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으스스.. 겨울이 원래 이렇게 추웠나. 몸과 마음이 모두 사그러든다. 집에 빨리가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고 싶을뿐. 그리곤 따듯한 차 한 잔과 음악,  이불속에서 웅크려 보는 책 한 권의 나태,  그 이불속이 어릴적 온돌방의 절절 끊는 뜨거움이었으면 하는 아쉬움. 뼈속까지 데펴지는 그 훈훈한 겨울의 맛을 어찌 전기 장판이나..관속을 흐르는 뜨거운 물이 알까.
 최근에 읽은 어떤 글에서 온돌의 효능에 대해 이야기 했다. 말기 암 치료를 선고 받은 사람이..6개월 온돌에서 지내면서..많이 호전 되었더라는.. 겉만 뜨겁게 달구는 것이 아닌.. 뜨거움을 품은 돌이 은은히 뼈속까지 전달돼, 몸 속의 찬 기운을 없애는..그런 자연의 원리를 말했다. 뜨거운 피가 순환이 안되고..어떤 부위에서 온기를 잃어가는게 질병의 과정 이라 한다. 점점 차가워지는 세포속에서 암은 발전된다.
 차가움은 독이다. 외부가 차갑다면. 내부가 더욱 많은 열을 내야 한다. 내면의 열정. 겨울은 내면을 돋구는 계절이다. 하지만. 밖과 안이 꽁꽁 얼어 붙는 날이면, 겨울은 혹독한 시련을 가져온다. 웅크리다 못해 겨울잠이라도 자고 싶은 심정.

 이틀전 새해 둘째날. 대전에서 정오에 일이 끝나고 계룡산을 찾았다.  여러번 와봤기 때문에 친숙한 산이다. 겨울산의 웅장함은 풍미를 자아냈다. 남매탑 쪽으로 올라가며. 아이젠을 안 챙긴것에 대해 자책했다. 겨울산엔 무조건 아이젠을 준비해서 가야하는데, 올라가는 건 그리 문제가 없지만.. 내려올때가..참 어렵다. 몇 번 미끄러질 각오로.. 더욱 느리게..한 발 한 발 집중하며 내려오는 수고를 해야 한다. 뭐 어짜피 산행 이라는게 이런 수고를 즐기는 것이니까.. 하지만 미끄러지면서 어떤 부상이라도 당할까 봐..걱정과 불안이 바로 앞의 길의 운치를 없앴다. 걷는 그 행위에 오로지 집중해야만 하는 하산길. 어쩌면.. 이게 좀 더 완벽한 산행이 아닐까. 미래의 불안과 과거의 후회가. 사라진 지금 당장의 문제에 열중하는..

 세번째 온 남매탑은 여전히 영묘하다. 오후였기 때문에, 더이상 가질 않고, 남매탑에서. 좀 오래 머물었다. 생각지도 않은 촛불에 불을 붙이고.. 기원을 담아 소원을 빌었다. 촛불을 응시하다.. 유달리 내가 붙인 촛불만..요동을 치는게 아닌가. 아직은 차분함의 때가 아니라는 듯. 안정과 평화는 아직은 요원한가. 촛불 같이 마음이 울렁거렸다. 내 마음은 이렇게 돌 탑이 되가고 있는데 어디서 이렇게 바람이 부는지 모를일이다.  서로 마주 앉은 돌 탑은 따듯해 보였다. 
 혹독하게 추운 겨울이지만. 아직은 나의 따듯함을 충분히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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