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탁스 G2를 가지고 있던 일년동안 많은 스냅 사진을 찍었었다. 그 때, 100피트 짜리 롤 필름을 사서 현상소에서 얻어온 쓰고 버린 빈 필름 카트리지에 말아서 썼다. 이것을 당시 마끼필름이라고 불렀던 것 같다. 그때에도 필름을 쓰는 일은 꽤나 아날로그적 일이었는데, 내가 쓸 필름 카트리지를 손 수 테잎 붙여 말아가는 일은 아마도 한땀한땀 손뜨개질 하는 심정과 비슷할 것 같다. 

 이것을 다시 팔면서 필름 로더기도 곧 팔았다. 더 이상. 35미리 필름은 사용할 일이 없단 결단이었다. 아쉬울 건 없었지만, 뭔가 시원섭섭하긴 했다. 필름의 사용이 점점 줄어들면서 이젠 저런 카메라가 구석에 쳐박혀 먼지를 쌓여 가고 있을 거란 생각을 하니 한낱 기계의 운명은 풍전등화 같다. 


 칼 짜이스, 빨간색으로 T* 코팅을 알리는 저 렌즈를 쓰면 정말 멋드러진 흑백 톤의 사진이 나올거 같은 환상에 빠졌다. 실제로 매우 좋은 성능을 내주는 렌즈 였다. 라이카 렌즈 외로 가장 성능이 좋은 렌즈가 아닐까. 과학적 수치야 관심없지만. 암실에서 인화를 하거나, 필름 스캔을 해보면 그 느낌이라는게 있다. 훌륭한 렌즈와 함께 감성적으로 어필하는 바디의 모양새. 




 샴페인 골드 색상의 바디와 렌즈 모양새는 완벽하다. 기계식 수동 카메라 보다는 전자식 자동 카메라에 가까운 기종이다. 조리개 우선 모드의 자동노출과. 오토포커스. 필름 자동 감김. 등등.. 필름 RF카메라의 기술 집약체가 이 카메라가 아닐까. 오토포커스 가 느리다지만 쓰지 못 할 정도는 아니고, 뷰파인더가 작고, 시차가 있지만. RF에선 어쩔수 없는 것이고, 적당한 크기와 무게. 무엇보다 훌륭한 렌즈 시스템. 필름의 몰락이 아니었으면 가지고 있었을 텐데. 이제는 이 카메라로 찍은 필름을 바라보며 추억으로 콘탁스 G2를 회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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