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가 이제 몇번째 인지 가물가물하다. 이젠. 홍상수 영화는 마음이 편하다. 홍상수 영화만의 장르를 만든것 같다. 익숙한 공간들 속에 반복되는 이야기, 항상 비슷한 캐릭터, 남자와 여자의 본질을 그리는 감독만의 스타일. 재미있다. 씁쓸하지만, 깨닫는 점도 있다. 날 것의 남녀 관계는 사랑의 환상으로 포장하는 것 보다 나을 수가 있다.  
 가장 자신의 이야기 인 듯 하다.  송선미, 김보경은 나도 그 술자리에 끼고 싶을 만큼 이쁘다. 마지막 고현정의 출현은 짧지만, 확실한 여운이 있었다. 
 홍상수 영화의 내,외적인 내용들이 부럽다. 록앤롤 적인 삶의 내용.. 록은 아무나 하나...
 정독 도서관 가고 싶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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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이란 형용사는 이 영화와, 이것을 감상하는 모든 제반 상황속, 삶의 시간을 통칭하는 말 일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이 영화는 끔찍하게 아름답다. 
 심장이 이렇게 먹먹해지는 영화는 실로 오랜만이다.

 가족을 위해 어려운 현실을 헤쳐나가며 생존하고 대를 이어 나가는 모든 아버지에게 바치는 씁쓸한 송가 같다.
  딸에게 biutiful 이라고 잘못된 철자를 가르켜 주는 그는, 자본주의 삶의 문법에서 벗어난 자신의 고단한 삶이 죽음을 선고 받음으로써, 그 가난과 핍박이 자식들에게 고스란히 이어질까봐 노심초사하는 은유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잘못된 철자를 발음하는 그대로 쓰면 돼..하는 그의 삶은 자식들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질 거란 슬픈 비유다. 자신의 아버지가 불운한 삶을 살다 죽은 것 처럼..자신도 그랬고,, 과연 남겨진 아이들은 이 세상에서 어떻게 불운의 삶을 타파할 것인가. 


 주인공 아버지(욱스발) 외에. 세네갈 이민자와.. 중국인 불법 노동자의 삶들은 모두 이 자본주의 사회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가족.가정의 붕괴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처절하게 보여준다. 
 
 욱스발이 거의 죽음에 당면했을때, 세네갈인 이헤 에게 자신의 집과... 모은 돈을 내 주면서 자신의 아이들을 돌봐달라고 간청하는데.. 이헤가 영화의 마지막에 등장한 씬은.. 짐을 꾸리고 어느 터미널 역에 당도하는 것이었다. 열린 결말이지만. 이 씬에서 우리가 느껴야 하는 것은 절망 이지만,  왠지. 이 영화는 그래도 일말의 희망이 엿보인다. 흑인인 이헤가 두 백인 아이를 학교 앞 까지 멀찌감치 떨어져 걷다가 다른 사람의 눈에 신경이 안 쓰일 때 쯤 같이 걷게 되는데.. 인종과 계급문제가 극명히 드러나는 점이지만.. 그들의 자잘한 눈빛과 시선은 차츰 희망적으로 보였었다.
 아버지로써 최선을 다했던..욱스발은 영화의 처음과 끝에 자신의 젊은 아버지와 해후하는데.. 영화를 관통하는 이 부분은 고된 삶을 마친 자의 어떤 안식 같은게 포근하게 느껴졌다. 이냐리투 감독은 자신의 아버지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고 명시했다.  이 세상의 고군분투하는 모든 아버지에게 바치는 송가이기도 하다.  
 과연 우리의 삶은.. 이것이 인생인가.. 사람 저마다의 팔자소관이란 말인가.. 그래도 슬프지만 긍정어린 영화였다..
 언젠가 보았던 다큐멘터리 영화 인사이드 잡 에서의 파렴치한 금융 사기꾼들이 생각났다.
 욱스발이 피오줌을 쌀 때, 요도가 좀 아팠는데.. 병원이라도 가야할까..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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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는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우리 모두 언젠가 죽지만. 지금 당장이나. 적어도 5년안에,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선다면,  분명 슬플 것이다. 죽음을 모르기 때문에, 죽으면 내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근본적인 공포가 있는 것 같다. 사는게 고통이라지만 내 몸과 영혼이 사라지는건 더 큰 공포일 것이다. 현재의 삶. 근미래에 도래할 삶들이..없다면.. 점차 늙어가는 세월을 만끽하지 못하고 삶이 갑자기 단절 된다면,, 슬픔이란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심정이 쓰나미 처럼 밀려올 것이다.

 27살의 젊은 청년이 희기암을 선고 받는다. 사느냐 죽느냐의 반반의 확률, 이 병마를 견디어내는 과정을 가슴 따듯하게 그린 영화다. 결론은 해피앤딩 이지만. 영화는 차분하고. 주인공의 심리적 상태와. 주변인의 감정에 쉬이 이입되어, 대리 경험을 해주게 한다. 내가 만약 주인공의 입장이라면..

 고1 여름방학때, 엉덩이에 딱딱한 혹이 잡혔었다. 딱딱한 무언가가 몸속에서 잡힌다면.. 먼저 암 종양을 생각하고 혹시나 하는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동네 의원에서 그것을 떼고 조직검사가 나오는 근 한달 동안, 정리할 것도 없는 삶을 정리했다. 이때의 기억은 그냥 기름 덩어리를 떼어낸 것에 불과해 희박하지만,  스물 후반때의 병원 경험은 이 영화를 보면서 참담한 심정이 새록 기억 났다. 증상은 있는데 진단이 안 나오는 그래서 병명도 없는 그런 소위 현대병에 몸과 마음이 매우 날카로와 졌었다. 대학병원 진료실 앞에서.. 빽빽한 노인들 틈에 섞여 앉아 대기하는 그 심정은 정말 슬프다. 이 때의 경험은 삶을 변화하게 한 계기가 되었다. 스트레스와 생활습관을 고치면서, 몸이 좋아져 증상이 사라지는. 그런 경험은 인간은 자연의 일부라는 가장 단순한 진리를 깨닫게 했다. 어떤 병, 증상은 하루아침에 오는듯 하지만, 그것이 사라지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내가 언젠가 혹은 곧 죽는다는 생각은. 현재를 겸손하게 만든다. 

 우리 모두는 삶의 기로에 서 있는, 매일매일이 죽음과의 사투인 것이다. 생명을 유지하는 경이로운 작용들 속에서, 삶의 항상성을 유지한다. 균형과 조화. 그리고 온기. 이것이 무너지면. 죽음은 한 발짝 다가 선다. 그리고 스트레스라는 거대한 폭포속 소용돌이.  죽음을 인정하면..뭐 그리 대단할 것도 없다. 집착과 탐욕 조차. 죽음 앞에선 별 거 없다. 메멘토 모리는 좀 더 무명을 깨우기 위한 정언명령이다. 

 이 영화의 내용은 색다를게 없지만, 타인과의 소통에 있어서, 잔잔한 감동을 자아낸다. 친구와 부모와의 감정적 실타래, 그리고 새로운 사랑의 출발점.. 삶의 위기는, 그것의 극복을 통해, 새로운 지점으로 발전하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패트릭 스웨이지가 죽었단. 사실을 알았고, 천재소년 두기에 대한 언급은 예전을 추억하게 했다. 동시에 케빈은 13살이나. 천재소년 앤드류 또한. 24살 박사과정 의사는 업 인 디 에어 에서 나온 아가씨인것 같은데, 많이 이뻐졌다. 그녀의 쓰레기장 차를 보니..내가 아는 여자의 아반떼가 생각났는데, 아무래도 여자들은 차를 좋아할 지 모르는 것 같다. 겉이 더러운건 상관없는데, 내부가 그런 것은..용납하기 힘들다. 정말 싫은 남자를 떼어내는 방법중 하나일 것 같다.  

 인상깊은 장면들이 많다. 처음 자신의 병을 선고 받을때 나오는 라디오헤드의 노래, 하이 앤 드라이는 사는것의 고독한 우수를 영상과 함께 잘 표현해 준다. 또 마지막 엔딩에 나오는 펄잼의 옐로우 레드배터 는 얼마나 감미로운지. 사실, 그 정도 수술을 했다면, 장애를 갖게 되는게 더 사실적 일 것 같으나. 역시나 영화는 그것도 헐리우드 영화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다. 극복한 자의 새로운 발걸음.. 사랑은 언제나 희망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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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는 영화였다. 조연급의 배우들은 누구나 딱 알만한 유명 배우들이 괴팍한 캐릭터로 나온다. 처음 보는 주연 배우들과 이런 조연 배우들의 조합이 잘 어우러진다.
 내가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 나오는 저속한 단어들..말들에.. 자막을 떠나서 왜이리 재밌는지.  새로운 언어를 배울때, 욕부터 배운다더니.. 성적인 욕들이..쏙쏙 귀에 잘 들어온다. 그런 단어를 나열하기는 그렇고..그 중에서..흑인 제이미 폭스가 마더뻐커를 er 이 아니라 ah 로 발음해야 한다는 부분에서..골 때렸다. 
 세 친구중에서..가장 병신 같은, 제니퍼 애니스톤을 상사로 둔. 치과 보조사의 스트레스가 역시 가장 재밌었다. 보기엔 좋아도..정말 그런다면..좀 무서울것 같다. 

 이런 영화는 볼 때 재밌고 말 영화래서 그런지.. 지나고 나서 글을 쓰려니. 도통 생각이 안 나는군.. 적당한 재미와..명 배우들의 썩 괜찮은 조연급 연기를 볼 만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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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심자 내지 시작하는 사람들이란 제목을 가진 이 영화는 주인공(올리버)에게 찾아온 사랑의 이별과
 
새로운 만남에서 시작한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슬픔에 쌓인 그에게 찾아온 새로운 사랑은 별 말이 없

어도 서로를 눈빛으로 알아보고 통하게 된다. 슬픈 눈을 가진 남자에게 여자는 어떤 동질의 감정을 느

끼고, 급격히 가까워진다. 하지만 서로에게 빠져들수록 그들은 상대방의 마음의 빈자리를 채워주지
 
못할까 걱정을 하면서 함께 된다는 것에 두려워 한다.  


 영화는 주로 남자 주인공의 과거와 현재의 삶을 오가지만, 여자 주인공 가족문제의 상처들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마음을 열고 새로운 삶을 같이 시작하려는 그들에게 그들이 살아온 가족과. 가정 환경.
 
결혼 생활의 진실이 뿌리깊이 그들의 시작을 방해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말년의 삶을 지켜보고, 회상

하면서 남자와 여자는 깨닫는다. 아버지는 자신의 삶과 욕망에 포기하지 않았노라고.. 위기를 겪은 그

들에게 이제 함께하는 새로운 삶이 펼쳐진다.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그들은 이제 인생이라는 같은 배

를 탔다. 


 이 영화를 쓴 사람의 자전적 이야기 일 듯 싶은데 주연 배우 세명과 캐릭터 있는 강아지의 연기가 환

상적이다. 특히나 이완 맥그리거의 연기는  최고중의 최고로 여겨진다. 눈속 깊이 슬픔이 가득한 모습

은 영화의 차분한 감흥을 배가시켰다. 혼잣말을 하거나 개와 대화하는 장면들은 정말 고독하고 쓸쓸

한 마음이 가득했다. 무음속 개의 표정과 독백은 조연으로써의 비중이 상당했다. 동물 연기상이라도
 
줘야 할 듯.



 여주인공 멜라니 로랑은 정말 아름답다. 프렌치 쉬크.. 서양 여인의 외모는 비주얼적으로 멋지고 감

각적이지만 사랑스럽진 않은데, 이 배우는 이쁘면서 식상하지 않고, 미소가 정말 사랑스럽다. 두 주연

배우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고, 이 영화의 주 공간인 로스앤젤레스의 따듯하고 평온하지만 공허한
 
분위기에 도취되었다. 그리고 이 영화에 흐르는 음악, 사진, 일러스트 또한 나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아련함을 이끌어내는 이 장치들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복습같은 것 이었다. 



 이 영화는 세개의 시간 축을 왔다 갔다 한다. 현재와. 아버지와의 말년의 삶들과, 아동기적 어머니와

의 기억들..이 플래쉬백으로 교차편집된다. 주인공 올리버의 성장과정의 부모의 관계는, 그의 내면을
 
이루고 있는 결혼과 삶에 대한 선입견과 고독을 유추할 수 있다. 



 그의 아버지는 원래 게이였는데, 엄마가 죽고 나서 커밍아웃을 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어릴적
 
가정의 기억은 형식적인 결혼의 모습들 이었다. 박물관장을 지낸 샐러리맨 아버지의 바쁜 일상에서
 
그의 엄마는 예술적이고 감성이 풍부한 자신을 결혼의 형식적 속박속에서 인내하는 모습들에서 주인

공 올리버가 느낀 것은 과연 삶을 긍정하는 것이었을까.. 



 아버지가 게이 인 것을 알고도. 내가 고쳐주겠다며 결혼한 엄마의 용기가 대단하지만, 그녀의 표정에

서 읽을 수 있는 것은 사랑 받지 못하는 여자의 퍽퍽함 이었다. 


 현재의 새로운 사랑 앞에서 말년의 아버지와의 삶의 추억은 그를 새로운 삶의 길로 인도하는데 도움

과 용기를 준다. 죽음에 이르는 아버지의 삶을 지켜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변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슬

픔을 벗어나 새로운 사랑으로 자신의 빈자리를 아낌없이 열어 줄 수 있는 그가 된 것이다. 짐작만 할

뿐인 여자의 문제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버지가 보여준 마지막 삶의 모습은 그 커플에게 삶의
 
물살을 헤쳐갈 방법을 보여준 것이었다. 


 
    속박과 굴레가 벗어난 지점에서 어린아이처럼 자신의 솔직한 욕망과 행복을 추구하는 그런 삶은,
 
새로움. 처음 시작하는 것 에 대해 두려움 대신 설레임으로 가득찬 것일 것이다. 


   죽게 된다는 생각은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때마다 도움이 된다. 사람들의 기대, 자존심,
 
실패에 대한 두려움 거의 모든 것들은 죽음 앞에서 무의미해지고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 때문이다.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무언가 잃을 있다는 생각의 함정을 피할 있다. 당신은 잃을

  없으니 가슴이 시키는 대로 따르지 않을 이유도 없다.”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

(2005)


 언덕을 산책하고 헌책방에서 테이트 하는 모습들.. 그녀의 호텔방, 아버지의 집과..올리버의 집 등

등.. 귀와 눈. 감성까지 모두 즐거워 지는 영화였다.  나의 영화 순위. 서양영화 탑5안에 드는,, 서양 여

인이 사랑스럽게 보이기는 중학교 때 소피 마르소 이후 처음이다..ㅋ 아니 더 먼저 인 것은 초딩때 TV

에서 보았던 컬러판 리메이크 '로마의 휴일'에 나온 여배우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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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킬링 타임용으로 아주 훌륭한 영화였다. 수시로 낄낄 거리며. 과자와 몽쉘 통통으로 군것질을 하며 본, 근데 몽쉘 통통 무척 맛있군. 다음에 마트에 가면. 2팩 정도 사야겠다. 

 어쩌면, 사회에 만연했지만 민감한 지역 편견, 갈등을 코미디 화 시킨게 별 게 아닌 것 같아도. 표현이나 정서상 균형과. 수위가 중요한. 또 한편으론 이러한 사실을 코미디화 시켜 그러려니 무마시킨, 뿌리 깊은 지역 감정은 이제 어쩌지 못하는.. 코미디의 한계.  써놓고 보니..말이 애매한게, 한 마디로.. 지역 감정에 대한 양가감정이 공존하는..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소재 이다 보니. 웃기는 영화 엿지만. 조금은 뒤끝이 있는, 현실에선..영화처럼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기 때문에.. 애매한 감정의 여운을 남기는 영화였다.  재밌으면 됐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시대 배경은 1980년 후반. 시대 배경이 확실히 복고도 아니고..애매하다. 자동차의 모습은 그 당시 차량이나.. 나머지 환경은 지금과 별 차이가 없다. 단지 두 남녀의 풋풋한 연애가 지금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좀 과장하는 순진함 이나 내숭이 계속 웃음짓게 했다. 그런 연애 시절이면..나도 정말 잘 할 수 있는데..뭐랄가 문학적이면서 닭살 돋을랑 말랑 하는. 그런 아날로그적 감성은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이 영화가 전형적인 복고 영화라고 느낄 것이다. 
 
 이시영이란 배우를 처음 본 ' 우리 결혼했어요' 에 나왔을 땐. 오! 신선하고 이쁘게 보였는데.. 바로 그것뿐이었다.. 그 후로는 전혀 감흥이 안 오는 외모가 되버렸다. 내게는.. 너무 뻔한 이쁨은 식상하다. 그런데 또 공주의 남자와 영화 활에 나왔던 문채원은 뻔한 이쁨이지만.. 괜찮아 보인다. 이상도 하지.  난 이 영화에서 노처녀 이모 역할로 나오는 김정난 캐릭터가 가장 재밌었다. 송새벽의 목에 걸린 메추리알이 김정난의 가슴골에 들어갈때..푸핫 하며.웃어 제꼈다.. 그 후로. 김정난의 장면은.. 왜이리 웃긴지.. 말투와 표정만 봐도..웃긴 상태가 돼 버렸다.  어쩌면 어떤 사람들은 이 영화가 전혀 재미 없을 수도 있다. 웃음의 코드가 아주 강하지도 않고, 독특한 개성을 가지지도 않지만... 이상하게 은근히 웃기는 흐름을 형성한다.  영화의 호홉(템포)는 느릿한듯 안정적으로 흘러가며. 억지가 아닌 편안한 코미디 영화로 다가선다. 감독이 영화의 흐름을 잘 콘트롤 한 듯 하다.

 고정관념과 편견에 대한 코미디적 해석으로 보인다. 뿌리 깊은 지역 감정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획일적 취향에 대한 극복 등을 송새벽의 직업인 순정만화가와..그것의 추종과 이해를 수반해, 좀 더 다양성의 사회와.. 화해와 용서를 말하는 괜찮은 코미디 영화 였다. 뻔한 내용 임에도 불구하고. 시도와 재미가 좋은 영화 였다. 아주 적절한 캐릭터와..배우들의 역활들은 이 영화를 좀 더 좋게 보게 했다. 
 영화에서 만화가인 송새벽이 찍은 사진들을 이시영과 여자인 친구들이 보면서 변태라고 단정해 버리는 모습에서.. 조금은 시각차 내지 세월차 를 느꼈다. 획일화된 시선은 극복해야 한다. 차별적 시선을 갖는게 오히려 중요하다. 창조적으로 다르게 생각하기.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는, 좋은 의미로의 변태 이다. 끊임 없이 자기의 허물을 벗어던지고 새롭게 태어나는. 사전적 의미의 변태 말이다. 

 내가 이 영화에 감정 이입 할 수 있었던 점은. 아버지의 지역 감정은 어릴적 자랄 때 부터 흔하게 들어오던.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부모님 모두 경기도.. 한마디로 수도권 출신 이지만. 아버지는 영화에서 처럼 군대에서..혹독한 경험을 하셨다. 그리곤 평생 이를 가는.. 감정이 맺혔는데.. 예전에는 이해를 못 했지만..지금은 그런 경험에서 오는 감정과 편견을 이해하긴 한다.  나 또한 뉴욕에서 겪은 흑인의 경험은 어떤 편견을 갖기에 충분했다. 누구나 자신의 삶의 경험에서.. 오는 편견은 어쩔 수 없는. 아프리카에서 몇 년을 일한 어떤 친구는 흑인들에 대한 휴머니티가 하나도 없어졌다. 도덕책이나 종교 가르침이 말해 주는 것 이상이 현실 삶의 경험에는 극복하기 힘든 점이 있다. 
 그 지역의 기질 이라는 것.. 분명..있다. 오랜 역사속에서.. 형성된. 그것이. 불화를 일으킨다. 동 서를 가르는 험준한 백두대간은 말 과 풍습의 차이를 보였고. 오랜 기간. 다른 나라로 전쟁을 벌였던. 그것이 어찌 하루 아침에 없어 질까. 지리산을 종주 하다가.. 전라도와 경상도. 가르는 경계를 만나게 된다. 처음 시작은 전라도의 마을에서..하산 지점은 경상도의 마을에 끝나는.. 큰 산맥을 두고.. 당연히도.. 벽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작년에 아버지가 주선한 첫 맞선에 나간적이 있다. 이야기 하다 우연히 그 쪽 아버지 고향을 알았고. 집에 돌아와서. *** 라던데, 하니, 참 효과가 좋았다. 더 이상 만나보라고 채근하지 않고.. 다른 데를 알아 보시더라.. 이제는 그런게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아마 누구라도 데려오면 부모님은 환영할 것이다. 흑인이나 조선족만 아니면.. 남자는 고향을 많이 따지지만..여자는. 그런 지역 편견에 그리 큰 영향은 없는 것 같다.  사실 아버지의 말대로... 비슷한 지역 사람을 만나는게 가장 좋긴 한 것 같다. 분명 남녀 관계를 떠나 인간 관계 에서도 지역적 기질, 정서 차이 에서 오는 갈등은 분명 존재하니까. 

 나는 이런 우리나라의 지역 감정..갈등이.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반도 국가이자. 국토의 70퍼센트 이상이 산악 지역인 것에서 근본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대륙으로 진출하지 못하고 작은 땅에서 티격태격하는 꼴은 제 살 깍아먹기 아닐까. 가까운 서로에게 증오를 퍼붓는 상황. 역사적인 외세의 수탈이 잦은 분열을 만들고. 그것에 기승해 탐관오리들이 서민을 수탈하고.. 그러한 증오들이 쌓이고 쌓인.. 광주 민주화 항쟁이나. 제주도 4.3 사건만 해도. 쉬이 잊혀지지 않을 상처들이다.   그러고 보니 광주를 제대로 여행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광주 비엔날레를 보고..잠시 거쳐갔을 뿐이었다. 무등산은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그리고 5.18 묘역도 함께..야구장도 한 번 가봐야 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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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션 임파써블 을 볼까 마이 웨이를 볼까 잠시 고민했다. 둘 다 비슷할꺼 같애서..10분 먼저 상영하는 마이웨이를 골랐다. 
 
 기대를 안 하고 봐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볼 만 했고, 재밌었다. 하지만. 아쉬움이 너무 진하게 남는 영화였다. 이 좋은 내용과 모티브를 가지고, 거대한 제작비와, 훌륭한 배우들의 열연에, 명작이 아닌 범작이 되버린 결과에 심히 안타깝다. 뭐가 문제 였을까.  

 분명. 이 영화의 스케일과 퀄리티는 대단하다.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헐리우드 외에 거의 없지 않나. 물론 이 영화를 보면서, 에너미 앳더 게이트와. 웨이백.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등이 떠올랐다. 새롭게 보여지진 않았으나. 완성도와 스케일이 그에 못지 않다. 하지만. 두 주인공의 심리에 공감이 안 된다. 억지스럽고 정서적 공감의 이유가 불충분 하다. 외적인 보여줌 보다, 두 주인공의 내면에 더 집중했어야 한다. 아마도. 강제규 감독은 예술적..관점 보다는 상업적 관점에 치중한 사람이기 때문에,  좋은 원안을 어중간한 작품으로, 계륵 같이 만들어 버렸다. 

 장동권의 캐릭터가..너무 인간성이 강조된 영웅담에서나 나오는 비현실적이여서, 짜증이 났다. 캐릭터가 추구하는 뚜렷한 욕망이 이래 저래 한다. 그냥 두리뭉실 인간성 좋기만 한 그. 오다기리 조 와의 악연과 구구절절한 인연속 화해는 그 심리적 경과를 관객이 공감하기에는 너무 표피적이다. 그렇다고. 내가 기억하는 또다른 한국영화 대작. '청연' 같은, 연출의 총체적 미숙함 과는 거리가 멀다. 

 재미는 있었지만. 감동은 없었다.  역사적인 비애속 한 조선 청년이 겪는 파라만장한 인생 역정. 조선과 일본의 두 젊은 마라토너가 겪는 인연의 굴곡. 애증의 환기가 다가오지 않는다. 뭔가 중심이 없는 민족 정체성이 이 영화에도 고스란히 뭍어 나는 듯 하다. 
 배우 김인권의 캐릭터가 없었더라면,  재미와 감흥이 절반은 사라졌을 것이다.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 볼 만한 영화였고, 우리 근대 역사를 다시 느껴보고, 성찰 해보는 시간을 갖자. 실제 한장의 사진에서, 우리는 불우한 민족의 정체성을 자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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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굉장한 영화였다. 대단한 데뷔작들이 생각난다. 류승완의'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홍상수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빈센트 갈로의 '버팔로 66' 등등..그 새로움과 놀라움을 선사한 영화들의 대열에.. 이 영화도 당연히 포함된다. 내게 있어 아마 올해 최고의 영화가 될 영화다. 

 이 영화는 인간의 관계에서..돈(자본)이 영향이 안 미치는..그래서 가장 순수한 미시 권력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고등학교 학창시절의 우정?을 이야기 한다. 가장 예민하며. 불안정하고 위태로운 감정의 시기에서..친구라는 관계들이 어떻게 와해되고..파멸로 치닫는지. 너무나 사실적이고. 깊이있게 파고든다.

 이 영화에서 여자들이 나오는 비중이 높지 않지만..결국. 주인공들이 상처받고..분노하고..마음에 균열이 생기게 된 원인은 여자 문제가 시발이었다. 
 주인공 기태의 경우는 엄마의 부재가 가슴속 깊은 상처로 남아..인정받고 싶고..주목받고 싶어.. 모래성 같은 폭력의 성좌를 이룬다. 이러한 것은 가식적이고 위태롭기 그지없는 자존심(학교짱)이 결국, 친구에게 물리적이고, 감정적인 폭력을 행사하게 한다. 또한 희준(베키)는 자기가 좋아하는 여학생이 기태를 좋아하는 열등감에. 감정적 균열이 보이기 시작하며, 결국. 이 갈등은..또다른 친구 동윤과 기태의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동윤이 결정적으로 분노하게 되는 지점도..자신의 여자친구에 대한 사건이었다.
 생각해 보면. 남자는 여자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 그때나 지금이나 감정적 파급, 파괴의 힘은 여자에 의한 것이리라.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래나. 한 영혼을 지배할수 있는.힘은. 소통의 진실성일 것이다. 우정을 넘어선 그 무엇. 사랑이라는 단어로 말하기에는 어려운 그 무엇 말이다.

 마치 폭발하기 일보 직전인 활화산 같은 이 시기의 이야기를. 너무나 잘 그려냈고. 끝까지 친구란..우정이란 관계의..근본을 생각해 보게 만든다. 당연히 내 학창시절의 어느 지점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과  함께. 좌충우돌의 그 시절을 마음속에 다시 그려 보게 되었다. 

 불안하니까, 폭력을 통한 권력과..그것을 지키기 위한 자존심에 올인한다. 결국. 친구와의 우정도 그 미시권력 사이에서..소통의 거침사이에서. 메꿀수 없는 균열이 생긴다. 기태가 마지막 절박한 마음을 동윤에게 내밀었을때, 그 소통의 완벽한 차단은. 참 가슴아팠다. '뭐가 어디서 부터 잘못된 것일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런 질문을 해 본적이 있나..나와 너 사이의 문제에 대해..

 기태역을 한 이제훈 이란 배우는 앞으로 대성할 배우다. 마치 박해일과 류승범을 섞은듯한 분위기인데, 젊으면서 연기의 내공이 탄탄해 보인다. 고지전에서 처음 보고 기억에 남았는데..역시나 될성부를 떡잎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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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 극장에서 봤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넘친다. 왜냐면..영상이 정말 끝내준다. 영화 장르의 환상적 영상이 아닌.. 정말 그 시대 (18세기?) 의 고증에 완벽해 보인다. 전기가 없던 시대의 밤 공간의 묘사는 촛불이나..모닥불 ..뿐이다..  촬영 하는 입장에서..굉장히 어려운 조명 기법인..촛불로만 킨 공간이되.. 필름에 노광시킬 충분한 룸(앰비언스) 조명을 넣는. 그러니까..조명을 치긴 치되 전혀 안 한거 같은.. 화면속..촛불 이나 태양으로만 조명을 한것 같은..그 기술... 여자들의 화장도 마찬가지 일래나...암튼 컴퓨터로 보기엔..참 미안한, 영상이었다.

 무엇보다도..주인공 제인 에어가 참 매력적인 여성이었다. 차가워 보이는데..내면은 외로움과 사랑이 가득한..한마디로 분위기가 있는 여인.. 좋은 피사체와...좋은 조명과 공간의 만남은..내용을 떠나서..황홀하게 만든다. 내용은 요즘의 러브 스토리에 비해..좀 뜬금없다고 느낄 수 있는데..그래도..고전 만의 응축된 시간과..그 감정의 억누름과..폭발은..여전히 뭉클하게 만든다. 오만과 편견도 그랬었고...

통신이 없던 그 시절의.. 남,녀 간의 사랑은...얼마나..애틋한가...오랜만에 만나서..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짧은 눈빛과..몸짓..보이지 않는 공기(기)로 소통하는 그런 사랑을 요즘의 우리는 이해하지 못 할 것이다...어쩌면 우리 세대는 그러한 사랑의 숭고함..을 다채널의 통신으로 희석 시켰다. 벤야민 식으로 말하자면 기술의 발전으로 사랑의 아우라가 파괴되었다.
 학창시절..삐삐 시절이나 그 이전엔.. 참 어떻게 친구를 만났나 싶다. 오로지 집 전화로만..약속을 해야 하는..그 시절의 사랑과 연애는..?  나야 잘 모르지만..그 때가..좀 더..만남의 희열이 더 높았을 것이다.  좋아하는 여자애 집에..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걸고 ...그 어머니가 받으면...나는 누구누구 라고 상세히 밝히고. 갸가 집에 있냐고..바꿔줄수 있냐고..정중히 부탁하는..그런...

 격세지감 이랄까..내 어릴적 컴퓨터와..지금의 디지털 환경은..엄청난 차이다..스티브 잡스의 죽음으로..그러한..차이를 다시금 환기해 본다. 지금까지 애플사 제품을 한번도 소유한 적은 없지만.. 초기 퍼스널 컴퓨터의 역사의 흐름을 쭉 알 수 있는 나이였다. 아마 당시 첫 컴퓨터를..매킨토시를 선택했다면..나도 애플빠 였을지도 모르겠다..좀 전에도. KBS 스페셜로 스티브 잡스에 대해 방송 프로그램을 봤다. 내가 그 사람에게 감명 받은건..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연설이었다. 그 사람의 음성에서..녹록치 않은 내면을 느꼈다. 자기 성찰 하는 사람만의..깊은 울림을 느꼈다.

 암튼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서..역시 남자와 여자의 뇌구조는 완연히 다른가 보다. 여자들은 보통..줄거리를 꿰고 있어..이야기로 술술술 풀어내는데.. 나는 아니 대부분의 남자들은..그런 이야기 전달력이 여자보다 현저히 떨어지는것 같다. 순차적 논리 구성력이 아닌 어떤 순간의 강렬한 자극에 더 치중하는게 남자의 특성인가.. 전체 내용보다는 어떤..부분. 어떤 표정들만이 기억된다. 절제된 감정 표현의 제인 에어의 연기는..너무나 완벽해 보인다. 툭 하면 무너질듯한..투명한 양파 껍질 같은 그녀. 
 영화만 보면..참 쉬어보인다..전지전능한..제 3자의 관찰자의 시선이니까..그래서 가상의 매체에 중독되거나 현혹되면..현실에선 참 난감해진다. 어쨌든 사랑은 물리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부딪힘에 의해서..자신의 영혼이 조금은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 것일 테니..
 환영에 만족하면 안된다. 이런 영화도..너무 많이 보면..좋지 않은거 같다. 사랑의 숭고한 영혼은 현실에서 발현되어야 한다.

 이런 류의 고전은 읽어본게.. 폭풍의 언덕과..채털리 부인의 사랑..(이건 좀 급이 다른가..암튼) 밖에 없다. 책으로 읽었으면..좀 무게감이 다를 것도 같다. 그러나 아마도 평생 책으론 읽지 않을 것이다. 내가 직접 쓸 것이다. ( 러브 스토리 영화를 많이 보면 이렇게 된다..ㅋ ) 

 그런면에서 시가 사라진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이성복 시인의 시집 그 여름의 끝에서.. 발 이란 시를 소개한다. ㅎ

 이렇게 발 뻗으면 닿을 수도 있어요. 당신은 늘 거기 계시니까요. 한번 발 뻗어보고 다시는 안 그러리라 마음먹습니다. 당신이 놀라실 테니까요. 그러나 내가 발 뻗어보지 않으면 당신은 또 얼마나 서운해하실까요. 하루에도 몇 번 씩 뻗어보려다 그만두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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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마크 영화. 북유럽 영화는 자주 접하지 않아서 신선하고 새롭다. 일단 주제나 내용을 제쳐두고, 영상의 질이..아주 깊다. 장면 장면이..스틸컷으로 캡쳐 하면, 현대 예술 사진이 되어도 무방한.. 정교하다. 특히 북유럽의 태양은 생소한 느낌을 자아낸다. 그래서 더욱 묘한 영상의 톤을 드러내는것 같다. 배우들의 메이크업은 거의 없는 것 같고..피부의 질감은 적나라 하다. 공간과 사물들의 미장센..어느것 하나. 소흘하지 않다. 좋은 빛. 공간. 훌륭한 연기.. 탁월한 연출. 이러한 재료가. 지역과 민족을 넘어 보편적 인간의 폭력과 복수..그것의 소멸을 얘기 하고 있다. 이 쉽지 않은 딜레마에 감독은 아프리카와 덴마크의 두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을 통해..질문을 던진다..당신 같으면..어떻겠노라고..

 폭력에 직면했을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더 강한 폭력(복수)으로 그것의 단절? 인가.. 결국 폭력의 순환구조.. 아님..폭력의 수용을 통한 평화의 작은 발자취인가..쉽지 않은 문제다..영화속 의사 선생님의 언행은. 성인 군자의 모습을 보여주나, 인간인 이상 마음의 분노는 어쩌지 못한다. 그래도 보통 사람보다는, 대단하다. 폭력은 폭력을 낳고..폭력을 방치하면, 더 큰 폭력을 일으키게 한다. 인간의 본성은 선하기도 하고. 사악하기도 하다. 그것이 어떤 구조(틀) 속에 놓이느냐에 따라. 인간은 괴물이 되기도 하고..성인이 되기도 한다. 순간의 마음먹기에 따라. 평화와 지옥을 오간다. 답을 내리기에 쉽지 않은 영화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면서 충분히 공감하고..숙고해 볼만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한다.

 영화는 너무 무겁지 않게 진행된다. 나는 몰입해서 보았는데, 다른 이들은 모르겠다.
크리스티안..역의 아역배우는 앞으로 대성할 배우 같다.
고독하고 스산한 북유럽의 공기감과.. 서걱서걱한 아프리카의 황량함이 잘 드러나서 좋았다.
먼지를 내며 달리는 지프차의 뒷 꽁무니를 따라가면서 하우 아 유 하는 흑인 아이들을 보니 반세기 전, 이 땅의 모습이 유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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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영화 채널에서 하는걸 우연히 보았다. 중간부 정도 봤는데. 영화가 꽤 좋았다. 주연 배우들도. 호감가는 배우들 아닌가. 그래서 나중에 꼭 봐야지 하며..챙겨 두었다. 

 갓 결혼한 부부가, 강아지를 입양해서. 키우게 되는 이야기 속에. 인생이 담겨 있다.
 사랑을 해서 결혼을 하고. 직장을 얻고. 아기가 생기고..치고볶고. 또 아기가 생기고..승진하고..그러는 10여년 이상의 와중에.. 말리 라는 개의 평생의 삶은..주인공 부부의 삶의 역사가..고스란히 담겨있고..개의 임종? 을 맞아..그들 가족의 추억이 올곧이 되새겨진다. 개와의 삶을 통해 삶을 반추하는 그런 영화였다.

 기자가 꿈이었던 오웬 윌슨은 기사 대신 일상의 칼럼을 쓰게 된다, 말썽꾸러기 말리(개) 를 데려오면서. 일어나게 되는 삶의 일화들을 솔직하고 재밌게 쓰면서..칼럼리스트로써 인정받게 된다. 기자가 꿈이었던 그는 같은 직장의 친구가. 기자로, 자유연애가로 승승장구 하는 모습에..자신의 소소한 결혼생활에 회의 하는 모습도 보이지만. 어느새 시간을 흘러..칼럼리스트로 인정받게 되고..세 아이의 아빠가 되고..교외에 큰집을 얻어 이사하게 되고..어느덧 40에 이러. 결혼생활 시작을 같이 했던 식구같던 말리를 떠나보내게 된다.

 잔잔하고 유쾌함 속에..인생의 정수? 가 녹아있다. 세월의 흐름과..지극한 사랑.. 가정의 축복. 이 모든게 말리 라는 개의 일생과 함께 이루어진다. 그가 쓰는 칼럼의 주된 소재는 말리의 말썽꾸러기 일화들인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나같은 경우..아니 우리나라의 개 문화 에서는 이해하기 힘든..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저런 과잉행동장애? 개랑 어떻게 저러고 살까..영화라지만 참 대단하다. 이 영화는 원작 소설가의 자전적 이야기인듯 싶다.

 어릴적 부터 아버지가 개를 좋아해서. 우리집엔 항상 개가 있었다..당연히 애완견은 아니고..마당에서 키우는..한마디로 남은 잔반(개밥)을 주는 그런 개.. 어려서 부터..그런 개 문화..( 개는 개 ) 여서..서양식 가족 같은 개 문화는 내겐 생소하다. 복날이면..개고기도 즐겨 먹었던 우리집의 개문화는 딱 전형적 한국식 일 것이다.

 초등학교때. 아버지는 기존에 키우던 진돗개(사실은 똥개)대신 잠깐 서양개. 포인터 (사냥견) 를 키웠던 적이 있다. 여름에 강아지 일때. 가져왔는데, 진돗개 와는 달리 참 똘똘하고 짧은 털에..점박이 문양이 귀여웠었다. 가끔 내가 산책도 시키고 그랬는데.. 가을이 오고..점점 추워지면서..이 강아지가..한국식 개집 문화에는 적합하지 않다는게 여실히 드러났다. 집안에서 키워야 하는데..불행하게도..사람집 . 개집 따로니.. 내가 옛날 집의 퍼세식 화장실을 갈때마다.. 달려드는데. 쪼그려 앉으면..허벅지 위로..올라타 내 품으로 파고 드는데..추위에 내 체온을 느끼려 하는 것 이었다. 그것이 안쓰러워. 자주 마당에 나가..개를 품어앉고 있었다. 개집에 두둑히 두툼한 털옷과. 비닐로 방한을 했지만..결국.. 차가운 한 겨울을 못 버티고 시름시름. 앓다가..죽었다...

 아마도..내가 개에 정을 다시 안 주는게..이런 슬픔이 있었기 때문이다..개는 개답게 길러야 하고..우리 풍토에는 한국개를..길러야 한다. 애완견은 인간의 이기 이다.. 이런 차가운 생각은 개에 대한 슬픔이 컷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오랬동안 우리 집에서 아버지가 키우는 개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친구가 우리집에 왔는데..처음 보는 낯선 남자 였는데도 불구하고..전혀 짖지 않았다. 친구가 개를 사랑하는 마음을 우리집개는 알아차린 것이다. 평소 그 친구의 자기네집 애완견..(식구) 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깜짝 놀랐었다. 나이 많은 개가 아퍼서..수술도 시켜주고.. 제주도 갈때. 개를 위한 비행기 좌석도 사서 가는 이야기에...난 조금은 문화적..충격? 을 받았었다. 아무튼 그날 우리집 개는 그런 심성을 알아봐 짖지 않았지 않을까..

 이 영화를 보면서, 개에 대한 어릴적 마음이..다시 생각났다. 그동안 개에 대한 내 동심의 마음은 사라졌었다. 그러나 조금은 환기 되었다. 개를 통한 인생의 평범한 감동이 서려있다. 가족의 의미, 행복의 의미도 다시 되새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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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영화 포스터. 정말. 대단한것 같다. 여배우가 저런 캐릭터로..저렇게 진상의 표정으로..전면 가득..ㅋㅋ 독특하면서도..용기가 가상하고.. 참 정겹다.

 요즘에 내 눈엔 공효진이 대세라. 이 영화를 챙겨 보았다. 딱 내 취향 영화? 였다..계속 키득 키득 웃으며 보았다. 공효진은 정말 배우다. 자신의 얼굴이..미모가 망가지는 걸, 두려워 하지 않고. 개성 강한 캐릭터를 천연덕스럽게 소화하는걸 보면..천상 배우다.  이 영화는 공효진 만이 할 수 있는 역활 인것도 같다. 진상 짓을 하지만.. 그게..정말로 불쾌해 보이지 않고..애환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유쾌함이 있다. 

 내용이야 별거 없지만. 이 독특한 캐릭터들이.벌이는 이상한 웃음의 코드가 있다. 어찌보면 연출도 좀 산만한 데가 없지 않지만. 캐릭터들의 개성이 워낙 강해.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무마된다.

 

 요즘 글을 잘 안 써서 그러나.. 왜이리 내용은 생각이 안 나고..그냥..킥킥 댔던 기억만 나는지..

 왕따의 유쾌한? 비애극..과대망상. 삽질인생의 종결자..너무 오래 솔로이다 보면..극중 인물인 양미숙 선생님 처럼 되는지.. 참..오묘한 애틋함이.. 

 잘난 사람보다 못난 사람이 더 정이 간다. 외모를 말하는게 아니라..마이너리티적 태도와. 삶을 가진..사람에게 손을 내밀고 싶다. 마이너리티는 연대해야 한다.
그런면에서 영화속.. 공효진과 서우는 찰떡 궁합이다. 이 두 주연 배우의 주측이..영화를 이끌어 나간다.. 그들의 삽질에 웃다가 울다가..한없이..아이고..아이고...하며 큭큭 댄다.

 파스타와 최고의 사랑 이후 이 영화가 나왔으면.. 좀 더 흥행했을래나..내겐 정말 재밌는 영화였지만. 대중들에겐 그냥 마이너 스러운 영화 였던듯 싶다. 난 이런 영화가 좋다. 정말 배우들을 볼 수 있고. 학창 시절의 추억과. 누구나 내면에 가지고 있는 삽질의 경험을 코믹하게 들추어내게 하는 이런 영화를..


 마지막 장면인데.. 참.. 오묘하다...저 긍정의 미소..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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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다운 받았던 일본 영화 인데. 내용은 뻔했지만 의외로 아주 좋은 영화 였다. 아마도 이런 내용을 가지고 우리나라에선 영화화를 별로 안 할 것이다. 일본 영화는 이런 소소한 이야기를 가지고. 차분 하고 섬세하게 그려내는 감성이 녹아 있어서 좋다. 자칫 지루할 수 있고. 지루한 것도 있지만.. 전반적으론 일본 영화의 수준은 높다고 생각한다. 일상의 소소함..일본의 시골 풍경 등을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최근에 본 일본영화들을 생각해 보면. 지역의 문화 특색. 일본적이다 라고 할 수 있는 것을 드러내는 영화들이 눈에 띈다. 소박한 이야기 속에. 그들의 삶의 공간과. 문화가 자연스레 이야기에 녹아 있다. 자국 영화의 문화정체성이 은근히 스며들어 있는 점에서. 우리 영화인들도 강한 이야기와 스타일에 치중하는면을 환기해 봐야 한다. 대표적으로 황해 같은 작품이야 말로..뭣도 없는 ..그냥 자극적인 영화일 뿐이었다.

 반면에 이 영화에서 지역 축제인 불꽃놀이는. 많은 의미와 이야기가 들어있다. 지역의 축제를 알리고 일본의 문화적 전통을 소중히 하는. 삶의 공간을 그려낸 영화는.. 아무 뿌리 없이 비엔날레 다. 지역 축제를 남발하는 우리의 지방자치행정에 환멸과 귀감을 준다. 

 영화라지만..참 아름답고 사랑스런. 여동생 이었다. 오빠의 슬픔과, 마지막 불꽃놀이에서 애틋함과 아련함이 깊이 전달됐다. 실상에서도 저런 남매가 존재 할까.. 여동생이 없어서 모르곘지만..저런 여동생 하나 있었으면 하는..아니 저런 부인이 있으면..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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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사진작가가 나오는 영화 추천 중에 이 영화를 소개 받았었다. 처음 들어보는 감독 이름이었지만.(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꽤 멋드러진 이름에..제목도 블로우업..- 확대, 부풀리다  란 의미도 흥미가 생겼다. 우리나라 제목은 욕망.. 
 예술 영화 감독 이름과.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애매모호한 기분이 먼저 감지 되었다. 

 최근에 다시 보았는데도. 이 영화는 감독이 말하려는 주제를 딱 꼬집어 얘기 할 수 없는 영화 였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요..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다 란..초월된 의식 내지..선의 경지에 대해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뭔 말인지 궁금하다면..이 글을 보기 전에 그냥 영화를 찾아서 보세요.)

 영화의 배경이 1960년대 런던 이다. 대부분 흐린 하늘에. 거리의 모습은 전쟁후 의 창백함이 담겨 있다.
 패션 광고 스튜디오의 젊은 사진가가 주인공이다.
초반에 영화는 그의 캐릭터를 보여주는데. 상당히 당혹스러울 정도로 안하무인이다. 진중함, 내면이란 것은 하나도 찾아보기 힘들고.. 그는 싸가지 없는 껍데기 에 불과해 보인다. 큰 스튜디오와..조수와 모델을 부리는 모습.. 롤스로이스 오픈카를 타고 허영에 찌든 모습.. 패션 사진가에게 픽업 될려고..쫏아 다니는 젊은 모델 지망생들..등등.. 감독이 그려내는 주인공과 배경의 모습은. 혀영과 환영에 몰두하는 사람들의 공허한 초상들이다. 

 60년대의 영국이라면..전후. 대중 소비 사회가 본격적으로 부흥 되면서..다양한 대중 문화들이 넘쳐나고..발현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패션 잡지와 TV광고의 호황속에. 비틀즈와 롤링스톤즈 등등 대중 스타들이 등장하면서. 젊은이들의 가치관은 급격히 자유와 해방(방종?)으로 돌출 되었다.. 결국 68혁명을 전후로 해서..모더니즘의 와해와..포스트 구조주의의 뿌리가 내딛으면서. 포스트모던의 시대가 도래하는. 일련의 과도기 속의 징후들을 감독은 포착하고 있다. 이 영화가 발표된 해는 1966년. 급격히 대중 문화 소비 사회로 진입한, 그 첨단을 달리는 패션 업계의 사진가가 주인공 이란 것은. 감독이 포착한 시대 정신의 예리함 이고..앞으로 펼쳐질 실재 없는 이미지 즉. 시뮬라르크 세상에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주인공은 한적한 공원에서 남.녀 커플들을 보고..멀리서 사진을 찍는다. 대상의 표면만 훔치는 사진가는 패션 사진이 아닌 일상의 사진 에서도 몰래 염탐하고 사진으로 채취하는 사람에 불과하다. 주인공이 패션 사진가 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허상으로서의 이미지에 대한 욕망과 표면 만을 겉도는 우리의 삶에 대해 표현한다. 

 그 사진속에 포착된 살인의 정황은 확실치 않아 보인다. 영화 제목 그대로. 사진 부분을 확대해서 주인공은 유추하지만..그것은 자신이 보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사진 속 살인 사건이 진짜 인지..주인공의 집착이 불러낸 환영 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다. 어쨌든 사건을 목도하고도 그는 경찰서로 가지 않고. 시내를 방황한다. 라이브 클럽에서 야드버즈(실제 전설적 밴드의 라이브 모습..젊은 지미 페이지와 제프 벡이 나옴.) 의 연주중 부셔버린 기타의 넥을 사람들을 뿌리치며 가져 나와 의미 없이 내팽겨 친다. 공허한 군상들..

 모든 개개인은 단지 자신의 쾌락 혹은 욕망 안에서 안주할 뿐 타인의 문제 속으로 개입하기는 극도로 어려워하고 있는 것이 점점 개인화되고 있는 현대문명의 병폐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_kenzokkk님 리뷰중.

 영화의 이 극적인 사건은. 전혀 스릴러 스럽지도 않거니와..해결의 단서와 실마리도 없이. 그저 모호한 상황으로 치닫는다. 진실은 어디에도 없이. 부유하는 껍데기들만 가득이다. 

 영화의 마지막. 주인공이 마임 퍼포먼스를 하는 젊은이들의 테니스 경기를 보다가..보이지 않는 공이 자기 한테 넘어오자. 그는 줍는 시늉을 내어 그들에게 던져준다. 그 때..소리가 실제 공의 움직임 소리가 나면서. 주인공은 서서히 화면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영화 처음의 화면.. 

 우리가 보았던게 무엇인가..영화라는 2시간의 허상.. 보고자 하는 것만 보는 눈뜬 장님 같은 우리의 모습.. 시각에 대한 욕망의 천착.. 실재의 경험은 보는 것에 달려 있지 않다. ?????

 영화 속에서 주인공의 친구 화가는 자신의 창작 비법을 일러준다. " 난 그림 그릴 때 아무 생각 없이 그려. 나중에 뭔가 의지할 것을 발견하지. 마치 탐정소설에서 단서를 찾는 것과 같아." 새로 작업 중인 작품을 두고서도 그는 ' 나도 뭔지 모르니까 묻지 말라' 고 말한다. 어쩌면 감독도 동일한 방법론을 적용한 듯 하다. 영화는 목적 없이 전개되다가 실마리 비슷한 것을 살짝 흘린다. 그 끝엔 사실 아무 것도 없다. 감독은 굳이 이 허무함을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관객으로 하여금 지금껏 목도한 장면들을 되묻게 한다. 우리가 두 시간을 할애한 것의 본질은 무엇이었나. 우리가 소비해 온 영화란 무엇이었나.._ 반골리즘 리뷰중..

 2번째 보니 조금 감독의 의중이 파악이 되나..여전히 생각할 꺼리를 많이 남겨 놓는 애매한 영화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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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 극장에서 볼려고. 호시탐탐 적당한 시간을 노리고 있었으나..하루 이틀 미뤄지더니.. 결국. 컴퓨터로 보게 되었다. 영화, 혼자 자주 보는 편인데.. 이 영화는 혼자 보면 너무 찌질할 것 같아서..내심 두려웠나 보다. 내가 극장에서 보고 싶었던 이유는..'멋진 하루'를 만든 이윤기 감독이고.. 임수정이 나와서 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기타를 끌어안고 보았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기타에 대한 페티시적인.. 변태 같은 느낌이구나..가볍게 암 생각없이 아르페지오 하면서 보았단 말.) 
 
첫 장면부터..자동차 씬.. 그것도 아주 긴.... 두 남녀 주인공을 운전석과 조수석 정면에서 카메라가 시점의 변화 없이. 그들의 대화를 비춘다. 처음부터. 중요한 씬이다. 여자가 남자를 차는 씬이니까.. 그래서 맘에 안 들었다기 보다. 현빈의 연기가.. 딱 연기 같다.. 
 이런 장면에서도..별다른 조명없이 촬영한 것 까지는..괜찮은데.. 촬영용 렉카차에 실려..다른 주행하는 차보다 높아 보이는 게 거슬린다. 10분 정도의 롱 테이크 라면..저런것도 좀 신경 써주지.. 촬영 앵글이 안 바뀌니..꼭 촬영차에 상차해서 촬영할 필요는 없을텐데.. 어쩌면..그냥 마스터 숏을 쭉 찍은걸..편집 과정에서 사용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그게 이 영화에 더욱 타당한 것 같고..

 그리고 그들의 사는 공간으로 두 남녀와 카메라가 들어간 이후로..거의 계속 시종일관..답답한 집 안을 벗어나지 않는다. 밖에는 한없이 비가 내린다..감정의 상태가 어떻든 빗소리는 듣기 좋았다. 이내 지루하다와 지루하지 않다가 반복된다.
 인물 내면의 감성에 관객이 이입되기에는..배우들의 연기 내공이.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이윤기 감독 특유의 섬세함이 있긴 하나. 전통적 영화 문법. 이야기의 구조가..벗어나 있어. 감상자는. 감독의 섬세한 감성의 의도를 캐취하지 못한다.
 5년의 결혼 생활 끝에..그들이 살았던 공간은. 그들의 감정을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공간의 공기감 자체가..배우들의 짤막한 대화들과 함께 정서적 울림을 준다. 빗소리 또한..그것을 극대화 시킨다. 
 이윤기 감독의 작품들을 보다 보면..공간의 분위기와..빛과 색. 소리등을 아주 섬세하게 잘 잡아낸다. 그래서 극장에서 보려 한 것이었는데..극장에서 보았으면..더 지루했을지..아님..감정에 푹 빠져들어..찔끔거렸을지..모를일이다.

 영상의 주된 톤은 로우키에 매우 서슬퍼런 차가운 톤이다..간혹..백열등 밑의 앰버 톤이 나오는데..이런 영상의 색감을 통해..영화 제목 그대로인..사랑한다..사랑하지 않는다 의 내면의 감성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확실히 이 영화는 이야기 로써 보는 영화가 아니라.. 영상과..소리의 상징과 그 먹먹한 공기감으로 봐야 하는 영화다.

 이 영화를 다 보고나서. 그들의 5년 동안의 결혼 생활에서 왜 임수정이 떠나는지..단지 다른 남자가 생겨서 그런게 아니라..남편(현빈)과의 관계에서..그녀가 느꼈을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초반에 아무런 설명없이..그녀가 뻔뻔하게 이별 통고를 하고..남자는 병신 같이..묵묵히 그런 여자를 배려?하는데..그 후 줄 곧 현빈의 특유의 배려는 ..왜 부인(임수정)이 떠나게 (다른 남자가 생기게) 되었는지 어느 정도 유추가 된다. 빈 틈이 없고..자기 자신이 꽉 차.. 상대가 들어올 틈이 없는 남자 였던 것이다. 상대에게 숨막히게 만드는 그런 사람..마냥 좋기만 한게 좋은게 아니라..상대에게 맞추어 줘야 하는데 그는 너무 틀에 짜여진 사람인듯 싶다. 건축 설계 일을 하다..뭔 일로 바꾸는 모양인데..(자기 자신의 자각./ 이미 늦어버린 깨달음.) 그의 직업이 건축 설계란 점도..그런 그의 성향(문제)을 반영하는듯 하다. 

 이런 식의 다른 영화가 생각나는데..'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다.  메릴 스트립과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걸출한 명작인 이 영화 또한. 처음에 메릴 스트립이 5살 베기 아들과 남편을 남겨 둔채 매정하게 집을 떠나는 것에서 시작한다... 영화가 중간을 넘어갈때 까지..부인이 떠나고 홀로 5살 아들을 키우며 분투히 직장(광고회사)생활 하는 더스틴 호프만에 동정이 가고. 메릴 스트립은..매정한 엄마로 나오는데..그들이 법정 공방을 하면서 점점 드러나는..그들의 부부 생활에서 메릴 스트립이 느꼈을 외로움과 공허를..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결국..마지막엔. 오히려 메릴 스트립에 좀 더 공감이 가면서..결혼에 대한, 삶에 대한 큰 각성을 일으키게 만드는 영화였다. 더스틴 호프만은 일에 미쳐..자신의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고 사랑이 없었던 것이었다.

 이 영화의 구조 또한 비슷하다..관객들이 많이 놓치겠지만.. 아마도 여자들은 좀 더 공감이 갔을 수도 있겠다. 사람의 관계에선 빈틈이 많아도 문제지만..빈틈이 없어도..더 큰 문제다..서로의 빈틈을 채워 줄 수 있는 관계가.. 진정한 관계의 관건이다.
 차분함과 열정 사이에서..나의 빈틈은 오락가락한다. 떠나는 자는 버림받은 자 보다 더 힘들 수 도 있다. 시작도 안해보고 벌써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영화속 상황이 내 일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너무 슬프다.. 강의 준비도 안하고 주절주절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내가 슬프다..

 기억에 남는 대사.

버릴 건 미련없이 버려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네..(지석)   그거 참 의미심장한 말이네 (영신)
당신 참 나이스 해 ~ 참 좋은 사람이야 ~~ (영신)
괜찮아 ..다 괜찮아 질거야..정말..(영신)


이 영화의 원작은 일본 이노우에 아레노의 소설 " 돌아올 수 없는 고양이" 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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