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스터 참 예쁘다. 만신은 무당을 높여 부르는 말 이라고 한다. 인간세계에 우리와 같은 몸으로 태어났지만 인간과 신의 다리 역할을 하는, 만가지 영혼들에 제 한 몸 내주어 이승의 회환을 몸소 감내하는 기구한 운명을 가진 무당에 관한 픽션 다큐멘터리다. 


  감독이 박찬경 이라고, 박찬욱 감독의 동생이다. 이 사람은 원래 미술가로 이름이 더 알려졌었다. 사실, 내게는 영화로서는 그다지 재미있게 다가오지 않았다. 하지만 전통 인물 다큐멘터리에, 사실을 기반한 과거의 상상적이고 몽환적인 연출을 접목시켜 김금화란 무당의 삶을 다각도로 펼쳐보이는 방식은, 좋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문소리의 연기는 한여름 비오는 날의 개구리마냥 신내린 무당 배우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지금은 무형 인간 문화재로 나라의 무당인 그녀의 삶의 이야기는 개인의 애환을 넘어서 이 나라의 우여곡절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한의 역사, 무당에 대한 대중의 모순된 정서, 전통 문화의 말살과 계승의 다채로운 담론거리를 제시 한다. 무당에 관한 찝찝한 호기심을 넘어 민족 문화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된다. 이성적 논리로는 설명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재인식, 재발견 이었다. 


  박찬경 감독의 역량은 무당을 통해서 우리의 한을 신명의 정서로 나아가게 한다. 무당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첨예하게 노니는 종합예술인의 면모로 굿(축제)를 벌인다. 수없이 억울하고 어이없이 죽어갔던 많은 사람들을 위해 그녀는 남은 자들의 화합을 도모했다. 떠난자의 영혼을 달래고, 남겨진 자의 위로와 즐거움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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