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나는 참 로드 무비를 좋아하는 것 같다. 영화를 통한 여행 자체인 로드 무비는 다른 장르의 영화 보다. 길. 혹은 인생의 사유에 좀 더 천착하는 면이 있다. 길의 여정 위에서 만나게 되는 작은 깨달음. 또는 치유. 그런 것에 의해 우리 또한 길 위에 서게 되는 건 아닐까. 

 임순례 감독의 신작인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소와 함께 여행하는 남자의 이야기 이다. 원작 소설을 영화로 각색한거라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영화 후반부에..소설에서 영화로 옮겨지는 과정의 어쩔수 없는 한계가 드러나긴 한다. 연출이 튀고 연결이 잘 안되는 문제가 아니라. 영상만으로 표현되는 비약과 상징이. 관객에게 뜬금없이 여겨지기 때문이다.

 초 중반 까지는 스트레이트한 로드 무비의 형식으로 진행되다, 후반부에 이러 이광수의 소설 '꿈' 처럼. 살짝 현실을 넘어간다. 첫번째 꿈 장면이나. 세번째. 절이 불타는 꿈 장면은 꿈 이었다는 것이 확실하나. 두번째 꿈?인. 소를 끌고 서울로 와서 종로에 있는 조계사에서 벌어지는 일은. 좀 애매모호하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기억속 망상의 늪. 혹은 과거의 상처에서 결별하지 못하고 현재를 저당잡힌
마음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일에
있어서. 남자(선호)의 사연은 필수적이다. 그래서 여자(현수)의 등장은. 당연하나. 그 둘. 아니 죽은 피터(현수의 남편) 까지, 그들의 삼각 관계는. 명료하진 않지만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세 남녀 인물들의 관계성은 마치 트뤼포의 영화 '줄앤짐' 같은 사연이 깔려 있는것 같다. 7년만에 만나는 옛 친구와 남편의 상중에. 성적인 관계를 갖으면서, 점점 알려지게 되는 그들의 관계는 삼각관계 속의 배신당한 선호를 볼 수 있고. 공효진 이란 배우의 본연의 오묘한 매력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제일 웃겼던 장면은. 그들이 다시 만나. 술을 먹고 거나하게 취해. 민박집에서 자다 깨. 또 예전의 감성으로 서로 마음을 열고. 애무하다. 갑자기..선호가.." 니가 정말 싫다." 하며 획 돌아설때. " 나도 마찬가지야 이 새끼야." 라며. 현수가 내뱉는 대사들이..정말..코믹했다. 옛 추억과. 현재의 자괴감 속에 그들은 서로 다독이며. 또 감정적으로 다투고 화해 하면서..점점 예전의 좋았던 관계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화의 줄거리>
40살 노총각. 선호는 귀향해서 부모와 농사를 지으며 시를 쓰는 사람이다. 장가 못간 아들에게 부모의 시선은 곱지 않고. 그 또한 집 구석에 붙어있기가 힘들어 진다. 아버지의 심한 구박에 못이겨 홧김에 그는 아버지가 애지중지 하는 소를 팔러 나선다. 그러면서. 이 소와 함께하는 선호의 로드무비는. 여러 사람과 만나며 일을 겪에 되는데. 7년 만에 전화가 와 만나게 되는. 옛 연인. 현수 와의 질박한 인연은. 선호의 감정 혹은 자아를 치유? 또는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된다.

 영화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 소와 함께 여행하는 이야기 이지만. 소는. 선호를 과거의 상처에 연연하는 망상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하는 여행의 동기로써..상징적이며, 불교에서의 심우도.와도 맥락이 닿아있다. 영화속 재밌는 절 이름이었던. 맙소사 를 본인이 불을 내는 꿈은. 선호의 모든 망상을 접겠다는 의지이며. 새로운 출발을 가능케한다. 실제로 맙소가 가 불타는 뉴스 장면에서..선호는 "맙소사!"를 연발하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이제는 망각 속에서. 소와 함께 새 출발하는 그들의 모습은. 평화롭고도 애틋하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난 참. 재밌게 봤다. 제일 큰 이유는 아마도.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력과. 김영필 이란 배우의 신선함..그리고 좋은 발성과 대사의 처리 였던 것 같다. 초반에 술에 취해 개 한테 시를 읊는 장면이나. 아버지한테 툴툴대는 모습이나..참..현실에 와닿는 정감어린 장면들 이었다. 조금은 아쉽지만 좋았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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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식의 전통적인 극영화를 탈피한. 시도를 매우 높게 평가한다. 페이크 다큐 라고도 할수 있고. 호스트가 없는 자유 토크쇼 같기도 한. 세대를 대표하는 여배우들의 조합은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그 수다속. 여배우들의 내면의 모습은. 다큐이던 픽션이던. 조금은 특별한 여자의 삶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이재용 감독 작품 답게. 섬세한 여성들의 세계를 잘 잡아낸 것 같다. 다큐 촬영 형식의 컨티뉴어티는 세련돼. 극의 흐름이 현장성에서 겉돌지 않으며. 여배우들의 수다에 감정이입하게 되는 뛰어난 연출을 보여준다. 여배우들을 비롯해 전 스태프들의 정치적 관계성을 보는 것도 재밌고. 패션잡지사진이란. 거품어린. 이미지를 벗어나. 위 사진 같은 여배우들만의 동질성을 확인하는 관계성과, 사진을 보는 것도. 아름답다. 그들의 웃음과 눈물. 그들의 수다속에 뛰어든거 같은. 착각에 어느새 영화는 신선한 시도라는 호평을 내게 남기며 끝났다.

P.S. 영화속에 나오는. 여자 같은 말투와 행동거지를 보이는 중년의 남자? 들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지.. 스타일리스트 인가..아님 그냥 패션계 떨거지들인가..여성형 게이? 속이 니글거리는 건 어쩔수 없다. 정신이 여성형인건 좋은데 외적으로 여성적인건..어쨋든. 보기가..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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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보고 나서, 시간이 아깝다 라는 회의와..남는게 없다. 라는 허무감이 오랬만에 들었다. 영화가 한시간 반 분량 이었으면..그냥 그려러니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무려 두시간 사십분.. 이런 런닝 타임을 가진. 영화는 보통. 명작 아니면.. 재앙. 둘 중 하나다.
 만화 원작을 본 적도 들어본적도 없기 때문에. 영화의 연출로만 전적으로 감상해도. 딱..일요일 낮 출발 비디오여행. 용 영화이다. 그 프로그램에 낚여서 보게 되었는데. 포장 잘한 영화의 소개는. 인스탄트 음식의 뒤끝과도 같다.

 내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도..먼가..명작이 될 수 있을 주제와 소재를 가지고. 졸작이 된 아쉬움 때문에 더욱 그럴것이다. 배우들의 안정적 연기와. 초짜 연출자도 아닌. 경험과. 자본력에도 불구하고. 감독이 이 영화를 이해하는. 큰.틀. 사회와 인간을 보는 세계관 이랄까..그런 것이 깊지 않은 것에서 오는. 그런척 할뿐인..졸렬함 이랄까..

 겉으로 보이는 영화는 매우 탄탄하고. 나무랄때 없지만. 작품의 깊이가 문제다. 오히려 이 영화가 말하는 인간의 선과 악..등등의 본원적인 질문은. 비즈니스맨 감독이 블록버스터 급 영화로 만들게 아니라. 이창동 감독이나 봉준호 감독등이 맡았어야 한다. 좋은 주제와 소재를 가지고. 막대한 비용을 들이고도. 이런 영화가 나왔다는 건 분명..손실이다.

 영화를 보는 동안 재미는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볼만했고. 특히 유해진의 연기가 무척 좋았다. 그러나 단순히 재미로 보여지는 영화가 아니었기에, 그 영화적 재미가. 주제의 결말에 부합되지 않고. 겉돌때. 그 유혹은 오히려 치명적이다.

 그토록 괜찮다는 원작 만화나 마음을 비우고 감상해야겠다.

그런데 좋았던 영화에 대한 글은 잘 안쓰면서 별로인 영화는 이렇게 쓰는 심리는 무얼까.  한국영화로만 치자면. 작년에 본.. 봉준호의 마더와. 임상수의 하녀를 가장 인상 깊게 봤었다. 작가 감독들의 명작들은. 쉽게 글을 못 쓰기 때문의 비겁함 일까..
 그나저나. 시라노 연애조작단 을 보니. 이민정 이란 배우의 매력을 듬뿍 알았다. 덕분에 오늘 마트 갔다가. 그녀가 광고하는 필라델피아 크림 치즈를 두팩이나 샀다. 처음 사 본 것이었는데. 듬뿍 발라서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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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의 시작 문구는 다음과 같다. " 위대한 문명은 외부의 침입에 의해 정복당하기 전에 내부로부터 먼저 붕괴된다." 

 이 영화는 인간의 문명화 역사에 대해서.. 지금의 문명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룩되어졌는지에 대한 통찰과 반성을 가지게 한다. 

 숲에서 사냥을 하며 사는 평화로운 부족 공동체는 어느날..강력한 전사로부터 공격을 받고..노예로써..도시 문명으로 끌려가게 된다. 광기와 야만의 문명으로 보이는 곳에서 제물로 바쳐질뻔한 주인공은 가까스로 다시 숲으로 탈출하게 된다. 부상을 입고..추격자로부터..절대절명의 위기속에서 하나하나 복수하며..마지막 해변까지 도망치게 된 주인공은, 또다른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범선에서 상륙하는 백인들의 모습을..십자가를 앞세운 백인 정복자들의 모습을 보며, 영화 제목인 그리스어로 '새로운 시작'을 말하는 새로운 숲으로 가족과 함께 출발한다. 

 영화 처음의 문구와 . 영화속의 광기어린 문명을 통해 보여진,, 그런 과정속에서 마지막 장면의 백인들의 상륙은. 백인들의 정복 역사에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으로 단편적으로 받아들이기 쉬우나. 알다시피 역사는 단편적인 해석과 주관에 함몰되지 않는다. 멜 깁슨 감독의 전작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 보았듯이 감독은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미개한 야만 문명을 하나님의 이름 아래 구원 하러 왔다는 단순한 논리가 아니다. 이 영화는 문명화 과정을 통한..인류 진보의 역사를 말하는데..그것은 철저히 약육강식의 논리로써..자연과 인간 간의 평화로움을 폭력과 착취. 미신과 광기 속에서 그려진다. 
 역사가 말해주듯이..백인들의 상륙은 칼과 도끼를 든 그들보다. 총으로 무장한 그들의 발달한 문명에 의해 더 큰 고난을 예고한다. 백인들의 그런 문명화 과정속에는 밀림의 그들 처럼의 야만의 역사가 있었던 것이고..좀 더 강한 문명은 다른 문명을..어떤식으로든 착취해 간다. 그것이 우리 인류 역사의 본질 이었다. 좀 더 강한것이 살아남는다는..자연과 평화. 공존의 가치는. 문명화 과정이라는 자연의 파괴 속에서 인간성은 말살되었다. 



 이 영화를 보기전 아무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초반엔..이 밀림속의 부족이..호주 원주민을 묘사한것인줄 알았다. 멜 깁슨이 호주인 이래서 단순히 생각했지만..주인공 부족이..노예로 끌려가면서 도시 문명을 보아하니..호주가 아닌. 중남미 문명이겠구나 그때서야 생각이 들었다. 영화속 문명은 15세기 마야 문명을 묘사한 것이라 한다. 중남미 역사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잉카, 아즈텍 , 마야 문명등은 학창시절 세계사 시간에 이름만 들은 기억이 나긴 한다. 영화속 언어도. 영어가 아닌. 마야어 이다. 마야 문명은 스페인 정복자에게 철저히 파괴되어..지금의 남미가 되었다. 카톨릭과 에스파뇰로 대표되는..
 강인한 밀림속 전사의 용맹은. 초록 들판의 축구공을 잘 다루는 나라들로 대표되는..그런 곳으로 문명은 진행되었다. 

 멜 깁슨이 말하고 싶은 것은, 역사속의 한 단면을 들여다 보면서 . 문명화란 이름으로, 자연의 파괴와 비 인간성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밀림속의 평화로운 부족 마을은. 도시 문명의 노예로 팔려나가고..건물을 짓기 위한. 노동으로 혹사당하고..미신의 제물로 바쳐친다. 인간의 사회화, 도시화 속에서..정치와..계급이 생겨나며..억압과 착취의 구조가 생겨난다. 미신은 사람을 광기로 몰아넣으며, 인간성을 상실하게 된다. 그것이 다 자급자족적 자연의, 생활의 파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주인공의 수난을 보면서. 인간의 역사에 대해 착잡함을 느끼게 된다. 살아남은 가족과 함께. 새로운 숲을 찾아 떠나는 마지막 장면은..우리의 역사를 상기시키게 한다. 왜 우리는 이런 과정 속에 살아야 하나..그것이 인간 유전자의 본능이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대단한 스펙타클함을 보여준다. 철저한 고증은. 정말 마야문명속에 들어간듯 하고. 사실적인 액션씬은. 주인공이 처한 극한 상황을 더욱 생생하게 만든다..쫒고 쫒기는 사투는, 극적 긴장과 재미를 자아내며. 주인공에 충분한 감정이입으로 몰아간다. 
 전작인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와 마찬가지로..이 영화 또한 많은 논란과 해석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오히려 그러한 점이..2시간여의 영화가 만들어낼수 있는.영화 예술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충분히 이 영화는 값어치 있는 것이었다. 재미도 있고. 생각거리도 남긴다. 약육강식과 그 힘의 세계는 영원하지 않고 스스로 무너진다는 진리를..다시 한번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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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데이빗 핀처 감독은 연출의 귀재다.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인터넷 비즈니스의 실화를, 영화적으로 잘 그려내었다. 전작들인 파이트 클럽이나. 조디악.등등에서의 치밀함은 잘 못느꼈으나..뻔한 이야기이고 2시간의 긴 분량에도 불구하고..지루함이 전혀 없었다. 초반에 교차 편집이 조금 헷갈렸지만..영화가 진행될수록 이러한 방식이 영화를 더욱 흡인력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써..감독이나 작가의 객관적인 시각을 읽어낼 수 있어서 좋았다. 선.악 구도가 아니라..그 가상 세계를 창조한 인물들의 갈등과 이해관계. 한 인간의 내면의 컴플렉스가 만들어낸..가공할 부의 축적등..에서 오는 부러움과 연민의 감정들이..오묘하게 섞여서. 다가온다.

 마지막 장면에서..주인공이..옛 여친의 페이스북 사진을 보며..상념에 빠지는 모습은 이 영화의 많은 것들을 상징한다. 여자한테 차이고..인기없음에 대한.컴플렉스를. 그는 인터넷 사업으로 큰 부와 인기를 얻게 되지만. 그에게 정말 남는건..무엇일까..채워질수 없는 상실의 공허..  친구와의 우정과 신뢰의 파탄. 지적재산권의 도덕적 윤리관. 그 모든걸. 한 재수 없었던 천재 학생의 내면의 결핍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마지막의 그 장면에서 법률회사 인턴여사원이 주인공을 바라보는..눈빛과 태도가..참 많은걸 느끼게 해준다. 억만장자가 된 그이지만. 그 이상의 인간적 가치를 상실한 것이다. 참 부럽고도..불쌍한 양가적 입장이다.

 냅스터의 창시자로 나오는 배우가 저스틴 팀버레이크 를 꽤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바로 그 였다. 그리고 잘생긴 동업자로 나오는 배우는 영화 보이 에 나왔던 사람같다..잘 생기고 호감가는 인물로..그가 주인공한테 배신당하고 분노하는 장면에선..꽤..감정이입이 되었다. 쌍둥이 조정 선수는..전형적인 밥맛없는 미국인 같은..말투와..외모였고.. 동양여자를 이상한 성격의 그루피로 나오는 것은. 서구사회의 뿌리갚은 인종적 고정관념인듯 싶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무릎팍 도사에 나온 안철수 교수가 생각났다...우리나라엔 안철수 같은 인물이 있다고..페이스북. 그거 *까라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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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래에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인 다이라 아즈코의 단편 소설집 '멋진 하루'를 읽었다. 

 작년에 우연히 별 기대없이 보게된 이 영화는 너무나 좋았고, 그 땐 몰랐는데. 원작 소설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윤기 김독의 완전한 창작물로의 감탄할 신화는 깨졌지만, 대신 더욱 탄복할 연출력을 맛보게 됐고, 원작 소설을 읽을 재미를 갖게 되었으니..수용자 입장에선 매우 행복하다.

 영화와 소설..각각 장점이 있다. 단점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멋진 하루는 완벽한 영화와..완벽한 단편 소설 이었다. 

 소설의 장점은. 주인공 여자의 내면 심리가. 단편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세밀하고 깔끔하게 묘사되고 있다. 영화에서는 제 삼자(카메라의 시선)에서 그 둘('이하통칭 희수 와 병운)의 관계를 공평하게 관찰하고 있지만.(조금은 여주인공 쪽이긴 하다.) 소설은 철저히 나(여주인공,희수 .)의 시점이다. 희수의 배경이 묘사되고. 병운과의 관계(플래쉬백), 속마음도 묘사된다. 그러나 영화에선. 그런 설명적 묘사 없이..주인공들이 만나고 부딪히는 사건에서 그 둘의 관계를 유추하고 과거를 추측하고. 심리를 투사하게 된다. 오히려 그러한 점이..관객 입장에선. 자기와 동일시 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우리 주변엔 희수(지극히 현실적인)와 병운(철없는 순수함) 같은 사람이 널려 있으니까.. 각각의 삶의 체험.(연애와 실연) 에 따라 제각각 수용되는 감흥이 남다를 것이다. 소설속의 내면 묘사는 두 배우의 탁월한 연기력으로 커버가 된다. 특히 전도연의 역활은..관객의 현실의, 체험적 감정이입에 매우 동화되고. 하정우의 역활은 이상의, 희화적 재미에 빠져들게 된다.

 또 영화가 소설보다 좀 더 좋았던 점은. 마지막 에서 였다. 결말의 처리가 다른데. 소설은 좀 더 밝게 끝나지만. 병운이 부인과의 저녁약속으로 레스토랑을 들어가는 장면..으로,,,  영화는 갈 때 없는 신세인 병운의 모습을 씁슬하게 보여준다. 근데 그 희수의 마지막 미소..가..소설속 파안대소 보다는.. 좀 더 여운이 많이 남는다.. 전도연이 연기한 그 표정은..이 영화의 전체를 함축하는 의미심장한 미소였다. 그 날 하루. 현실적 이해타산이 빠른 희수는 대가없는 선물(마늘즙)과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얻었다. 

 병운의 삶은 누구나 봐도 대책없는 푼수와도 같은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절망과. 회의..자괴감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어떠한 상황에도. 밝고 긍정적이며. 사람을 상대할때. 진심으로 대한다. 타인에게 배려와 친철이 몸에 밴 사람이고, 자기를 통해서 상대를 돋보이게 한다. '나' 라는 자의식이 관계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마음의 모든 촛점이 맞춰져있다.
 그의 캐릭터는 한심하기 그지없으나,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순간순간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보여준다.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병운의 사소한 행동과 눈빛은, 문학,철학에서 말하는 초인과 다름없어 보인다. 돈에 찌들어 각박한 우리 현실의 삶에서 병운의 캐릭터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돈이 매개된 관계이지만. 돈이 서로의 관계를 침해하거나 억압하지 않는다. 관계의 본질은 그저 서로에 대한 마음씀이다. 그 순간의 진정한 마음씀이 삶이고 행복이다. 그래서 희수는 마지막에 그런 웃음을 지은게 아닐까..병운을 통해서 자신의 과거를 조금은 긍정하게 되는 희망과, 용기를 얻었다고 할까.
 타인과의 신뢰는 가치판단을 하지 않는 것이며 배려와 관심이 삶을 풍족하게 만든다든 것. 그러나 돈이 없으면..어쨋거나 위태롭다는 것이..딜레마 이긴 해도 이 영화는 현실의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삶의 조건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긍정적 태도와 서로 같이 하면 이루어 낼 수 있다는 메시지등..두 시간 동안의 로드무비에서 우리는 멋진 하루를 만껏 느낄 수 있다.

 희수가 병운과의 하루를 통해서..뭔가를 느꼈듯이..우리 또한 미소를 지어 보여야 한다.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우리는 미소를 짖게 만들 일을 행하고 있는가...

 영화 내내 하정우의 연기는 매우 유쾌하다. 초반 그 중년 여회장한테..애교 떠는 모습은..이 병운의 캐릭터에 거부할 수 없는 빠져듬을 유발한다. 희수의 차 안에 있던 카카오 99%를 선물하는 모습이란..
그리고 전도연의 퉁퉁거리는 까칠한 매력은, 나도 모르게 어루만져주고 싶게끔 한다. 희수가 지하철 2호선안에서 울음을 터트릴 때..공감은 아니더라도 이해는 하게 된다. 충분히..

 이윤기 감독 작품 답게..세심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처음 롱 테이크도 좋았고..사운드의 세심함도 좋다. 더더욱. 희뿌연 스모그의 겨울. 거의 현실 그대로인 서울의 모습이. 마음에 든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공간에서의 삶과 사랑. 상실의 감정이 어떠한 영상의 화려한 기교 없이 보여지는게 좋다.

p.s. 근데 내가 남자래서 그런지 아님 철없어서 그런지..(아마 둘다) 너무 병운의 캐릭터에 가치 부여를 한건지도 모르겠다. 한심한건 분명한데.. 여자가 볼때는 뭐 저딴 자식이 다 있냐..며..일말의 긍정적 가치도 안 보려 할지도..사람마다 다르겠지만..마지막 희수의 웃음도 사람마다 다 제각각 받아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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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창작물을 실랄하게 비판하는 것은. 자신의 가치관,예술관에 반하는 것이어서가 아니라, 그것이 대중에게 미치는 일말의 안좋은 영향 때문이다. 특히 영화 라는 환상 산업은. 사회의 잘못된 헤게모니를 이끌 여지가 크기 때문에. 비판의 눈초리를 잃지 않아야 한다. 아름다운 배우의 백치미에 콩깍지를 벗겨내야 한다. 

 이 영화 단지 신민아 때문에 꾸우욱 참고 끝까지 다봤다. 뭐 이런 *같은 영화가 다 있는지..김태우, *지훈은 *신이니까, 그렇다 쳐도..신민아는 영화를..잘 골랐음 좋겠다. 기억도 안나는 '마들렌'이라는 영화는 어렸을 때니까 그렇다쳐도..현재 연예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그녀는. 좀 시나리오를 보는 안목을 키웠음. 그럼 한국영화 발전에 더욱 이바지 할텐데. 그래도 '마들렌'은 이 영화에 비해선 양호했다. 

 각본과 감독이 여자 이름이던데, 저질 순정만화를 많이 보신듯 하다. 살다보면. 좋은것만 취할수 있나.. 가끔 저질. 추악한것도 봐줘야 고질의 의미와 미의 가치도 드러나는 법이다. 

 유부녀의 불륜을. 알록달록 이쁜 포장지로 감싼다고 해서 그것이 사랑이 될까. 사랑의 환상성이 심어질까.
 신민아의 캐릭터는 몸만 컸지. 유아기적. 정신계를 못 벗어난. 나르시스적 인물이다. 그냥 동네 형(오빠)과. 소꿉장난하며 지내다 사타구니 거뭇튀튀해 졌을 때 소꿉장난 하듯 결혼해서 사는 커플에게 사랑은 무엇일까. 영화속 누구의 대사처럼..밤일은 될까.. 
 그런 팬시적 삶을 사는 부부에게.. 3류순정만화 같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얘 또한 심히 거북살 스럽다. .일단 영화속 배역을 떠나서. 사람의 눈빛이 죽었다. 배우라는게 캐릭터를 통해서. 자신의 (가짜) 기의 발산인데..얘는 뭐 이도 저도 아닌 총체적 부실이다. 발성도 안 되있고, 얼굴에 드러나는 빛도 없다. 

 문제의 장면은 신민아와 *지훈의 만남에서 시작한다. 우연찮게(작위적) 갤러리의 벽 틈에 몰래 들어가게 된 그들은. 강렬한 햇살 속에서..서로의 몸을 탐한다. 더 이상 보여주진 않았지만 섹스했다?.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인 편집(생략)으로 행위의 진실을 환상성으로 도치한다. 그런 면에서 셀카류의 야동은 진실하다.)  신민아의 가슴굴곡에 눈이 좀 풀렸지만. 이내 곳..뭐 저런. 무뇌아가 다 있나..라는 생각과. 감독의 작위적.의도나 의미가 참 거북했다. 그런 일탈의 로망은 남.녀 누구나 내면 깊숙한 욕망에 있다고 치자..환상을 심어주는 영화니까..그럴수 있다..헌데..그러구..남편한테, 그 사실을 순진무구하게 한 순간의 충동이었다고 고백하는 상황은..헐..더 병신 같은 남편의 반응..또..남편이 회사를 그만두고..다 정리하고 나와서..부인한테 그제서야..결과만 통보하는 상황도..너무 현실성이 없다. 그런 삶의 중대사를..그냥 말 한마디 통보로.툭 말하다니..감독은..참 쿨 한걸 좋아하나 보다..그냥 뭐 하면 하는 스타일? 

 그 뒤 영화의 전개는..참 다시 생각하기 뭣하게...심히 짜증나는데, 법정 드라마 '사랑과 전쟁'의 동화같은 무뇌아 버전이다. 이쁜 집과..너무 오버스럽게 들어오는 채광. 멋진 그릇 속의 요리. 조건 좋은 남자의 야구 동호회. 거울속 자기몸을 바라보며, 완벽하다. 라 뇌까리는..이쁜 여자.. 좋아보이긴 한다..여자들의 로망을 자극하는 걸로 가득이다. 그러나 그런 것도 엄연한 불륜,간통을 미화시키지 못한다. 마음의 반향과. 심리가 있지 않고..껍데기만 가득하다. 속이 심히 느글거린다.
 *지훈이 하는 짓거리나..김태우의 병신 같은 반응. 신민아의 아무것도 모른다의 순진한 표정..신민아가 임신한 사실을 공개할때의 그 엄청난..시퀀스..그리고 요리 평론가들의..그 가식적 표정과 말들..또 포토그래퍼 친구의 개념없음..다 똥덩어리를 던지고 싶은 욕구가 치밀어 오른다.
 이런 한국 영화가 있다는게 왜 이리 부끄러운지..

 감독이 안 봐도..훤하게 된장녀 인데..무슨 정신으로 이런 영화가 제작되어 개봉까지 했는지..참..한국 영화계의 필터링은 제대로 작동되어야 한다. 그만큼 사회의 욕망이..건강하지 않다는 신호이다. 건강하지 않은 사회의 구성원이 많다는 신호이자.. 나쁜 바이러스를 퍼트리는..병자 들이다..포르노나..순수한? 셀카 보다도..더욱 나쁘다.

 섹스가 팔리는 사회. 공중파 TV에서 중학생들이 팬티(핫팬츠)입고. 엉덩이 흔들어대며, 푸쉬 베이비 푸시..라고 노래하는 사회..에서 결혼과 섹스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는 것은. 이 저속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마르크스를 끊임없이 짝사랑 하는 것일 게다. 그러나 그것은 무의미 하지 않다. 중요하다. 결혼의 서약을 잊지 말고. 서로 신뢰의 관계로써..사랑해야 한다. 일부일처제가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오랜 역사속에서 이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일지라도..우리는 1+1=1 이라는 내 생명의 탄생, 존재를 망각해선 안된다. 

 가끔 술자리에서 미혼의 친구들과 그런 이야기를 하다보면..결혼 후. 외도를 할 수 있냐 없냐 라는 서로의 의견을 듣게 되는데..다들 각양각색이지만..나는 위에 말했듯.. 결혼 서약의 의미에 되돌아가자 주의다. 사랑하는 타인과(가정의) 최소한의 신뢰.서약이 마음에 자리잡지 못하면..이 욕망의 사회에서 어떻게 버텨 나갈것인가..자기 철학과 신념이 없다면..시스템에 휘둘린다.

 어제 한달 전에 결혼한 친구를 만났는데..사랑이 부재한 거래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냥 누구나 그렇게 살아가는데..나만 유별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일 불행한 사람은 죽을때 까지 진정으로 사랑하는사람을 못 만나고 죽는 경우 일 것이다..거래가 아닌 사랑을 위해서 분발하자..

 영화가 하도 잡스러워서..생각도..잡끼가 낀다..이것이 무섭다. 영화의 화려함에 뭉퉁그려진 이 역겨움이여..간만에 저질 환타지성 영화를 보니.. 켄 로치의 신작 영화가 무지 땡겼다. 
 '아내가 결혼했다'의 원작 소설을 읽을땐..참 나름 공감??? 하며 읽었는데..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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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리나 졸리 란 배우를 진정으로 좋아하게 된 계기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체인질링'에서였다. 그녀의 연기 덕에..가슴으로 울었고. 한층 성숙되고 고양된 감정을 가졌었다. 
 
 영화에서 배우의 힘은 강렬하다. 타인의 인생경험을 대중에게 선사하는 일. 그것은 말 그대로..하늘에서 빛나는 별과 같다. 각각의 별들은 삶의 지침과도 같다. 영화속에서나..사적인 생활에서나..그들의 영향략은 하늘에 떠있는 행성(무엇이라 불러도 무방한) 과도 같다.

 최근에 자녀들을 데리고 영화 홍보차 한국을 찾은 그녀는 배우와 아이의 엄마. 여전사의 이미지와. 부드러운 여성 이미지를 동시에 공존한 아름다움을 보여줬다.

 평소에 쎈 여성 이미지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안젤리나 졸리 만큼은 예외다. 그녀가 영화계와. 대중에 확실히 각인되 계기는 위노나 라이더 와 연기한 " 처음 만나는 자유 ' 에서 였다. 이 영화를 통해 그녀 자신의 삶속의 방황과도 같은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영화배우인 아버지를 둔 그녀의 유년의 삶은 평범하지 않았으라 짐작되고. 부친과의 갈등. 남성편력.여러번의 이혼. 거칠고 독특한 취향등.)

 이 작품 지아는 ' 처음 만나는 자유 ' 바로 앞서. 안젤리나 졸리의 확실한 데뷔작 이랄수 있다. (TV용 영화 이긴 해도), 80년대 짧고 화려하게 패션 모델로 활동하다 마약과 에이즈로 죽어간 여성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24살의 졸리의 거침없는 모습은. 실존인물을 넘어서..자신의 삶을 그대로 표현하는듯 하다. 화면속의 졸리의 모습은 너무 에너지가 강렬해. 흩어질 빛과 색의 환영이 아니라. 영원히 응축된 기의 현현으로 보인다.

 80년대는 에이즈의 공포가 서구사회에서 처음 출현해..만연한 사회였다. 지아라는 인물은 그 당시 초기 에이즈 환자였고. 첫 여성 에이즈 환자였다. 영화속에서도 묘사되듯. 전염병.혹사병 인 것처럼. 의료진의 복장이나. 사람들의 태도가..극명하다.
 지아는 레즈비언 이었다. 첫 촬영현장에서 만난.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첫눈에 반하게 되는데. 그 둘의 사랑은 대단히 아름답다. 심리적으로나..외적으로..부서지기 쉬운 아슬아슬한 감정을 잘 보여준다. 졸리가 연기한 지아라는 인물은 삶(감정)의 극단에서. 줄타기 하듯 자신을 몰아간다. 일찍이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그녀는 독특하고 대범한 끼로, 패션모델로써. 꿈?을 이루지만. 그것은 동시에 타락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항상 성공과 함께 따라다니는 마약.. 어쩌면 감정이 예민한 사람들의 극단의 도피처가 마약인것 같다.

 이 실제 인물 지아의 삶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넘어서..안젤리나 졸리는 그 실존 인물을 새롭게 부활해냈다. 실제 인물의 다큐멘터리 작품들이 있다는데..그것과는 별개로..안젤리나 졸리만이 가진 이미지의 힘이 있다. 그 이미지가 점점 강렬해져서, 좋고 싫다의 분별이 사라지고. 그냥 마음에 침식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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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를 볼 생각은 없었으나, 평소에 영화를 잘 안 보는, 영화를 전공했던 친구가. 난생 처음으로 영화를~ '아저씨'를 보자고 그랬다. 나는 의아해서..왜? 하고 똘망똘망한 의문을 날렸더니..대뜸..원빈이 멋있대. 여자들이 뻑간데..그의 대답이 벙쪘지만 3초도 안돼 난 깨달았다. 원빈을 보고 느끼는 바가 많을거라는 예상이 번뜩 뇌리를 스쳤다. 

 아 많이 느꼈다. 극장을 나서면서, 어린애 마냥 정신적 희열에, 몸은 원빈에게 전이된듯 순간동작과 근육의 힘은 더 쎄진듯하고, 왠지 상상훈련만으로도 싸움을 잘 할 거 같은 기분이었다. 목소리 톤 또한 원빈의 그것처럼. 낮게 깔리는 저음을 흉내내고, 상처를 안은 자의 그 슬픔과 분노의 눈빛..을 마음으로라도 체득하려 꾹꾹 눌러 담았다..ㅎㅎ 이 평범한 자의 비루함이여..

 영화의 구조나 전개는 색다르지 않다. 어쩌면 진부한 액션 느와르 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뻔한 껍데기 안에, 주인공. 아저씨 원빈의 액션씬들은. 가히, 전 세계 영화사상..가장. 미학적이고 숭고하다. 액션의 대가들.. 브루스 리. 스티븐 시걸. 이연걸. 성룡. 옹박, 홍콩 느와르..등의 나름 독특한 액션씬들과 비교 자체가 불과한 사실적 액션은.. 본 아이덴티티 시리즈의 특수요원인 맷 데이먼의 사실적 액션과도 비슷하나.. 내가 보기엔 아저씨의 원빈이 한 수 위다. 

 국내 영화에선 류승완 감독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의 액션이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고..이어서. '올드 보이'의 복도 도끼씬 등..나름 개성강한 굵직한 액션씬을 보여줬다면. 이 원빈의 액션씬들은. 인간이 가진 원초적 분노를 사실적인 액션으로 승화하여,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대리경험희열) 를 미학적으로 선사한다. 원빈의 동작 하나하나가..아름답다. 총을 쏘는 폼. 탄창을 갈아끼우는 동작. 달리는 모습..등등 세세한 부분까지. 완벽해 보인다. 무술은 춤의 예술을 본는듯 하고, 원빈 자체는 하나의 완벽한 조각품을 보는듯하다. 그 살아있는 조각의 눈빛은 또 얼마나 삶의 서사가 농축되 있는지.. 아름답다.. 그의 손 조차도 잘 생겼다.. 여자들이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분석 차원에서 보러 갔다가..내가 빠져버렸다. 이 영화 이전에도 좋은 배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슴같은 눈을 가진 그는 심금을 울린다.

 이 영화의 주제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의 전달 방식이 좋다. 의도적으로 주제를 심거나..전달하지 않은 점이 마음에 든다. 타인의 삶..불행. 에 원하지 않게 참여하게된..단지 옆집 아저씨의 고군분투 응징기 인데, 그 과정자체에서..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옆집 사람도 모르고 살고..타인이 공공장소에서 당하는 폭력에도 눈 감아버리는 현실에서.. 아저씨 원빈의 행동은 영화라지만 의미심장하다. 물리적 타격을 가하는 액션만이 아니라..사회의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참담한 부조리를 우리는 외면해선 안된다. 

 영화속 전개에 자연스레 주제가 녹아있는 방식은..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과 대비된다. '달콤한 인생' 같은 경우. 순간 마음이 흔들리는 남자의 내면을 잘 포착했지만, 영화 앞 뒤로 선승들의 이야기나..홍콩 느와르 적인 표면성에(마지막 에릭의 등장은 아비정전을 따라한듯) 감독(작가)가 억지로..주제나 의식을 끼워넣는다 면.. '아저씨'는 그런 점에서 탁월하다. 주인공의 생생한(매력) 캐릭터가 가진 힘이 진부한 서사를 넘어서 이끌어 가는 면이 대단하다.

 몇년전 이슈가 되었던 수작. '추격자'의 성공의 연장선에 있는 액션 느와르 라고 할 수 있는데, '추격자'의 경우. 영화적으로 완벽하지만..감성,감정적으론 매우 불쾌한 영화였다. 특히..여성관객들한테는 충격과 공포를 심어주는..그래서 흥행면에서..더 할 수 있는데도..안 된 점이 있었다. 이 영화의 감독과 제작자들은..이런 점을 다 여성의 구미에 맞게..더 나아가 남성관객들 조차도..반하게 만들었다.
 전직 특수요원인 원빈의, 몇 장면 완되는 플래쉬백은 여자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생의 가장 완성된 부분일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임신과, 출산의 설레임과 행복..그 짧은 장면이 너무나 환상적인데, 또 금방 무참히 깨져버리는 장면의 아픔..은 남,녀를 떠나서 관객의 마음을 쥐락펴락한다. 그런 충격적 아픔을 간직한 남자의 모습은.. 남자들한테 엄청난 감정이입이 된다. 찌그러진 차에서 양수가 터져 흐르는 장면이란...아..

 또 촬영과 사운드 면에서도..경이로운 부분이 있다. 원빈이 건물 복도 창을 뚫고 뛰어내려 거리로 착지하는 모습을 카메라가 바로 뒤에 붙어서 같이 뛰어내려 원빈의 동작을 생생하게 잡아내는데. 이 극도의 근접 촬영은 영화속 원빈의 체험을 관객에서 사실적으로 전달해준다. 이런 것이 증강현실이라고도 말할수 있겠다. 또 후반부 그 외국놈과의 결투에선..원빈의 시점샷으로 상대와 대결하는 장면은 짧았지만. 순간. 관객을 그 격투에 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그리고 그때. 살을 베고 찌르는 경쾌한 칼 소리는 어떤 쾌감을 준다. 동작과 칼 질 소리의 리듬감이 있는데, 그런 점들이 살인 미학? 만드는데 일조한다.
 
 몇몇 장면에서의 끔직함은 사운드의 디테일한 면도 크다. 꾸룩꾸룩 피가 터지는 소리나. 총에 맞아 육체가 꿀렁 터지는 소리등..비주얼 만큼이나 효과가 크다. 잔인한 장면을 잘 못보는 내게 이 영화는 그리 기분 나쁘진 않았다. 두 장면에서 손으로 눈을 가렸지만..뭐 그정도면 양호하다. 

 초반에 헤어드라이어기로 고문하는 그 나쁜놈들.. 일상용품으로 그런 고통스런 장면을 만들었으니..관객의 감정은 극도로 이입됐을 것이다..그런 인륜을 져버린 극악무도한, 짐승보다 못한것들을, 처단하는 아저씨의 모습은.. 너무 통쾌하다..'공공의 적'의 강철중 보다도..훨씬..감정적 쾌감이 크다.. 그 어떤 초인 캐릭터 보다도 원빈은 강하고 아름답다.. 영화적으로 몇몇 단점(아쉬움)은 다 무시된다. 너무 감성적으로 빠져들었기에..나 또한 원빈을 볼 때 마다 입꼬리가 올라간다..
 내일을 사는놈은 오늘만 사는 나에게 죽는다..
 넌 누구냐? 옆집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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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숏컷의 의미는 보통 짧게 베인 상처. 짧은 머리 스타일. 말 그대로 영화의 숏컷. 의 세가지 의미로 쓰인다고 한다.
 80년대 미국의 단편소설 작가인 레이먼드 카버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미국영화의 거장 로버트 알트만 감독이 연출했다.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소설 이야기 여러편을. 이용해. 로버트 알트만 특유의 구성(옴니버스/각각의 시퀀스 들의 연계) 으로..보여준다.  이 영화와 같은, 감독의 연출 스타일은 이미 '내쉬빌''패션쇼'그리고 유작인 '프래리홈 컴패니' 등에서 확인되어진다. 

 확실히 소설의 감흥과..영화의 느낌이 매우 다르다..레이먼드 카버의 문장에서 느껴지는 삶의 퍽퍽함과 색바랜 느낌보다 영화는..너무 직접적이고, 생생하다. 소설에서 느끼는..나만의 상상의 공간과  인물들의 표정과..감성이.. 영상으로 다 구현되니..  다른 차원의 감흥이었다..

 도시를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삶의 희노애락이 응집된 그 곳에 짧게 베인 상처들은 각자의 마음에 가득하다.. 
 영화가 나쁜것이 아니라...이 3시간 짜리 영화를 보느니..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집 한권을 읽는게 낮다고 생각한다..그 중에 한가지만을 감상 해야한다면..

 위선적 삶의 모습들에서 씁쓸한 인간의 희극적인 면을 통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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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자무쉬 영화의 팬으로써..전작 '브로큰 플라워' 이후의 작품으로써..포스터 사진속의 양복과 기타케이스를 든 남자의 포스 로부터..한 껏 기대했었는데, 결과는 실망이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장르인. 로드무비 임에도 불구하고..전혀 흥이 나지 않은 지루함이 채워졌다. 대신..스페인 도시와 시골의 풍경이 신선했고. 영화 보는 내내 에스프레소 커피 두잔을 마시고 싶은 욕구가 솟구친 점이 기억에 남는다. 

 짐 자무쉬의 독특한 형식은 있으나 이야기가 모호하다. 그렇다고 데이빗 린치 같지도 않고. 뭔가 삶의 의미를 깨우치려 하는데, 선불교의 공안(질문수행) 같이 불친절하게 제시할 뿐이다. 

 무뚝뚝한 주인공의 살인 여정을 통해서. 감독이 말하려는 것이 무엇이었을까..영화의 마지막 No Limits No Control 이 글귀가..하나의 화두처럼 다가온다.

 내가 느끼기에는  자신의 길(인생)을 정도를 지키며 어떠한 외부의 욕망이나..주관..정언을 배제하고. 자신만의 추상화 를 감상하듯 나아가라. 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한다.. 삶이, 물이 흐르는 강처럼,, 한계도 없고. 통제도 없는 것같이...타인이 내게 들어오고 나가고를 반복해도..한 치의 흔들림 없이 나날의 수행.(주인공이 하는 기체조) .을 통해 어떤 목표(미국인의 살인. 상징적?의미, 감독의 정치성?) 를 향해 나아가는 그런 고독한 개인의 여정을 그렸다. 일체의 정념을 거부하고..목표를 향해 차분히 다가서는 그는 선禪수행자와도 닮았다.

 바이올린 가방을 든 한 남자의 악기 이야기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 나무로 만든 악기에는 연주가 되지 않을 때에도 음들의 기억이 있다.. 그 나무 울림의 분자들이 그 안에 있다.. " 기타를 좋아하는 내게 기억에 남는 대사였다.  재미는 없었지만 나름 심오한 영화를 선사한 짐 자무쉬 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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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일전에 화제의 영화 인셉션을 보았는데, 영화속 내용 처럼 내가 인셉션을 당한 느낌이었다. 머리가 아팠고, 몸도 급 피로해지는 그런 경험.  중간 부분 부터 의식과 무의식의 사이를 빠르게 오락가락 했었다. 한마디로 졸음이 와서 잠시 잤다 말다 했다..라고 말할수도 있겠지만..그것과는 좀 차원이 다른, 영화 속 내용처럼..꿈속(영화)의 꿈을 꾸는 느낌 내지..의식과 무의식의 중간 단계에서 헤메이는 느낌이었다.

 영화의 내용도 다 파악하고, 재밌게 보았으나, 간헐적 무의식.(졸음?) 은 내 의식이 해킹 당하는듯, 머리가 매우 아팠다. 예전에. 헐리웃 SF영화의 명작 13층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이 영화 보면서도 이런 경험이었는데, 그 당시 이 영화가 간질을 유발할 수 있다는 뉴스가 나왔었다. 외국에서 다발적인 사례가 있었다.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나도 조금 그런것을 느꼇던것 같다. 어둡고 밀폐된 공간에. 정면의. 1초에 24번의 화면떨림에 집중하는 뇌에 어떤 순간, 자극이 올 수 도 있다는게 납득이 간다. 

 졸았다는 사실을. 애써 부정하는 것일까..ㅋ 아니다. 내가 확실히 잔 영화들은. 이런 영화들이었다. 해리포터, 스타워즈 에피소드 1, 슈퍼맨 리턴스. 등등..헐리웃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많다. 보통 화려한 비주얼의 영화들은 내 감성이 거부하는 것 같다. 영화는 2시간의 꿈(타인이 각인시키는)을 경험해 보는 것인데. 내 상상력의 공간을 남겨두지 않은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환타지 영화,소설류를 안 좋아하고. 리얼리즘 계보의 작품들을 좋아하니..비워보이는 삶의 공간을 음미할 수 있는, 여운을 가진 영화가 좋다.

 그런점에서. 좋아하는 짐자무쉬 감독의 신작 영화를 볼까 하다가..아무래도 친구가 말한..매트릭스 같은 영화다..와 극장에서 볼만한 영화다. 란 말이 귀에 맴돌아, 챙겨 보게 되었다.

 영화는 대단하다. 매트릭스 보다는 못하지만, 충분히. 대중과 비평가를 만족할 만한 영화였다. 한 사람의 꿈의 세계를 다른 이가 들어가. 깊은 무의식의 단계를 조종해 생각을 바꾸게 만든다는 설정인데. 꽤 지적인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프로이트나 융의 정신분석학과 직접 연계되기도 하고. 라캉의 거울단계, 보드리야르의 하이퍼리얼리티 이론등이 언급될수도 있다. 한마디로..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분명 공부를 하는 감독일 것이다.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가..매우 지적인 작품을 만들려고..불교,기독교.유대교의 요소들과 포스트모던 이론들을 짜 모아 매트릭스를 만들었듯이. 놀란 감독 또한 매우 지적인. 오히려..대중들에게 더 친숙한 꿈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흥미진진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한 번 보고. 영화의 디테일를 왈가불가 할 수 없을 정도로, 꿈의 단계가 세분화 되고. 꿈속에 또 다른 꿈을 꾸는 설정등..좀 생소하고..복잡할수 있다. 좀 더 확실한 이해를 위해서 영화속 설정들의 지식이 필요한듯 보이지만. 그냥 쭉 봐도..재미는 있다. 그리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영화 자막이 올라가고..음악이 끝나 불이 켜셔 극장 밖으로 나섰을때. 우리는 놀란 감독이 제공한 인셉션을 끝내고( 영화라는 꿈 ) 현실로 돌아간다. 현실이라는 또다른 인셉션을 ..맞이한다.. 내가 수시로 짧게 의식을 잃었던것은 인셉션을 당하지 않기 위해 방어기제가 작용해서 였나..ㅋㅋ

 음악을 유명한 영화음악 감독인 한스 짐머가 맡았는데. 소리가 대단히 웅장하고, 섬세하고. 음량이 컸는데, 좀 음악이 과하게 사용되지 않았나 싶다. 에디프 피아프? 의 그 유명한 노래가 자주 나오는데. 라비앙 로즈?의 노래.. 감독의 의도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디카프리오의 얼굴은 식상하지만..다른 배우들의 연기와 모습은 매우 볼만했다. 
 영화를 보고 난후..왠지 깊고 리얼한 꿈을 꾸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간혹 너무 생생한 꿈을 꾸고 난 후 너무나 이상한 느낌이 들 때 가 있다. 이 현실 자체가 거대한 꿈이 아닐까..인생이라는 거대한 꿈.. 죽기전 내뱉을만한..아~ 인생이라는 꿈이었구나..

_ 거장이라는 마틴 스콜세지의 '셔터 아일랜드'와는 비교도 안된다. 젊은 나이의 크리스토퍼 놀란은 앞으로 더욱 기대된다. 누구나 다 호평하는 전작 '다크 나이트'는 내게는 그냥 괜찮은 작품 정도 였다. 다시 한번 봤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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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 극장에서 보고싶었으나, 막상 강한 끌림은 작용하지 않아. 극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완 맥그리거 를 매우 좋아함에 불구하고, 로만 폴란스키 라는 세계가 인정하는 감독에 대한, 나만의 제스쳐. '(어깨를 움츠리며)잘 모르겠음' 이랄까..

 감독의 대표작.'차이나타운'은 명작이라 일컫는 영화중에 내게 다가오지 않는 극소수의 영화중 하나이고, '피아니스트'는 사실. 그당시 왜 그리 극찬을 받았는지..납득이 안간다. 영화가 나쁜것은 아니었는데, 괜찮은 범작.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역시 문화와 경제를 지배하는 유태계의 영향일까..감독 자신이 홀로코스트의 희생자 이기도 하고. 그들의 고난의 역사를 극사실적으로 드라마틱하게 그렸으니, 대단히 감동적일수도 있겠지만. 그런 영화는 그 동안 많이 보아오지 않았나..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가족이 수용소에서 학살된 거 말고도. 부인이. 희대의 살인마 찰스 맨슨 일당으로부터 처참히 살해된 뼈아픈 과거를 갖고 있기도 하다. 이 사건을 두고. 항상. '희대의' 란 수식어가 붙는데 자세히 말할 필요도 없지만. 살아있는 감독의 상처는 정말 끔직했을 것이다. 미치지 않는게 다행. 하지만 그는 아동성추행 혐의를 갖고 있고. 현재 어느나라에서 구금되었다는 뉴스를 최근 들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주연배우의 매력 , 호감도가 얼마나 (스릴러)드라마에서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1974년작 '차이나타운' 에서의 잭 니콜슨은 영화속 배우(형사)의 감정에 이입이 안되는 이질적, 냉소적 비호감도 였다면, 유령작가의 이완 맥그리거는 설정 부터, (소시민,사회의 그림자) 인 대필작가이니. 매우 마음에 와 닿았다. 또 이 배우가 지닌 유약함. 소심한 섬세함은. 보통 영화속에서 그려지는 주인공의 초인 이미지와는 다르게 보통의 우리들의 삶에서 공감을 일으키는 힘이 있다.  
 
 내게 있어 '차이나타운'은 초반에 주인공의 감정에 이입되지 않자, 이 감독의 스릴러 연출법에 의한, 매우 지루한 영화가 되었었다. (어느 영화라도 마찬가지겠다.) 
 그러나 이 작품은 처음부터. 이완 맥그리거의 연기와 역에 빠져들었고, 차분한 스릴러?, 매우 긴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주인공의 정서에 이입되었다. 아주 좋은 작품이라고 말하기는 힘드나. 로만 폴란스키가..왜 거장이라고 말해지는지. 조금은 이해되었다. 그동안의 선입견을 넘어서..

 결국 이 영화는. (미국)의 배후. 전세계의 추악한 짓거리의 실세인 CIA 를 직접 까는 영화라고 볼 수 다. 영국 수상 (토니 블레어를 염두해 둔?) 조차. CIA의 작전에 포섭,영향 아래.. 미국의 뒷 치닥거리나 한. 지나간 사실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영화이다. 그 정치적 은유는 작금의 정치권력의 흐름과 내막을 여실히 보여준다. 

 미국의 하이테크 기술 지반의 경제 형태. 한마디로 군산복합체(전쟁무기산업)가 이끌어가는 미국 경제는 항상 전쟁을 필요로 한다. 무기를 끊임없이 팔아 경제를 돌리는 구조가 되어버린. 미국의 자본주의는 섬뜩한 자각을 일깨우게 한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의장) 가 경고했듯이 중동 혹은 한반도가, 무너져가는 그들의 자본주의를 살리는 길일 테니까..천안함 사건을 필두로. 그들의 작전은 이미 진행중에 있고, 중국 또한 미국과의 대결로 경제 파이를 크게 하려 할 것이다. 그 대결의 장은 한반도 일 수 밖에.. 한반도의 평화는 북한이 핵무기를 가져 전쟁 억지력을 가지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항공모함이 서해나 동해에 들락거리는 일은 참 역겹고도..섬뜩한 일이다..

 이야기가 살짝 빗나갔는데. 이 영화는 영국의 정치 현실을 꼬집는다. 의식있는 영국인 들도 분통할 일이지만, 똑같은 일들 (미국의 추악한 전쟁 뒷치닥거리) 을 너무 당연히 해야 되는 우리나라의 상황.여건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이 영화의 마지막. 유령작가의 어이없지만 예상했던 죽음은 허탈하고 씁쓸하지만. 우리는 하나의 영화를 넘어서. 분노해야 한다. 미국의 짓거리들을..

 발정난 암캐 사만다 아줌마는 어떤 영화에서나 다 발정나 보인다. 피어스 브로스난은 영국 정치인 보다는 케네디 가의 미국 정치인 처럼 보이는데, 차라리..휴 그랜트를 써서..그동안 로맨틱 코미디 배우 라는 이미지를 확 깨버릴것도 괜찮을 뻔 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그런 전형적 미국적 느낌의 피어스 브로스난을 캐스팅한 감독의 의도를 십분 이해한다. 유령작가역에 제작자 측에서는 니콜라스 케이지를 염두해 뒀다는데..감독의 강한 의지로 이완 맥그리거가 됐다고 한다. 감독의 선택은 탁월했다,. 이완 맥그리거가 연기한 덕에 영화에 몰두했고. 재밌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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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작품과의 인연은 우연히, 느닷없이 찾아온다. 사람과의 인연도 마찬가지로, 우연과 필연의 연속 속에서 우리 삶은 이어간다.. 자신이 평생 만나게 될 수많은 작품에서 현재 내게 마음을 움직이는 이 영화와의 인연의 의미는 무엇인가. 자신의 인생에서 만나게 되는 좋은 책과 음악. 영화. 시..특히 사람. 은 특별한 인과가 된다. 그 소중한 인연들을 헛투로 흘려 보내지 말고 가슴속에 잠시나마 품고 자신의 삶을 음미하고 관찰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삶이 충만해지고. 좀 더 나은 인간으로써의 발전 의지가 생긴다.

 새로 알게된 사람들과의 거침없는 수다속에서 '첫키스만 50번째' 라는 영화를 언급하며 코미디 영화 지만 너무 슬픈 영화 라고 내가 말했고, 곧 누가 기억상실증에 연관되는 이 일본 영화를 소개해주었다. 잊지 않으려고 종이에 메모를 해 두었지만, 워낙 글씨가 악필에다 내 손의 영혼이 아랍인 이었는지.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잉크의 흔적에 해독을 못하고. 기억속의 음성으로 유추해 보고 있었다. 박사가~ 그렇다. 굳이 메모를 하려 했던 노력은 악필에 무용지물이 되었다. 반성해야 한다. 내가 쓴 것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 행위의 인과는 끊어졌다.

 일본 영화는 딱히 챙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내가 접하는 일본 영화들은 대부분이 수작이다. 이 영화와 함께. '굿'바이' 라는 영화가 최근에 본 일본영화중에 정말 수작이라고 생각된다. 일본영화는 한국영화와는 질적으로 많이 다르다. 영화의 수준.작품성 문제가 아니라.. 내밀한 감성.이야기의 밀도.연출의 템포.등등이..한국영화와는 느낌이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 우리영화의 경우.. 보통..이야기가 강렬하고. 쎈편이라면..일본영화는 잔잔한 이야기 속에 아기자기한 감성들이 녹아있다. 영상도. 한국영화는 강한 반면..일본영화는 수수하고 부드러운 면이 있다. 물론 이런 비교가 매우 단편적인 시선에서 비롯됬다는 건 안다. '러브 레터' 이후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일본영화는 대다수 이런 정형을 가진 영화들이니..'배틀 로얄'이나..기타노 다케시의 영화들.. 한국계 최홍일 감독의 '삐와 뼈' 등은. 또 그렇지도 않으니..

 위에 말한 영화들 다 좋아하지만.. 현재의 내 취향은 이런 잔잔한 드라마 들이 좋다. 전세계 영화 예술계의 거장중에는 항상 일본 감독들의 이름이 있다. 스필버그나, 루카스 가 좋아하는 구로자와 아키라. 오스 야스지로 등등이 있었다 기타노 다케시는 이미 거장이고...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음..임권택? 100편의 영화를 감독한.? 아예 허접 영화들만 만든 감독이라고 욕하는게 낫다..이창동, 김기덕..박찬욱, 봉준호 정도가 앞으로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이 되겠지..

 이런 일본 드라마 영화의 전통에는 오스 야스지로의 명작 '동경 이야기' 가 깔려있는것 같다. 본지가 오래 되어서 자세한 기억은 안 나지만. 이 영화가 왜 그렇게 칭송받는지를 조금은 느꼈었다. 별다른 이야기도 별다른 움직임도 없는 정적인 카메라 속에서 가족들이 들어오고 나가고.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를 하는 그런 영화 였는데. 묘하게도 어떤 아름다움이 있었다. 일본만의 특유의..미학이 있었다.
그 후 일본영화들을 보면 조금씩은 이 설명하기 힘든..'동경 이야기'의 미학이 숨어 있다고 느낀다. 

 이 영화 또한 단순하고 잔잔한 이야기 속에서, 수에 관한 삶의 철학이 펼쳐진다. 독특한 소재이자. 향수를 자극하는 힘이 있다. 

 루트 라 불리는 수학 선생님의 첫 학기..첫 수업 시간..자신이 왜 루트란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지.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한다. 영화의 주는 선생의 이야기 즉..플래쉬 백.. 그리고 중간 중간..현재의 수업..  매우 흥미 진진하다. 수학 수업을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란, 감탄이 밀려온다. 영화속..박사님이 설명하는. 우애수..완전수..등 수에 닮긴 이야기들이 아름다웠다. 교양으로 다시 수학을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사실 수학을 너무 일찍 포기해서..수학적 논리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는데..이번 기회에 정석 수학책을 다시 봐서..수능을 보고..한의학과에 가서..한의사가 되는 막연한 상상도 해보았다. ㅋ 

  생각해 보면. 교사의 역할이 매우 컷다고 여겨진다. 무사안일한 교사의 작태로 첫 호기심.흥미를 잃게 만드는 것은 치명적이라고 생각된다. (뭐 원래 수리적 두뇌가 발달 안 되었는데 괜한 심통일수도 있다.)  수학과 한문..또 뭐가 있지..고딩때는 스페인어..영어 ..다 아쉽다..

 기억을 매 80분 동안만 유지시킬수 있는 수학박사와 가정부의 이야기. 그리고 그의 아들.(현.수학선생) 또 박사의 형수 인데..그들은 사랑하는(했던)사이.. 이 네 인물이 영화속에 얽혀들어간다. 

 기억을 잃어버리는 자의 아픔. 그래서 사랑하는 여인(형수)는 그의 삶에 들어가지 못하고 한 발 물러서 보는 애잔함이 있다. 그녀는 현재를 살지 못하고. 과거의 아픔. 그리움 속에서 그를 바라본다. 사고후 10년 동안, 그 사랑은 이어지지 못하고, 나날이 늙어가는 모습만 확인될 뿐이다. 그 사랑의 기억은 사고가 나기전. 일본 전통 공연? 을 본 이후로 멈춰섰다. 영화의 말미. 그 둘이 그 공연을 다시 보면서. 손을 맞잡은 모습은, 매우 아련하다. 과거의 사랑에 사로잡혀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의 형수는 흘러가는 강물처럼. 그동안 놓지 않던 회상을 흘려 보내버림으로써..마음의 안식을 얻는다.

 위에 말한 이 부분은 영화의 주요 전개라기 보다. 숨은 감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기억. 사랑과 삶에 대한 성찰이. 이 영화의 중심점이라 할수 있다. 영화 중간중간에 흘러가는 강물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석양이 지는 강가에 선 형수의 모습은..삶에 관한 시적인 비유이다..영화 텐 미니츠 첼로 와 트럼펫 에서도..중간 중간 강물의 이미지가 삽입 되는데.. 감독의 의도는 이와도 흡사하다.
 헐리웃 영화 '첫키스만 50번째' 도 겉으로는 해피엔딩 처럼 끝나지만. 사실은 긴 인생으로 봤을땐. 대단한 슬픈 이야기의 영화였다. 매일 하루마다..기억이 완전히 없어지는 사람.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 그들이 10년후면. 이 영화에서의 박사와 형수 처럼..되질 않을까 하는 씁슬함이 몰려왔었다. 그 당시에도..

 박사님의 기억은 80분..마다..리셋 된다. 그의 기억은..자신이 수학자.란 사실과..수학 지식.그리고 사랑한는 여인에 대한 기억 외로 다 잃어버리는 설정이다. 영화속 전개는._ 가정부와 그녀의 아들과의 이야기는 이런 개연성,연속성에 맞질 않지만. 이런점은 영화니까..라는 관대한 눈감음 으로, 좋은 이야기. 작품으로써 보상받는다.
 수학의 아름다움..수 로써 소통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시간은 흘러도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문제를 잘 들여다 보면 리듬이 보인다..잔잔한 영화의 흐름속에 주옥같은 가르침들이 존재한다. 너무 많아서 다 기억하기 힘들지만..병원에서 대기 하면서 들려준. 직선의 정의.. 그리고 박사가 사랑한 수식인. 오이러의 공식..글로 설명하긴 힘들지만..철학적인 깊이가 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엔 윌리엄 브레이크의 싯구절..봄날의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과 함께..이 영화는 향기롭다..

 역시 나는 수학. 수에 약하다. 이 글 또한 잡설이 많았고. 제대로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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