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애가 넘쳐나는 사회다. 포탈 사이트에 뜨는 나날의 뉴스만 봐도 이게 사람 사는 사회가 맞나. 하는 의문이 솟구친다. 과연, 정말.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가. 내가 직접 보고 겪지 못하는 모든 일들은 미디어의 정보에 의해 알려진다. 뭐가 진짜이고 허구인지.. 하지만..세상은 슬프게도. 이런 자극적 뉴스 보다 더 험하고..몰상식한 일들이 일어나는듯 하다. 허구 같은 일들이 현실에선 더 자극적 이야기들로 펼쳐진다. 드라마속의 말도 안되는 막장 이야기들이 현실에선 비일비재하게 일어 나는 듯,  사랑과 전쟁의 막장스런 소재도.. 실제 사례는 그보다 더 해, 그나마 수위를 낮춘게 그 정도 라고 한다. 간혹, 우리는 사람들 속에서 사는게 아니라..탐욕에 빠진 동물들 진창에 허우적 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저번주에 뒤늦게 봤던, 영화 도가니의 충격과. 요 근래 큰 사회적 이슈인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특히 오늘 그 학생의 유서를 인터넷서 우연히 읽고 나서, 인간이란 존재의 참담한 비애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인간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악한 감정이.. 어떻게 분노를 만들고 악마를 만들어, 선한 마음을 헤치는지.. 그 굴레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악한 짓을 행하면서 점점. 악 에 물들어가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관성적 악에 찌는 동물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 이라면, 자기 반성적 자아성찰 이라고 한다. 종교의 가장 큰 가치도 그것에 있을 것이다,  회개하고 반성하고, 마음을 수양하고, 행동을 바로하는.. 모든 종교가 강조하는 그런 것들. 근본적으로 내 마음에 화살을 돌려야 한다. 악한 마음이 생기거든..그 날카로움을 자신의 영혼에 꼿아야 한다. 외면으로의 천착이 인간군상의 껍데기만을 양산할 뿐이다.  관성으로서의 종교도 경계해야 한다. 일상이 되어버린 종교라기 보다.. 비수 같이 영혼에 상처를 내는 그런 것 이어야 한다. 인간으로써 평생의 의문..화두를 갖는 다는건 그 상처에 피가 쏟아지는걸.. 막아내는 것일 테다. 
 20세기 다사다난한 잔혹함도.. 대표적인 홀로코스트 도 악의 관성에 물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사회가 건강하다면..이런 악이 자랄 틈이 보일새라..싹을 자르는 자정 기능이 작동하겠지만, 탐욕, 각자위심으로 치달은 세상.. 누구의 잘 못 이랄 것도 없이. 우선 나 부터, 다시금, 성찰해 봐야 한다.  내 속의 악마는 잠재웠는지..
 분노의 열정은 나를 바꾸고, 세상을 뜨겁게 달군다. 사람들 사이에 따듯함을 흐르게 만들 것이다.

 그 학생의 글에서 선한 마음씨를 보았다. 죽음을 결심한 자의 선명한 영혼을.. 거친 세상에서 자기를 못 지킨 통탄과, 부모의 애절함도, 순수한 영혼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자신이 받은 고통앞에 대면할 수 있는 용기. 폭력에 맞설 수 있는 용기.  자기를 극복하는 길은 멀고 긴 길이라는 자각이 가슴을 친다. 



민주화운동가

                                                            김근태 1947~2011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간 도둑  (1) 2012.01.01
텔레비젼 단념  (0) 2011.12.31
추위 와 육식  (1) 2011.12.17
만월  (2) 2011.12.12
시와 음악  (1) 2011.12.1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