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킬링 타임용으로 아주 훌륭한 영화였다. 수시로 낄낄 거리며. 과자와 몽쉘 통통으로 군것질을 하며 본, 근데 몽쉘 통통 무척 맛있군. 다음에 마트에 가면. 2팩 정도 사야겠다. 

 어쩌면, 사회에 만연했지만 민감한 지역 편견, 갈등을 코미디 화 시킨게 별 게 아닌 것 같아도. 표현이나 정서상 균형과. 수위가 중요한. 또 한편으론 이러한 사실을 코미디화 시켜 그러려니 무마시킨, 뿌리 깊은 지역 감정은 이제 어쩌지 못하는.. 코미디의 한계.  써놓고 보니..말이 애매한게, 한 마디로.. 지역 감정에 대한 양가감정이 공존하는..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소재 이다 보니. 웃기는 영화 엿지만. 조금은 뒤끝이 있는, 현실에선..영화처럼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기 때문에.. 애매한 감정의 여운을 남기는 영화였다.  재밌으면 됐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시대 배경은 1980년 후반. 시대 배경이 확실히 복고도 아니고..애매하다. 자동차의 모습은 그 당시 차량이나.. 나머지 환경은 지금과 별 차이가 없다. 단지 두 남녀의 풋풋한 연애가 지금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좀 과장하는 순진함 이나 내숭이 계속 웃음짓게 했다. 그런 연애 시절이면..나도 정말 잘 할 수 있는데..뭐랄가 문학적이면서 닭살 돋을랑 말랑 하는. 그런 아날로그적 감성은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이 영화가 전형적인 복고 영화라고 느낄 것이다. 
 
 이시영이란 배우를 처음 본 ' 우리 결혼했어요' 에 나왔을 땐. 오! 신선하고 이쁘게 보였는데.. 바로 그것뿐이었다.. 그 후로는 전혀 감흥이 안 오는 외모가 되버렸다. 내게는.. 너무 뻔한 이쁨은 식상하다. 그런데 또 공주의 남자와 영화 활에 나왔던 문채원은 뻔한 이쁨이지만.. 괜찮아 보인다. 이상도 하지.  난 이 영화에서 노처녀 이모 역할로 나오는 김정난 캐릭터가 가장 재밌었다. 송새벽의 목에 걸린 메추리알이 김정난의 가슴골에 들어갈때..푸핫 하며.웃어 제꼈다.. 그 후로. 김정난의 장면은.. 왜이리 웃긴지.. 말투와 표정만 봐도..웃긴 상태가 돼 버렸다.  어쩌면 어떤 사람들은 이 영화가 전혀 재미 없을 수도 있다. 웃음의 코드가 아주 강하지도 않고, 독특한 개성을 가지지도 않지만... 이상하게 은근히 웃기는 흐름을 형성한다.  영화의 호홉(템포)는 느릿한듯 안정적으로 흘러가며. 억지가 아닌 편안한 코미디 영화로 다가선다. 감독이 영화의 흐름을 잘 콘트롤 한 듯 하다.

 고정관념과 편견에 대한 코미디적 해석으로 보인다. 뿌리 깊은 지역 감정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획일적 취향에 대한 극복 등을 송새벽의 직업인 순정만화가와..그것의 추종과 이해를 수반해, 좀 더 다양성의 사회와.. 화해와 용서를 말하는 괜찮은 코미디 영화 였다. 뻔한 내용 임에도 불구하고. 시도와 재미가 좋은 영화 였다. 아주 적절한 캐릭터와..배우들의 역활들은 이 영화를 좀 더 좋게 보게 했다. 
 영화에서 만화가인 송새벽이 찍은 사진들을 이시영과 여자인 친구들이 보면서 변태라고 단정해 버리는 모습에서.. 조금은 시각차 내지 세월차 를 느꼈다. 획일화된 시선은 극복해야 한다. 차별적 시선을 갖는게 오히려 중요하다. 창조적으로 다르게 생각하기.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는, 좋은 의미로의 변태 이다. 끊임 없이 자기의 허물을 벗어던지고 새롭게 태어나는. 사전적 의미의 변태 말이다. 

 내가 이 영화에 감정 이입 할 수 있었던 점은. 아버지의 지역 감정은 어릴적 자랄 때 부터 흔하게 들어오던.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부모님 모두 경기도.. 한마디로 수도권 출신 이지만. 아버지는 영화에서 처럼 군대에서..혹독한 경험을 하셨다. 그리곤 평생 이를 가는.. 감정이 맺혔는데.. 예전에는 이해를 못 했지만..지금은 그런 경험에서 오는 감정과 편견을 이해하긴 한다.  나 또한 뉴욕에서 겪은 흑인의 경험은 어떤 편견을 갖기에 충분했다. 누구나 자신의 삶의 경험에서.. 오는 편견은 어쩔 수 없는. 아프리카에서 몇 년을 일한 어떤 친구는 흑인들에 대한 휴머니티가 하나도 없어졌다. 도덕책이나 종교 가르침이 말해 주는 것 이상이 현실 삶의 경험에는 극복하기 힘든 점이 있다. 
 그 지역의 기질 이라는 것.. 분명..있다. 오랜 역사속에서.. 형성된. 그것이. 불화를 일으킨다. 동 서를 가르는 험준한 백두대간은 말 과 풍습의 차이를 보였고. 오랜 기간. 다른 나라로 전쟁을 벌였던. 그것이 어찌 하루 아침에 없어 질까. 지리산을 종주 하다가.. 전라도와 경상도. 가르는 경계를 만나게 된다. 처음 시작은 전라도의 마을에서..하산 지점은 경상도의 마을에 끝나는.. 큰 산맥을 두고.. 당연히도.. 벽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작년에 아버지가 주선한 첫 맞선에 나간적이 있다. 이야기 하다 우연히 그 쪽 아버지 고향을 알았고. 집에 돌아와서. *** 라던데, 하니, 참 효과가 좋았다. 더 이상 만나보라고 채근하지 않고.. 다른 데를 알아 보시더라.. 이제는 그런게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아마 누구라도 데려오면 부모님은 환영할 것이다. 흑인이나 조선족만 아니면.. 남자는 고향을 많이 따지지만..여자는. 그런 지역 편견에 그리 큰 영향은 없는 것 같다.  사실 아버지의 말대로... 비슷한 지역 사람을 만나는게 가장 좋긴 한 것 같다. 분명 남녀 관계를 떠나 인간 관계 에서도 지역적 기질, 정서 차이 에서 오는 갈등은 분명 존재하니까. 

 나는 이런 우리나라의 지역 감정..갈등이.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반도 국가이자. 국토의 70퍼센트 이상이 산악 지역인 것에서 근본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대륙으로 진출하지 못하고 작은 땅에서 티격태격하는 꼴은 제 살 깍아먹기 아닐까. 가까운 서로에게 증오를 퍼붓는 상황. 역사적인 외세의 수탈이 잦은 분열을 만들고. 그것에 기승해 탐관오리들이 서민을 수탈하고.. 그러한 증오들이 쌓이고 쌓인.. 광주 민주화 항쟁이나. 제주도 4.3 사건만 해도. 쉬이 잊혀지지 않을 상처들이다.   그러고 보니 광주를 제대로 여행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광주 비엔날레를 보고..잠시 거쳐갔을 뿐이었다. 무등산은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그리고 5.18 묘역도 함께..야구장도 한 번 가봐야 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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