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너무 헛헛해 하루종일 소일 거리 하며 지냈다. 봄날의 이런 우중충한 날씨는 최악이다. 아무것도 마음에 잡히지 않아. 멍하니 기타 튕기며 티비를 보았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뭔가 마음을 곧추세울 것이 필요했는데, 그것은 책장에 새책으로 오래 꽂혀진 김수영 전집2 산문 이었다. 좋은 명저 이지만 사놓고 한 번도 읽지 않은 책장의 책들은 이럴때 가치가 드러나는 법이다. 왜 이렇게 좋은 책은 오늘에서야 나의 손길이 닿았을까. 뭔가를 머뭇거리고 배회하는 나의 성격 탓일까. 사람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먼저 한발짝 다가서거나 손을 내미는 것이 두렵다. 먼지 앉은 오래된 책을 꺼내 읽는 것 만큼 마음의 환기도 그렇게 간편했음. 그래도 김수영 님의 글은 열정을 되살아 나게 한다.
계절의 변화에 너무 예민한게 탓이다. 자극적인 것들은 모두 피해야 겠다. 커피 같은것 조차도.. 헛헛한 마음을 채울 열정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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