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올해가 커트 코베인 사망 20주기이고, 4월 5일이 기일이었다. 1994년 4월 8일날 시신이 발견되었고, 사망 추정일이 3일전 이었다. 20년 이라니,, 커트가 죽었을 때, 중앙일보 사회 문화란, 한 페이지를 장식한 기사를 읽고 또 읽으며 안타까워 했던 개기름 번질번질 고등학생인 나. 20년은 정말 세월이란 걸 실감케 한다. 가지고 있는 너바나의 '네버마인드' 씨디도 20년을 훌쩍 넘은 물건이 됐네. 유투브에서 너바나나 커트 코베인 이름만 치면, 언제든 멋지고 잘생긴, 묘한 울림을 주는 스물 몇살의 커트를 만날 수 있다. 퍼블리싱 되지 않았던, 미공개 사진이나 영상을 보고 있으면 미디어 세계에서 영원히 봉인된 젊은 커트는 영생하고 있는 듯 하다. 


 파라마운트 극장 공연이 디비디로 발매된걸 보았다. 여러대의 16미리 필름으로 촬영되었고, 사운드 녹음이 훌륭했다. 요즘에는 유투브에 풀 공연 영상이 통째로 다 올라와 있어, 그냥 이름만 치고 누르면 귀한 공연 영상들을 끊임없이 볼 수 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크림 또는 블라인드 페이스나 롤링 스톤스의 60년대 후반 하이드 파크 공연 같은건 너무나 설레였다. 젊디 젊은 에릭 클랩튼, 믹 재거, 키스 리차드를 보는 즐거움. 지금의 할아버지와 왕년의 청년의 모습 그 사이를 빼곡히 채운 삶의 드라마와 음악, 지미 헨드릭스와 커트 코베인에게선 보질 못하는 살아있는 자의 향연 이었다. 


 폴 매카트니 경이 한국 공연을 한다던데, 그런 의미에서 반세기 대중 음악의 역사를 일구었던 마지막 장이 펼쳐지는 것이다. 다시는 못 볼 공연이지만, 비틀즈 해산 이후 폴의 솔로 앨범, 노래를 거의 모르는 나로써는 그다지 갈 마음이 안 생긴다. 비틀즈 팬 이지만, 존 레논과 조지 해리슨을 폴 보다는 더욱 좋아했다. 수려한 멜로디 이상의 어떤 아픔 같은 것들이 그들에게서 느끼는 감동 이었다. 

 폴 매카트니가 온다면, U2도 올 수 있지 않을까. 티켓 가격이 어마어마 하겠지..아마도 그들의 개런티가 엄청나서 불러올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 같다. 폴의 공연 성과가 어떠한지에 따라 가늠이 될 것이다. 라디오헤드와 블러가 왔으면 좋겠다. 보고 싶은 밴드야 많지만, 그래도 한번 다녀갔던 밴드니까, 현실적으로 더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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