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도 쉴겸 심심풀이도 읽었던 책인데, 역시..김영하는 글을 대단히 잘 쓴다.란.. 부러움을 한가득 남긴, 그리 나쁘지 않은 책이다. 왜냐면..책의 제목이 영화 이야기 인데.. 정작 영화 이야기는 몇 줄 밖에 나오지 않는다. 저자가 처음 부터 말했듯이.. 영화를 별로 좋아 하지 않는다. 그런데..여러 영화 잡지에서 글을 청탁 받았고..그래서 1년 동안.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던 영화를 보긴 보는데.. 글은 영화를 몇 줄만 언급하고 만다. 그런면에서..글 발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가지고 모티브 삼아 글을 쓴다. 딱히 영화 이야기도 아니면서. 태연하게 서술하는 그의 작가적 역량에 감탄한다.

  반면 이우일의 카툰은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떤 사람인지 몰라도..그런 그림을 싫어한다. 편집자가 새로운 실험을 한 모양인데. 글을 잘 쓰는 작가의 문장을 정지하고..카툰을 볼 이유가 되지 않는다.  

 김영하는 타고난 글쟁이 인 것 같다. 똑같은 이유로. 예전에 김영하의 여행자 도쿄 란 책을 보게 되었는데. 나는 이 책이..동명이인의 다른 작가가 쓴 책인줄 알았다. 신통치 않은 사진과..글을 버무린 뻔한 여행기 일꺼라고 생각했는데. 책 처음의 단편 소설을 읽다 보니까. 글이 너무 맛깔나고 재밌었다. 아마도 제목이 '마코토'? . 그 단편소설의 일인칭 화자가 여자 여서 동명의 여자 작가 인 줄 알았다. 어쩜 그리 남자 작가가 여성의 시선으로 너스레를 잘 떠는지...
 이 책에서 김영하는 롤라이 35 란 작은 필름 카메라를 예찬한다. 그 카메라로 찍은 도쿄의 사진과 글들은 딱..고만한 여행책 같다. 역시 소설가는 본연의 소설에서 빛을 발하는 셈이다. 소유한 적은 없지만..나도 한 때. 롤라이 35 의 매력에 빠진적이 있다. 김영하의 생각을 들으니..끄덕끄덕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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