라. 이 거대한 시베리아 자연 자체가 수용소이기 때문에. 철조망을 넘는 그 과정을 배제한 것인가? 영화를 보다보니 그럴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그들이 겪게 될 시련은 철조망을 넘어가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니므로..그래도 아쉽단 생각이 든다. 

 계속 걸어가는것..자유를 향해..
 이념의 상처속 회한을 풀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멀고도 먼 반평생이었다. 역사의 배회가 끝마쳤을때, 그는 비로써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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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훌륭한 예술은. 자기 자신이 선과 악의 극단에서. 파괴되어 갈때, 표출되는 어떤 예술적 행위인가..
 자신을 넘어서 예술적 성취를 이루기 위한 싸움뿐만 아니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오는 성과 권력의 정치. 엄마와 딸과의 관계..
 피나는 노력을 거쳐 훌륭한 예술가가 되어야 하고. 여자로 성장해야 하는 그 수많은 부담속에서 한 순수한 소녀가 정점을 향해 겪게 되는 다양한 심리적 반향.. 꽤나 무섭고도. 저릿하다..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는 정말 소름돋는다. 왠지 본인이 정말 정신과 치료를 받지나 않았을까 하는..그런 느낌이 들게 했다. 감독의 연출은 물론이고. 카메라 워킹은. 대단히 인상적이고 효과적이다. 한면이 전부 거울인. 댄스 연습실에서. 찍고 있는 카메라를 어떻게 안보이게 처리했을까 하는..궁금증이 든다. 

  이 영화를 보면서..당연히 강수진도 생각났고. 김연아도 생각났다.
 시기, 질투, 집착, 탐욕 그리고 욕정...이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영화의 다양한 장르적 기법으로..
 시퀀스마다 도사리고 있는 긴장과 반전, 그리고 결말.
이것은 댄스 영화가 아니면서도 몸의 예술에 가장 근접한 영화적 표현이다.


 이 아름다운 영화 포스터들..영화던 그래픽 디자인이던 확실히 그들이 몇 수 위다. 좀 여러모로 충격과 자극을 준 작품이 확실하다. 
 학창시절 매우 좋아했던 위노나 라이더의 모습을 보는 것도 그렇고..그 충격적인 비주얼이란..눈을 감게 했다. 그녀를 보면 인생 만사 새옹지마..란 말이 뇌리에 떠오른다.

 춤의 예술이야 말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예술인 것 같다. 어떠한 매개도 없이 어떠한 도움도 없이 온전히 자신의 몸으로만 말하는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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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는 94 년 4월 5일에 자택에서 엽총으로 자살한 시대의 아이콘 커트 코베인의 마지막 날들에 영감을 받아, 한 인간의 혼란스러운 내면의 모습을 보여준다. 보통의 연대기적 전기 영화와는 다르게 죽기 바로 직전의 몇 일 간의 모습들이다.
 내 삶에 있어서 커트 코베인의 영향은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10 대 후반과 20 대 중반까지 젊음의 감수성이 활활 타오를 때 이 인물은 내 가슴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의 밴드 너바나의 음악이 내 자신의 억압된 분노와 고뇌의 감성을 어느 정도 해소 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

그와 그의 음악은 나의 우상이자 꿈 이었다. 싸구려 일렉트릭 기타를 사고, 그처럼 찢어진 청바지와 플란넬 셔츠를 입고 다니는 시절이었다. 그가 죽은지 한 참 이나 지난 지금도 내 마음에 살아있다.

 사후에 그와 관련된 많은 자료들이 나왔다. 그에 관한, 전기책, 평전. 그의 원본 일기. 죽기 전 몇 일간 의 행적들..등등. 나는 보통사람보다 더 그에 관해서 매니아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많은 정보를 접하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말하는 몇일의 기록과 이야기를 더 잘 느끼고 공감할 수 있었다. 아마도 그의 삶을 알고 이 영화를 본 것과, 커트 코베인을 모르고 본 것은 관객이 영화의 느낌을 수용하는데 있어서 많은 차이를 느낄 것이다. 이 유명한, 시대의 아이콘의 마지막 모습을 그려서 인지, 아무 정보 없이 봤다면, 매우 불친절한 영화 일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잘 보여주는 단 한 가지는 혼란스럽고 황폐한 한 개인의 내면의 모습을 아주 효과적으로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첫 장면은 블레이크(커트) 가, 초록이 짙푸른 숲속을 내려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자연 속에서 마약과 유명세로 피폐한 한 인간이 유령처럼 중얼거리면서 숲속을 걷는 장면이다. 이 영화에서 사운드가 매우 큰 위치를 차지한다. 생생한 자연의 소리와 그의 중얼거리는 소리. 그의 내면의 혼란스러운 소리인 듯한.. 기괴한 일상의 소리가 중첩되고. 소리로써 내면의 감정을 그리고 있다. 감독의 매우 큰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영화예술에 있어서 사운드의 효과를 극대화 시킨 매우 좋은 반증 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동일한 시간의 다른 장면들을 보여주는 방식은 구스 반 산트 감독의 또 다른 작품들 [ 엘리펀트 ],[ 파라노이드 파크 ] 와 일맥상통한다. 이 세 영화가 감독이 실험적인 연출을 보여주는 연작 이다.

 이 영화속 인물과 이야기가 커트 코베인의 마지막 날들의 단서에 의거해 감독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숲속을 거니는 한 남자를 보기 전에 이 인물의 과거 맥락을 알고 보는 것이 이 영화를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애틀 외곽의 촌 동네에서 백인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커트는 9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이곳저곳 친척네 집과 다리 밑에서 기거하며, 신경질적이고 사회에 반항심을 가진 청년으로 자라게 된다. 미국 가정의 가장 안 좋은 대표적인 단면들인데.. 부모의 이혼과 마약의 접근, 분노의 해탈구로써. 펑크 음악이 커트를 만들어 갔다. 본조비와 건스앤로지스가 주류음악에 활개치고 있을 때. 1991년. NIRVANA 의 nevermind 가 나왔는데. 이것은 음악 뿐 만 아니라, 시대정신을 바꾸는 큰 혁명이었다. 갑작스런 성공에 커트는 더욱 과도한 마약을 하게 되었고. 94년 초 유럽 공연을 하다가 죽음직전에 까지 가는 과도한 약물 복용에서 헤어나온 후, 그의 부인인 커트니 러브 가 재활센터에 집어넣었는데 몰래 탈출한 후. 혼자 시애틀에 있는 그의 저택으로 숨어 들어와 있던 것이었다. 그의 행방불명에 그의 부인은 사립탐정을 고용했고 멀지 않아, 케이블 티비 직원이 온실 속에서 엽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쏜 커트를 발견하게 된다.

커트, 영화속 블레이크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마약 중독은 매우 큰 중요점이다. 영화 속에서는 직접 마약을 하는 장면은 나오진 않지만, 거의 모든 장면들에서 마약에 쩔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당시 커트는 상용 마약 중독자들 조차도 치사량으로 판단되는 양의 헤로인을 투약해 왔다던데, 마약으로 인해 그의 인생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한 마디로 영화속의 그는 제 정신이 아닌 것 이다. 뚜렷이 자아를 사유할 수 없이, 그저 마약에 취해 부유하는 영혼이었을 뿐이다. 마약이 그의 영혼을 파먹고 있다가 자살하기 전 영화 속 모습은 순수한 영혼의 마지막 모습을 보여준다. 마약중독의 돌이킬 수 없는 지점까지 온 그의 단 하나의 선택은 치사량의 마약을 투여하고 엽총으로 머리를 쏜 것이었다. 영화속에서는 다음날 온실에 누워있는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경찰이 옆에 서 있는 장면은, 실제 사건 사진과 너무 똑같다.

커트 코베인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 이 영화는 매우 지루할 수 있는 영화이다. 마약에 찌든 한 인간의 모습을 전후 맥락없이 보여주고 있으니 꽤 불친절할 것이다. 하지만 내게 있어선 모든 장면장면들이 하나의 시처럼 다가왔다. 자연의 색감들. 밤의 숲속의 소리와 모닥불 소리. 혼란스런 소리의 이미지들. 영확속의 벨벳 언더그라운드 음악과.. 거의 마지막..블레이크가 통기타 치며 노래 부르는 장면은 이 영화의 대미를 장식한다. 그리고 온실속에서 하늘을 쳐다보는 블레이크의 마지막 모습. 아마도 커트 코베인도 정말로 그렇지 않았을까.. 그는 무엇을 보았을까.

오랜만에 그의 MTV 언플러그드 공연을 다시 봐 본다. 금발머리와 큰 파란눈을 가진 그의 모습에 내 젊은 날의 감성과 안타까움에 대해 회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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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브 카렐과 줄리엣 비노쉬의 알콩달콩한 조합..그리고 좋은 음악과, 따듯한 가족의 풍경. 그저 마냥 웃음짓게 만드는 영화다. 그래서 기분이 안 좋을때 언제라도 보면..매우 유쾌해지는 그런 영화다. 내게 또 이런 영화들은 잭블랙의 스쿨 오브 락 과..줄리 델피의 투 데이스 인 파리..등등.(더 생각이 안난다.) 

 스티브 카렐이라는 배우는 아담 샌들러와 짐 캐리 벤 스틸러의 연장선에서 그 만의 매력을 발산한다. 4년전 아내를 잃고 세 딸을 키우는 돌싱(돌아온 싱글. 이말 나만 몰랐나.) 인 그는. 글을 쓰는 칼럼리스트 이자. 엄마의 역할 까지 하는 깐깐한 아버지이다. 그의 마음속의 공허는 한창 성장하는 딸들에게 지나친 관심과. 충고로..사사건건 딸들과 마찰을 일으킨다. 보수적이고..융통성 없는 아버지인 그는 딸들을 사랑하지만..배려하고 소통할 줄 모른다. 다만 아직 초딩인, 그러나 성숙한 막내딸만이. 아빠를 이해한다. (대단히 이쁨)

 그런 가족이. 도시 외곽의 할아버지 할머니 집으로 모든 가족이 모인다. 근데 어떤 명절이었나? 아무튼 그렇게 모인 가족들은 대단히 화목한 연휴를 즐긴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가족에 줄리엣 비노쉬가 초대되게 되는데..주인공 댄(스티브 카렐)과 우여곡절 끝에 엮이게 되는, 뭐 뻔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다. 뻔한 영화이긴 하지만..이 영화의 매력은. 영화를 보다가 놀랠 정도로..엄청 강한 튓통수 치는 반전? 이 나오고..전반적으로 유쾌한 코드 속에..주인공의 섬세한 심리 묘사를 심각하지 않게 잘 잡아내고 있다. 영화속 짧은 시간동안 따듯한 가족애와..사랑을 향하는 남녀의 다양한 심리를 그려내고 있다. 너무나 자연스럽고..부담없는 그런 영화였다. 

 어쿠스틱 기타 반주가 흘러나오는 음악은..이런 담백함에 일조한다.
 지나친 우연일지 몰라도..영화는 삶의 소소한 면과..극적인 면을 동시에 아우르면서..재미와 유쾌함을 가져다 준다. 그런 환상을 잠시나마 전염시킨다. 마치 타이레놀을 삼키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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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를 막 보기전에 기분이 상할 일이 있었다. 너무 기대가 컷던 탓일 수도 있겠다. 감독과 배우에 대한 기대. 개봉날에 보게된 설레임.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 대한 섭섭한 감정 때문에, 혼란스러워 어쩌면 이 영화의 감정에 제대로 몰입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자세한 얘기를 쓸 수 없어..내가 꼭 소심한 A혈액형 남자 같겠지만..난.엄연한 B형 남자. 영화가 끝난 후  맘에 담아 두지 않고 불편한 감정을 어필했다. 그런데 상대는 트리플 B형..흠..상대가 안된다. 별것도 아닌것 가지고 징징대는것처럼 보일까..음.그건 아니다. 자존심의 문제니까..그러니까 내 존재가 완전히 무시당한 기분..입춘이 지났건만. 내 심정은 영화 제목 그대로 만추 였다.

 그래도 영화는 잘 보았다. 전형적인 웰 메이드 작품으로써 한마디로 보고 들려주고..느끼게 해주는 뗏갈은 엄청 좋다. 배우들 또한 멋지고 아름답고..배경 도시 시애틀의 잔뜩 흐리고 안개낀 풍경은..저절로.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싶은 욕구를 일깨웠다. 심지어 중국음식점을 가고 싶기도 했다. 배우들의 영어 대사를 듣고 있자니..영어 공부에 대한 의지도 살아나고..현빈도 저렇게 잘하는데..나야.. 물론..현빈의 외모는 매우 우수함을 인정한다. TV드라마에서 보다 영화 조명은 좀 더 디테일하고 입체감을 살리니.. 그의 얼굴 골격은 아름다웠다. 현빈의 머리 스타일과..폼은..아이다호 에서의  리버 피닉스를 연상케 했다. 아마 김태용 감독 또한 요절한 리버 피닉스에 대한 오마주로써..그러지 않았을까..같은 남창 역활이고..

 이 영화의 감정의 중심은 탕웨이가 연기한 애나였다. 색계 에서와 마찬가지로..저렇게 초췌하고 초라해 보이는 데도 불구하고..아름답다..저런 내면을 발산하는 배우는 흔치 않다. 일상에서..저런. 기를 발산하는 사람을 만나기란..강남역에서 첫사랑을 우연히 알아볼 확률이려나..색계에서 탕웨이의 겨털이 하두 인상적이었다라고 하니..변태로 바라보는 시선..내가 뭘 어쨌다고..색다른걸 보는 시선의 취향은 당당해야 한다. 내게 강남역 일대의 성형수술 LED 문자 간판은 되게 색다르게 다가왔다. 제니 홀쳐의 아트가..한국에선..성형외과 광고 ( 가슴확대 490만원 ) 등에..쓰이고 있었다.

 영화 얘기가 잡설로 빠져든 만큼, 나는 이 영화의 감정의 선을 놓치고 있었다. 아니면..김태용의 감독의 연출력이..별로 시덥지 않았거나.. 사실 후자 쪽인데. 뭔가 형식적. 기술적인 면에 치중해. 배우들의 감정의 흐름이..매끄럽지 않아 보인다. 표면적으론 느끼나.. 더 깊은 공감을 느끼기가 어렵다. 물론. 탕웨이의 연기는 선방했으나..전체적인 연출이 아쉽다. 이런 점이 극명히 드러나는 장면이..마지막 장면이었다. 화면의 오른쪽엔..탕웨이가. 카페에 앉아..찻잔을 만지작 거리며..내면의 소소한 마음을 보여주는 연기를 하고 있는데.. 왼쪽 하단에는..감독을 비롯한 스탭들의 자막이..나오는..뭔가 디자인적인..멋있어보이는 화면을 연출하고 있으나..이건..완전..감독과 스탭에 대한 예의는 물론. 자신의 영화에 대한 테러 인것 같다. 뭔가 여운이 많이 남을 장면에서..그 텍스트들은..정말..산만하게 만든다..

 볼품은 있으나..시시한 영화가 되어버린..만추. 감독은 첫 감독작..가족의 탄생의 호평 이후.. 치열하게 영화를 준비하지 않은 것 같다. 뭔가 기획 상품을 내놓을려는 수고는 인정하나 영화 예술은 이런건 아닌것 같다. 흥행은 어떨까나..동행인은 좋게 봤으니..이 글은 나의 푸념이라고 쳐두자..
 공허하고 외로운 사람에게..따듯한 마음으로 다가가는 일.. 같이 옆에 있어서,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 그것 만으로도..삶은 아름답고..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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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고풍스런 영화를 보는 내내 복통에 시달렸다. 작은 악마가 내 뱃속에 들어와. 창자로 줄넘기 하는듯 했다. 이런 망할 육체의 긴장 속에서. 눈과 귀는. 필사적으로 영화에 몰두했다. 영화에 몰입되다가..주기적으로 우르르쿵쾅..하필 이런 잔잔한 영화를 볼 때. 뱃속의 쿠데타는 진행되었다.

 평소에 보던 영화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어서 좋았다. 이태리어가 나오는 이탈리아 영화. 현대판 귀족인 재벌가의 묘사는. 예전 귀족들의 모습과 별반 다를게 없다. 차분하고 건조한 듯한 연출 속에. 인물들의 내면의 자유는 철저히 응축되 어떤 긴장을 유발한다. 수려한 영상과. 배우들의 매혹적인 자태와 옷. 요리. 자연속의 빛 등. 아름다운 영상을 보여준다. 다만. 디지털이 아닌. 필름으로 촬영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밀라노와 산레모의 풍경과..집안의 가구와 벽에 걸린 그림..그리고 주인공. 틸다 스윈튼의 외모와 패션이..저절로 어떤 예술품을 감상하는듯 하다. 연출의 정서 혹은 호홉등이..주인공의 심리와 매치가 되어. 설명적인 내면 묘사가(대화 혹은 독백) 아닌. 절제되고 차분한 화면 속에서 진행된다. 그러다 주인공이 새우 요리를 먹을때나..풀밭에서 사랑을 나눌때..등에선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난 내면의 자유로운 감성이..점프컷등..환상적으로 편집되어 보여진다.

 초반부터 음악 또한. 이 영화의 품격에 한 몫을 한다. 모던 클래식 이랄까..내용을 떠나서..이 영화가 보여주고 들려주는 형식이..색다르게 다가왔다. 그 중심엔 주인공 틸다 스윈튼의 뛰어난 외모와 연기에 있다. 

 러시아 에서 이태리 재벌가로 시집온 그녀는 자신의 이름 조차도 버리고..자아 정체성은 철처히 명문가의 며느리로써..귀속된 삶을 산다. 겉으로는 고상하고 품위있어 보이나. 내면은. 공허와 일상성의 고루함으로 점철된 듯 하다. 그녀는 아들의 친구 요리사로 부터. 요리에 의한. 정신의 자유와 본능적 감각을 깨우고. 그와 함께. 자연속에서 인간의 자유를 느낀다. 꽉 막힌. 일상에서의 일탈은. 그녀에게 변화의 바람을 불러 온다. 그녀가 요리사 안토니오와 관계하고 흥분된 감정으로 집에 들어오자 마자. 화장실에서 홍조띤 얼굴로 소변 보는 장면은..그 리얼한 소리와 함께. 해방감의 희열을 가져다 준다. 주인공의 내면의 감정과 함께, 그 동안 격식차린 화면의 영화를 보던 관객에게..어떤 일종의 자유로운 감정을..가져온다. (새우 요리 먹는 장면과 함께..이 소변씬은 최고의 장면 같음.)

 그녀는 산레모 산속의 작은 집에서. 안토니오의 손에 의해 머리를 자르고. 자신의 본명인 키티쉬? 를 떠올리고. 러시아 음식을 해보이며. 평화와 안정을 찾는다. 자연과 요리 속에서 치유되는거 같은데. 그걸 알아챈 아들과 언쟁중에 아들이 우발적으로 죽는다. 그녀는 다시 슬픔과 상류층의 억압에 갇히고, 본연의 자신을 찾아. 떠나기를 결심한다. 감정의 폭발 속에서..하녀 이다의 보조적 행동(의중을 알고 짐을 재빠르게 챙겨주는) 은..더욱 강한 울림을 자아낸다. 그녀가 입은 추리닝은, 패션을 통한 혁명..으로써의 상징성이 있다. 
 

 그녀의 딸이 회화에서 사진으로 전공을 바꾸고. 동성애자임을 확인하고. 머리를 짧게 자르는 의미는 변화와 해방의 의미를 함축한다. 그녀 또한 딸에게 심정적으로 동질감을 느끼고..연대한다. 초반 할아버지 생일 만찬에. 그녀가 선물한 작품이 사진으로 드러나자..실망하는 할아버지의 모습과..사진의 초라함은..많은 느낌이 왔다.
 그녀에게 변화의 바람은. 그 겨울날 할아버지 생일 만찬에 케익을 들고 찾아온. 안토니오의 이질적 모습이었다. 다듬지 않은 수북한 수염, 자연과 요리와 함께. 소박한 꿈을 지닌 청년에게..그녀는 새 생명을 얻었다. 그러나 과연 그녀가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충분히 주인공에 감정이입하며. 영화에 몰입했지만. 어쩌면. 배부른 자의 푸념의 정서가 아닐까 의심해 본다. 먹고 사는데 걱정없고, 시간은 많지만. 자신이 평생 몰두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지 못한 사람이..겪게 되는 자아의 혼란..? 절박하지 않은 삶에서 오는 일상성의 암적인 공허. 부자든 가난하든 현재의 삶에 어떤 의미 부여로.. 임하는 자세가..중요한게 아니겠나..영화 제목 처럼. 나 자신이 사랑인..그런 삶을 살 수 있는 용기와 결단. 이 순간.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던지..그런 마음으로 하루하루..한 순간순간 살아가면 될것이다. 꽃과 벌들이 노니는 햇살속에서..마음을 열고. 만끽해보자.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다고 하지 않나. 내가 상류층으로 안 살아봐서 모르겠지만..영화속 그녀 또한..자신의 마음에 갇힌게 아닐까..평화와 안정속에선 삶은 기만당하는 것일까..자기 하기 나름이지만..내면의 발전이던 사화의 발전이던..발전과 진보는. 불안정하고. 불확신성과. 충돌에서 온다...고통속에서 변화의 조짐은 싹이 튼다.

 영화가 끝나자 마자..뱃속의 고통을 끝마치려..성급히 일어났다. 그제서야. 뱃속의 줄넘기 놀이는..진정되었다. 설날때 열심이 일한 장들의 반란인가..

p.s. 영화에 나오는 레키 가는. 섬유사업을 하는것으로 나오는데.. 나는 계속..등산과 스키용 스틱을 만드는 그 유명한 브랜드.LEKI 스틱이 계속 떠올랐다. 레키 스틱을 집고 산레모의 산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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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가신 친구 어머니 발인 날이 설날 다음날이라. 이른 저녁을 먹고. 다시 강북삼성병원으로 향했다. 가방에는 몇권의 책을 넣어들고 고즈넉한 정동길을 걸었다. 그날 따라 축축한 대기 하며 한적함에 더욱 외로워 보이는 길이었다. 3일째 고생하는 친구의 얼굴을 보고. 떡 한접시를 먹고. 다시 거리로 나왔다. 다음날 아침까지. 이 장례식장을 기점으로..시간을 보내야 했다. 다른 친구들은 몇 시간 후에나 온다고 한다. 바로 옆에 있는 극장 씨네 큐브가 생각이 났다. 축축한 도로를 가로질러..텅 빈 빌딩 속으로 들어갔다. 영화 두편이 하고 있는데..정확히 6시 45분 딱 그 시간에 시작하는. 우디 앨런 감독의 새 영화 환상의 그대를. 표를 끊고 들어가자..첫 화면이 시작했다. 매우 다행이다 싶었다. 설날 치곤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

 우디 앨런 영화 답게..대사와 상황이 너무 재미있다. 그의 대표작 이랄수 있는 애니홀 을 최근에 다시 봤는데..대단한 센스를 가진 사람이 분명하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창조한다는 일..어떤 창조에서든지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말이 많지만. 적절한 곳에 등장하는 촌철살인의 대사들은..허를 찌르는 재미도 있지만..깊은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아이러니 의 삶속에서. 뼈있는 위트. 수다스럽게 삶을 음미하는 맛이 그의 영화에는 있다. 전작 비키 크리스티나 바로셀로나 에 이어. 이 영화도. 초반부터 내심 기대가 되었다. 오랬만에 영화에서 보는 배우들의 모습도 반가웠고. 나오미 왓츠의 쏙쏙 잘 들리는 영국식 영어도..반가웠다.

 이 영화를 매우 유쾌하게 봤음에도 불구하고..마지막에 어떻게 끝났는지 기억이 안난다. 결말이 기억이 안나는 영화는. 톡특하게도..그래도 좋았다 라는 인상을 남긴다. 아마도 뻔한 서사 구조의 영화가 이끌어 가는 힘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힘 일 것이다. 생각해 보면.우디 앨런의 영화들은 개성 강하고 독특한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구조 인것도 같다. 특히나 이 영화는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그 캐럭터들이 충돌하는..재밌는 대사와. 상황들에 푹 빠져서 보게 되었다. 우디 앨런식 아메리칸 뷰티 같은 이 영화는. 사는게 뭐 다 그렇지..라는..환상과 욕망의 좌절을 위트있게 보여준다.

 나오미 왓츠의 엄마와..남편이 가장 재밌는 캐릭터 였고. 그 둘의 티격태격은..심각한 상황에서도..웃음을 유발한다. 엄마가 점쟁이에 홀려...전생과..환상등을 믿고..미신에 몰두 하는 모습은..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서양인에 대한 생각이..우리네와 다름없다는. 친근함을 보여준다. 이상하게도 나오미 왓츠도 전형적인 서양인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그 이전부터..친근한 이미지 였고..정장 입은 모습이 참 멋졌다.

 셰익스피어는 맥베스에서 "삶이란 바보가 들려주는 우화, 소음과 분노로 가득 차 있지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이야기"라고 했다. 그래서 일까. 이 영화의 의미가 잘 모르겠다..순간 순간 재미있었을 뿐..

우디 앨런 답게 그는 이 영화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와는 달라도 한 참 다르다..ㅋㅋ
“인생이란 고통스럽고 악몽 같고 무의미한 경험의 연속이죠. 행복해지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을 속이고 남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거예요. 니체, 프로이트, 유진 오닐도 그렇게 말했어요.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행복한 한 커플은 스스로를 속이고 멍청한 사람들과 어울려요. 아무튼 그게 저보다는 행복하죠.”

 영화가 끝나고..안개에 쉽싸인 설날의, 초현실적으로 보이는 도심을 걸었다. 광화문 앞은..몇몇 관광객들이 보일뿐 이었다. 집에 돌아갈 생각없이..이렇게 하염없이..시간을 보내는 것도 색달랐다. 촛불집회때 이후..다시 도시와 친해지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배회한뒤 다시 장례식장에 들어가. 친구들과 조우했다. 몇 번 도시의 공기를 음미하며..새벽 세시에 겨우 불편한 잠을 들었다. 아니 눈만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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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과 낮. 음과 양. 여자와 남자. 같은 일상속에 다를 수 밖에 없는. 두 개의 존재는. 언제 어디서건. 꾸준한 사건을 만든다. 그 균형과 조화가. 틈을 만들어, 삶이라는. 필수불가결한 공기와도 같은 조건과 맞물려 예술의 역사를 만든다. 

 꿈과 현실. 이질적인 환상의 도취는 삶이 한낮 백일몽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영화는. 주인공의 짧막한 하루 하루의 일기에 근거한다..우연찮게 현실의 삶에서 도피하게 된 화가의 타향 살이는. 꿈속의 욕망 같이..펼쳐진다. 프랑스 파리 라는 동경의 대상이 되는 도시의 무료한 일상과..만남. 홍상수 감독 특유의 리얼리즘의 영상이..인간 사는곳은 어디든 다름없다고 하는 듯 하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서로 욕망하고. 본심을 감추며 내숭을 떨고. 풀어 헤치면서..세상사 뭐 별거 있나..남자와 여자 어떻든 엮이게 마련이고. 갈구하기 마련인.. 주인공의 생뚱맞음 속..남성다움?에 녹아드는 여인들의 구차함.. 심리묘사가 오묘하게 다가왔다. 남성다움에 대해 뭔가 배운듯 하나..어쨌든 영화는 영화일 뿐.. 뭔가 글로 말하기가 어려운 영화다. 느낌으론 감이 오는데..그걸 풀어헤치기가 어려운..감성의 영화 였다. 


 프랑스 유학생으로 나오는 박은혜의 외모와 연기는 탁월했다. 위 사진속. 시퀀스가..매우 재밌었다..홍상수 영화의, 전형적인 특징인..욕망의 노골적인 힘과..그것에 수긍하는 내숭..황당하지만 끄덕이게 되는 상황. 
 초 중반 까지의 황수정의 전화 목소리 연기도..인상 깊었다. 후반부에 나오는 그녀의 연기는..뭔가 애처롭게 다가왔다. 그 희대의 우언?.." 전 최음제 인줄 알았어요.."  아직도..그 뒷통수의 후련함은..묘한 쾌감이 있다. 마르고 나이 들어 보이던데.. 저런 말을 할 정도면..얼마나 순진한 상태에서..남자에 휘달렸으면..하는 에구구 하는 심정.. 어쨌든..박은혜나 황수정이나..홍상수 영화에..꽤 어울리는 배우..
 또..북한 학생으로 나오는 이선균의..말투는..그 특유의 목소리와 함께 꽤나 매력적이다. 파리의 모습도 리얼한 화면으로 보는 것도 재밌고. 민박집의 허름한 모습이나..그림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인간 관계속의 관계의 역학. 심리적 반향. 그런걸..특유의 스타일로 보는 재미가 있다.
 뭔가 감이 오지만..말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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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를 보면. 영화에서 배우의 연기력이 얼마나 중요한지..알 수 있다. 연기의 교과서라 불러도 무방한.. 이제는 한국영화의 대표적 중견 배우인 한석규와 김혜수의 조합은..약간은 뻔한. 시나리오를. 소소한 재미를 가득 품은 영화로 만들어 놨다.
 좋은 배우는. 대사를 치는 발음이 정확하고. 목소리가 흡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면에서 한석규는. 이 영화에서 좀 느끼한 발성으로..재미를 자아낸다. 저음이 묵직히 깔려있으면서..무한한 스펙트럼의 중음대의 울림은..꽤 매력적이다..사람에 따라서..느끼하게 들릴수도 있지만..나는 한석규가..예전의 전성기 때 이후..절차부심..되게 열심히 할 뿐만 아니라. 기본기가 탄탄해..어떤 영화든..기대치 이상 한다고 생각하는데.. 크게 대박치는게 없어서..예전의 명성을 되찾기가 힘든 모양이다.

 한석규 이상으로..김혜수의 연기는..정말..그녀의 작품중..최고라 할만한 연기였다. 개인적으로 김혜수를 좋아하진 않았는데, 이 영화를 보고, 정말 대단한 배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증에 걸린..영화속 그녀의 연기는..정말..우울증의 고통이 가슴아프게 전해져 왔다. 어느정도 히스테릭한 면이..연기이상으로..그녀의 본 모습일꺼 같은..그 정도로..영화의 캐릭터에 몰입된 그녀의 연기는..아름다웠다.
 어제 친구들 모임에서..어머니가 우울증을 앓고 계신 친구의 말을 들으니., 심한 스트레스로 인한..신경 전달 물질이..전달이 안되거나 과다 분비돼서..자신의 이성적 판단과 자제력을 잃어서..자살 시도까지 하게 되는 것이라고 하던데..그랬던 친구도 있었고..김혜수의 연기를 보니..본인 자신도. 그런 경험을 했던게 연기에 녹아든것 같단 생각이 든다.

 일상적 대화 인데도..대사를 치는 배우의 능수능란한 능력에 소소한 재미가 있다. 부드럽게 흐르는 연출도..캐릭터가..배우의 연기에 의해 온전히 이끌어가는 면에 일조한다. 다만. 되게 강한 코믹 코드가 한석규가 지하실에 다시 갇히게 되는..장면인데..이것 한 장면 뿐이라는게 아쉽다. 그래서 좀 심심한 코믹 코드의 영화가 될 수 있지만..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배우들의 섬세한 연기였다.
 김혜수의 딸로 나오는 아역배우도..내공이 만만치 않아 보였고..단신의 조폭도..대사가 많진 않지만..되게 인상깊었다..  

 돈을 많이 쓴 영화보다더 이런. 비교적 저예산 영화에서. 적당한 시나리오에서 배우들이 펼쳐가는 연기력을 보는 것도. 꽤 재미가 솔솔하다. 영화의 맛은..정말..배우인것 같다..최근에 이민정과 백진희의 발견..그리고 김혜수의 재발견..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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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영 감독의 신작. 페스티발은. 섹시 코미디로써 그냥 웃고 마는 영화 라기 보다, 획일적으로 경직되고 억압된. 개개인의 성 취향과. 소통의 불능. 시대에 당당히 자신을 드러내고. 다양한 사랑의 방식을. 편견 없이 바라보자는. 메시지가 있는 것 같다.
 
 백만명이 있다면. 백만의 사랑의 방식이 있다. 우리는. 남들의 사랑과 소통의 방식이 보편적 윤리와 다르다고. 변태라고, 치부해버리는 습성이 있다. 누구나 은밀한 욕망은 있게 마련. 사회의 윤리적 가치가. 억누른 자아의 원초적 욕망을 자신이 풀어줄 때. 좀 더 자유로운 인간이 되고. 사회는 다양성으로..좀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자아의 억압은 창조력을 누르고. 경직된 사회를 만들어간다. 이해영 감독이 이런 영화를 만든 것도. 전작에 이어 사회의 소수자에 대한 따듯한 시선 때문인것 같다. 은밀하게 건강하지 못한 성적 타락으로 전락하는 이 사회에 대해, 좀 더 솔직하게. 좀 더 코믹 코드로 마음 편하게. 이야기를 해 보자고. 너의 성적 환타지는 뭐냐고..그게 그렇게 잘못된 일인가..하는 의문을 가지게 한다. 성적 창의성이 결부된 사회가 만들어 내는 욕구불만의 삶의 질 하락은 사회 구성원 모두를 좀먹게 한다. 유교의 폐단이 아직도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우리 의식에 가하는 작은 혁명이다.  

 영화는 제목인 페스티발 답게. 페티시발 적인 커플 넷이 등장한다. SM. 복장도착자. 섹스돌도착자. 남근도착자..등. 다양한 캐릭터들이..페스티발 같이 좀 산만하게..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러나 코믹적 성코드는 수시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이런 영화는 남성취향의 영화인듯.) 특히..류승범. 백진희 커플의 이야기가 제일. 재밌었는데. 이 영화의 백미는. 여고생 주(고)자해의 연기 였다. 백진희는 앞으로 대성할 배우 같음..
 엽기발랄. 여고생의 순정?은. 좀 사회적으로 원조교제라는 범위안에서 위태롭기 그지 없지만. 이 캐릭터가 가진. 풋풋한 힘으로..미소를 짓게 만든다. 다른 이야기는. 그다지 공감은 안되나, 어떤. 따듯한 시선을 느낄수 있다. 외로움. 소외의 고통에서. 갈구하는. 인간 내면의 은밀한 욕구.. 잘 모르겠지만. 타인의 취향은 존중해야 한다. 

 댜양한 커플들을 보여주어. 좀 마무리는.좀 억지스러운 면이 있긴 해도..이런 영화의 시도와 상상력을 매우 높게 본다. 시도는 좋으나 어중간한 이도 저도 아닌..코미디 영화 처럼 보일 수 있으나.. 그래도. 한국 영화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면에 기여함으로써도 이 영화는 좋다. (그런데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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